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09
공예의 새로운 미래를 선보이는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가 10월 8일 시작됐다.
청주공예비엔날레는 1999년부터 지금까지 10회의 행사를 통해 공예의 현주소와 미래가치를 논하며 세계 최대 규모, 최고 수준의 공예분야 대표 비엔날레로 자리매김했다. 올해의 주제는 ‘미래와 꿈의 공예 - 몽유도원이 펼쳐지다’로, 환상적인 즐거움,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공예를 통해 감성의 이상향을 선사하고자 한다.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가 ‘미래와 꿈의 공예 - 몽유도원이 펼쳐지다’를 주제로 펼쳐진다. ⓒ Design Jungle
본전시 기획전 1 ‘몽상가들’ 전경 ⓒ Design Jungle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는 그간의 공예비엔날레와는 달라진 모습을 선보인다. “그동안의 공예비엔날레가 공예의 쓰임과 기능을 충분히 보여주었기 때문에 시간, 정신, 기술이 결합한 독창적이면서도 탁월한 이상향의 공예를 경험하는 시공간을 펼치고자 한다”는 안재영 예술감독의 말처럼, 이번 공예비엔날레는 여러 지역에서 다채로운 장르, 새로운 재료와 기법의 작품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번 행사는 문화제조창C를 중심으로, 사적 415호 정북동 토성, 율량동 고가(古家), 청주향교, 청주역사전시관, 안덕벌 일대 빈집 등 청주 곳곳, 7개 장소에서 진행된다. 메인 전시장과 청주시 일원 야외 전시장의 연결은 몽유도원도의 서사 구조와 동양 사원의 배치 체계인 가람 배치에서 비롯됐다.
5개의 기획전과 3개의 특별전으로 이루어진 본전시, 초대국가관, 공모전, 공예페어 등으로 구성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총 36개국 1,200여 명의 작가의 2,00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버려진 담배공장(옛 연초제조창)에서 공예 클러스터로 새롭게 탈바꿈한 문화제조창에서는 기획전 ‘몽상가들’을 통해 자연주의 관점의 이상적 아름다움과 조형적 가치를 전한다.
응고지 에제마 작가의 〈Think Tea, Think Cup Ⅱ〉(사진제공: 청주공예비엔날레)
찻잔과 주전자 형상을 한 설치작품을 가까이에서 보니 작은 찻잔과 주전자, 그릇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은 오브제들이 모여 거대한 규모를 이룬 이 작품은 응고지 에제마(나이지리아) 작가의 작품으로, 흙과 수작업이라는 공예의 방식으로 완성시킨 아름다운 형태와 에너지의 응집을 보여준다.
노일훈 작가의 〈파라볼라 샹들리에〉 ⓒ Design Jungle
빛과 신소재를 이용해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작품도 있다. 노일훈 작가의 작품에서 관람객은 첨단기법에 감탄하지만, 사실 이 작품은 탄소섬유를 전통 지승공예 방식으로 엮은 것으로, 아날로그적 아름다움을 전한다.
최정윤 작가의 〈시간의 삶〉 ⓒ Design Jungle
구경숙 작가의 〈허스토리〉 ⓒ Design Jungle
검, 소금, 꽃을 모티브로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는 최정윤 작가, 김으로 양말, 가방, 신발, 그릇 등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 여성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구경숙 작가, 구체적인 표정 대신 특징으로 사람들을 표현한 임미강 작가 현대적인 작업을 선보이는 작가들과 함께, 전통 기법과 특유의 트임 기법으로 백자를 선보이는 김기종 작가, 실험적인 백자의 조형미를 선보이는 한정용 작가의 작품도 전시된다.
이정윤 작가의 〈실크로드〉 ⓒ Design Jungle
미카엘 요한손 작가의 〈테트리스 청주〉 ⓒ Design Jungle
연초제조창 시절 담뱃잎 보관창고로 쓰였다가 생활문화공간으로 변신한 동부창고에서도 전시가 이어진다. 특히, 폐기물로 만들어지거나 버려지는 것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버려지는 넥타이로 만들어진 이정윤 작가의 〈실크로드〉, 청주에서 버려지는 물건들로 제작, 야외에 설치된 미카엘 요한손(스웨덴)의 〈테트리스 청주〉, 청주의 역사를 보여주는 종이 신문을 목공예로 리얼하게 표현한 알프레히트 클린크(독일)의 〈신문〉 등이다.
강홍석 작가의 〈우리 모두의 것-낯선〉 ⓒ Design Jungle
강홍석 작가의 〈우리 모두의 것-낯선〉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장소에 설치된 작품이다. 창고였던 이곳은 그동안 사용되지 않고 가려진 채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가 됐다. 온갖 쓰레기 더미로 가득했던 이 공간에서 작가는 쓰레기, 잡동사니, 오래된 물건 등을 구분했고, 의미 있는 물건들을 남겨 새롭게 공간을 꾸몄다. 유모차, 화장실 팻말, 타이어 등은 이곳에서 발견된 물건들이다. 작가는 이곳에 보관되고 있던 담뱃잎을 발견해 벽에 전시하고, 사용했던 마스크, 먼지 등을 모아 캔버스에 붙여 전시했다.
율량동 고가의 기획전 ‘놀이의 시작’(사진제공: 청주공예비엔날레)
율량동 고가에서는 지역적 신화를 바탕으로 한 설치작업 및 VR 작업을 통해 다양한 시공간을 체험할 수 있고, 정북동 토성에서는 전국미술협회 회원들의 작품과 함께하는 플래그 아트, 다양한 야외 설치 작품 전시와 함께, ‘인간의 자리’를 테마로 관람객이 직접 움집을 만들어 작품 제작 과정을 함께 해가는 작품이 전시된다.
옛 청주역사전시관의 기획특별전 ‘평양의 오후’ ⓒ Design Jungle
옛 청주역사전시관은 옛 청주역의 기념물 전시, 기찻길 재현 등을 통해 옛 청주역에 대한 기억을 되살린다. ‘평양의 오후’를 주제로 평양의 풍경을 보여주는 사진 작품을 전시하고, 평화를 향한 염원을 기차와 광장에 설치된 말 작품에 실어 평양으로 전하고자 한다.
초대국가관(아세안) ⓒ Design Jungle
초대국가관에서는 아세안 10개국, 중국, 헝가리, 덴마크 등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다. 아시아관에서는 각국의 전통방식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전시되고, 중국관에서는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 위에민쥔, 팡리준 등의 공예와 어우러진 현대미술, 현대미술을 접목한 공예 작품들이 전시된다. 덴마크관은 재료에 집중된 공예 작품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장이 구성된다.
공모전 전시전경 ⓒ Design Jungle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는 지난 공예비엔날레에서 진행되지 않았던 공예공모전을 다시 만날 수 있다. 올해부터는 순위 없이 작가를 선정해 발표, 전시하는데, 국내 7명, 국외 4명 등 총 11명의 선정 작가들의 작품과 100여 점의 입선작이 함께 전시된다. 공예도시 청주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모한 공예시티랩 공모전의 선정작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아트브릿지, 학술심포지엄과 한-덴마크 수교 60주년을 기념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공예가 꿈꾸는 미래, 공예가 만들어낸 몽유도원의 풍경을 제시하는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는 11월 7일까지 열린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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