2019-02-08
<폭풍속으로> 117x80cm 캔버스에 유채 (2018)(사진제공: 갤러리 도스)
지구상에 존재하는 누구든 저마다의 고충을 안고 산다. 타인과의 고충을 비교하는 것은 딱히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지만, 때로는 타인이나 사회의 굴레에서 벗어나 나의 고민을 살펴보는 것은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것을 사람들은 ‘putting oneself in perspective’라고 표현한다.
직역하자면 스스로를 현재의 일에서 거리를 두고 살펴보라는 의미로,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이야기다. 우리는 평소에도 여러 가지 상황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무가 아닌 숲을, 자갈이 아닌 해변가를 보면서 안도와 위로를 얻고 산다.
현재 내 눈 앞에 있는 하나의 나무, 하나의 문제점에서 눈을 들어 시야를 조금만 멀리 둔다면 더 크고 웅장한 숲이 있다는 사실에 숨통이 트이는 것이다.
사람들 모두가 각각 간직하는 꿈 또한 이러하다. 현재가 아닌, 더 좋은 미래나 갈망하던 것을 얻는 날을 상상해보면서 비로소 현재의 고민 또한 현시점을 벗어나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에 위안을 얻고 희망을 가지는 것이다.
무언가가 되기 위해서,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 언제나 스스로를 목표와 갈망으로 가득 채우는 듯하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 모두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 아름다운 무엇인가가 될 수 있는 순수한 꿈과 가능성을 간직한 존재가 아닐까.
갤러리 도스에서 박보민 작가의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기에, Because We are Nothing’展이 2월 13일부터 3월 4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각자 갖고 있는 고민들의 고찰, 부족한 우리지만 그 나름대로의 가능성에 대해 묻는다.
막바지에 돌입한 겨울철, 풀려가는 날씨처럼 각자 앞에 놓인 현재의 고민과 근심들이 있다면 이번 전시를 통해 잠시 잊어보자.
<고독의 탈출> 117x91cm 캔버스에 유채 (2018)(사진제공: 갤러리 도스)
에디터_장규형(ghjang@jung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