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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귀여운데 생각까지 깊은 미피와 친구할래요?

2019-06-24

쫑긋한 두 귀, 동그란 얼굴, 까만 두 눈과 엑스자 코와 입. 귀엽고 앙증맞은 이 작은 토끼는 미피(miffy)다. 

 


‘미피와 친구할래요? Meet miffy - miffy by Dick Bruna since 1955’ 전시 포스터(사진제공: 알부스갤러리)

 

 

미피의 네덜란드 이름은 준말인 ‘나인체(nijntje)’다. 네덜란드어로 작은 토끼를 뜻하는 konijntje의 준말인데, 네덜란드 외의 다른 나라에서는 쉬운 발음의 영어 이름인 미피(miffy)로 번역돼 불린다.

 

네덜란드의 가장 유명한 캐릭터 미피는 1955년 딕 브루너(Dick Bruna, 1927~2017)가 잔디밭에서노는 토끼를 보고 한 살짜리 아들을 위해 만든 그림책에서 시작됐다. 미피 그림책은 한쪽 면에는 네 줄의 글이, 반대쪽에는 그림이 들어가는 형식으로 구성되는데, 12장의 그림 안에서 모든 이야기가 펼쳐진다. 2011년까지 총 32권이 출간, 50여 개국의 언어로 번역돼 8500만 부가 판매됐고, 국내에서는 30권이 지난 4월 완간됐다. 

 

엄마가 사랑했던 미피는 다양한 상품으로 만들어져 아이의 새 친구가 되었고, 전 세계인의 일상을 함께 하며, 엄마 세대엔 추억을, 아이들에겐 사랑을 전하고 있다.

 

 

전시 전경(사진제공: 알부스갤러리)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미피가 서울을 찾았다. 알부스 갤러리가 개관 2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미피와 친구할래요? Meet miffy - miffy by Dick Bruna since 1955’전에서는 미피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만날 수 있다.  

 


딕 브루너가 디자인한 책 표지를 볼 수 있다. ⓒ Design Jungle

 

 

전시는 미피 그림책 원화 및 드로잉 60여 점, 세계 각국에서 출판된 미피 그림책, 딕 브루너의 사인이 들어간 실크스크린 35점, 2015년 미피 탄생 60주년을 기념해 여러 나라의 작가들이 만든 미피 아트 퍼레이드(miffy Art Parade) 조각, 딕 브루너가 젊은 시절에 만들었던 포스터와 책 표지 등을 선보인다. 

 


〈사과의 모험〉과 〈작은 임금님〉 ⓒ Design Jungle

 


〈미피가 아파요〉와 딕 브루너가 참여한 사회 공헌 프로젝트의 포스터 디자인 ⓒ Design Jungle


 

1955년 탄생 이후 6번의 변화를 거친 미피의 형태 변화를 비롯해, 미피의 가족과 친구들의 캐릭터 소개, 딕 브루너의 첫 번째 책 〈사과의 모험〉, 6월 21일 미피의 생일을 다룬 〈미피의 특별한 생일〉, 오케스트라 악기와 어린이들이 등장하는 〈열한 명의 오케스트라〉, 미피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는 이야기를 담은 〈미피가 아파요〉와 딕 브루너가 참여한 사회 공헌 프로젝트의 포스터 디자인도 전시된다.

 


딕 브루너의 12단계로 이루어진 작업 과정도 볼 수 있다. ⓒ Design Jungle

 

 

미피는 단순한 선과 색으로 이루어진 캐릭터 같지만, 미피를 그리기 위한 작업은 12단계에 걸친 정교하고 복잡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완벽주의자였던 딕 브루너의 작업 방식은 작업을 위한 그의 엄격한 기준과 그림을 위한 노력을 보여준다. 

 

딕 브루너는 미피의 창조자이자 ‘미피의 아버지’로 잘 알려져 있지만, 현대미술과 연계점을 가진 그의 작업은 그를 예술가 딕 브루너로 평가받게 했다. 페르낭 레제와 앙리 마티스의 작품에 큰 영향을 받은 그가 젊은 시절에 만들었던 포스터와 책 표지 디자인 등을 통해 일러스트레이터와 예술가로서의 모습도 살펴볼 수 있다.

 


전시 전경. 전시장에서는 미피 그림책도 직접 읽어볼 수 있다.(사진제공: 알부스갤러리)

 

 

미피가 사랑받는 것은 예쁜 모습 때문만은 아니다. 단순하고 긍정적이며, 새로운 모험을 즐기는 미피는 어린 시절의 소중한 기억, 가족의 사랑, 자연과 동물의 다정함 외에도 슬픔과 양심의 가책, 장애와 죽음 등 폭넓은 주제를 통해 따뜻한 마음과 넓은 생각을 갖게 한다. 

 

딕 브루너와 미피의 다양하고 새로운 모습을 전하는 이번 전시는 8월 31일까지 열린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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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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