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03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은 볼로냐의 문화적인 매력만큼이나 다양하고 깊이 있는 일러스트를 선보이는 오랜 역사의 전시다. 세계의 아티스트들이 참여, 세계 일러스트의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전시인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이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2019’ 전시장 입구 ⓒ Design Jungle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은 ‘볼로냐아동도서전(BCBF)’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1967년부터 시작, 2019년 53회째를 맞이했다. 1964년 4월 4일 볼로냐 팔라조 레 엔조(Palazzo Re Enzo) 궁전에서 시작된 ‘볼로냐아동도서전’은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들의 만남의 장이자 각종 아동용 콘텐츠의 저작권 거래가 이루어지는 장소로, 2009년에는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매년 세계 80여 개국 3천여 명 이상의 아티스트가 도전하며, 최고의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최종 70여 명의 작가들을 선정하는 전시에는 알탄(Altan), 무나리(Munari), 이노첸티(Innocenti), 퀀틴 블레이크(Quentin Blake), 루자티(Luzzati), 숀탠(Shaun Tan) 등, 수많은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전시에 참여했다. 일러스트가 전 연령대에게 사랑받고 있는 만큼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은 이제 아동도서를 넘어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그 자체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2019’은 한국이 처음으로 월드투어에 포함, 개최하는 전시로, 62개국 2,901명의 14,505점 중 최종 선정된 올해의 수상자 76명의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작품 300여 점을 선보인다.
볼로냐와 ‘볼로냐아동도서전’,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Design Jungle
전시장에 들어서면 먼저 볼로냐라는 도시의 특징과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2019’ 진행 과정, <일러스트레이터스 애뉴얼(ILLUSTRATORS ANNUAL) 2019> 전시 등, ‘볼로냐아동도서전’과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에 대해 소개를 볼 수 있다.
‘볼로냐아동도서전 2019’의 비주얼 아이덴티티 선정 작가 마샤 티토바의 작업이 전시된다. ⓒ Design Jungle
‘볼로냐아동도서전’은 매년 신진 일러스트 작가 한 명을 선정, ‘볼로냐아동도서전’의 아이덴티티 이미지 제작의 기회를 제공하는데, 한 쪽 벽면에는 ‘볼로냐아동도서전 2019’의 비주얼 아이덴티티 작가로 선정된 마샤 티토바(Masha Titova, 러시아)의 ‘볼로냐아동도서전’ 아이덴티티 이미지 작업이 소개돼 있다.
‘볼로냐 국제 일러스트상 2018 우승자 특별전, 벤디 베르니치’ ⓒ Design Jungle
2019년도 수상작 전시에 앞서 마련된 ‘볼로냐 국제 일러스트상 2018 우승자 특별전‘에서는 벤디 베르니치(Vendi Vernić, 크로아티아)의 책과 원화가 전시된다. 볼로냐일러스트원화전과 SM재단이 함께 선정, 35세 미만의 가장 뛰어난 일러스트레이터 1명에게 수여하는 최고상(2018 International Award for Illustration – BCBF / Fundación SM)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는 상금, 출판, 특별전 등의 기회를 갖게 된다. 벤디 베르니치는 현대적이면서도 개성 있는 작업, 독특한 매력과 유머를 전한다.
‘Once upon a time’과 ‘Imagine’ 전시공간 ⓒ Design Jungle
에르메스 홈의 상품을 디자인하고 있는 얀 베이직의 작품도 볼 수 있다. ⓒ Design Jungle
본격적으로 2019년도 수상작을 만나는 전시공간은 ‘Once upon a time’과 ‘Imagine’이라는 주제로 시작된다. 여러 나라의 전통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거나 동화를 재창조한 그림책, 민속예술에서 비롯된 삽화, 각 나라의 문학을 배경으로 한 작품 등 동화, 신화 전설 등 서정적이고 환상적인 내용을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들과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또 다른 세계로 초대하는 상상의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다. 에르메스 홈(Hermes Home)의 상품을 디자인하고 있는 얀 베이직(Jan Bajtlik)의 작품도 볼 수 있다.
‘The Animal Story’와 ‘Nature’ 전시공간 ⓒ Design Jungle
김슬기(1980, 한국), <모모와 토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법, 서로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법을 알려주는 이야기다. (사진제공: CCOC)
노에미 볼라(Noemi Vola, 1993, 이탈리아), <나와 함께 견디다>, 장난스러운 내레이션과 기발한 흑백 그림책으로 어른들에겐 위로를, 아이들에게는 흥미를 준다. (사진제공: CCOC)
다음은 ‘The Animal Story’와 ‘Nature’를 주제와 어우러지는 작품들이 전시된다. 우리와 친근한 고양이부터 곰, 판다, 새 등의 동물과 귀뚜라미, 파리 등의 곤충까지 다양한 주인공들이 건네는 지혜와 위로, 인간과 함께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자연의 존재를 경험할 수 있다.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2019’는 한국 전시를 위해 ‘제1회 포스터 공모전’을 사전행사로 진행했는데, 우승작으로는 현재승 작가의 <2020 세계적인 작가들의 이야기>가 선정, 볼로냐 일러스트의 주제 표현과 조화로운 화면 구성, 시각적 주목성 등이 높이 평가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승작과 함께 공모전에서 최종 선정된 5점의 포스터가 전시된다.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 전시 공간 ⓒ Design Jungle
‘볼로냐 라가치상(BOLOGNA RAGAZZI AWARD)’ 섹션에서는 1966년 제정, ‘어린이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볼로냐아동도서전’의 ‘라가치상’의 수상도서들이 전시된다.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출간된 어린이 도서 가운데 각 분야의 최고 아동 도서로, 창작성, 교육적 가치, 예술적 디자인을 기준으로 픽션, 논픽션, 뉴호라이즌, 오페라 프리마 부문과 2019년도에 추가된 토들러 등 5개 분야에 선정된 수상도서 16권을 살펴볼 수 있다.
‘Life’ 전시공간 ⓒ Design Jungle
앙투안 코르비누(Antoine Corbineau, 1982, 프랑스), <TV 시리즈 : 빅 게임>, 왕좌의 게임, 위킹 데드 등 12개의 드라마 시리즈가 담겨있는 작품이다. ⓒ Antoine_Corbineau (사진제공: CCOC)
올가 스턴다(Olga Shtonda, 1989, 우크라이나), <자전거의 해>, 그래픽 기술과 판화를 결합하는 작가는 자신의 취향에 집중한다. 자신의 삶에 필수적이며 예술적 영감이 되는 자전거를 테마로 한 작품이다. ⓒ Olga Shtonda (사진제공: CCOC)
마지막 전시공간은 ‘Life’를 주제로 일상과 그 속의 감정들, TV 드라마, 전쟁, 여행 등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통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친근하면서도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들을 전시한다.
각 전시공간에서는 일러스트레이터 및 일러스트에 대한 질문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관점과 답을 읽을 수 있고, 자수, 염색, 펠트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한 작품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상자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작품 선정 과정, 심사위원들의 인터뷰, 한스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수상자인 아고르 올레이니코프(Igor Oleynikov)의 인터뷰 등을 담은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2019’의 최초 한글판 도록 <일러스트레이터스 애뉴얼(ILLUSTRATORS ANNUAL) 2019>과 이번 전시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작가들의 한정판 엽서를 만날 수 있으며, 2017년 한국 최초로 ‘볼로냐아동도서전_ 최고의 출판사상’을 수상한 그림책 전문 출판사 보람출판사의 세계적인 그림책들도 살펴볼 수 있다.
삶을 위한 따뜻한 위안과 희망, 용기를 전하는 아름다운 일러스트를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4월 23일까지 이어진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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