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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말레이시아 최초의 '아이스너 어워드' 수상작 <볶음밥>

2020-08-14

말레이시아 작가 에리카 응(Erica Eng)이 만화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윌 아이스너 인더스트리 어워드(Will Eisner Comic Industry Award)’에서 베스트 웹코믹상을 수상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윌 아이스너 인더스트리 어워드’는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만화상의 하나로, 매년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린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에리카 응은 말레이시아인 최초로 웹코믹 부문 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려 우승을 차지했다. 

 


웹코믹 ‘볶음밥’의 프롤로그(사진출처: friedricecomic.com)

 

 

<볶음밥(Fried Rice)>은 예술가가 되기를 꿈꾸는 17세 소녀 민(Min)의 이야기다. 22살의 작가 에리카 응에 따르면 <볶음밥>은 그녀의 자전적 작품이다. 실제 주인공 민처럼 바투 파핫 출신인 작가는 시골 작은 동네에서 예술가를 꿈꿨지만, 꿈을 응원하지 않는 주변인들 때문에 절망과 좌절을 경험했다고 한다. 하지만 바라던 대로 미국의 예술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고 있는 작가는 미래를 고민하는 10대 청소년들을 위해 <볶음밥> 연재를 시작했다. 그리고 ‘환경의 제약, 어른들의 반대에 흔들리더라도 꿈을 향해 가자’는 메시지를 전달해 독자들의 공감을 샀다. 

 

예술가를 꿈꾸는 주인공 민 (사진출처: friedricecomic.com)

 

 

<볶음밥>에 등장하는 말레이시아의 일상적인 풍경 (사진출처: friedricecomic.com)

 

 

여기에 말레이시아를 배경으로 한 10대 소녀의 성장기는 작품에 특별함을 더한다. 실제 말레이시아 거리, 그리고 말레이시아인들이 즐겨먹는 음식이 묘사된 작품은 말레이시아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말레이시아에서 아침에 흔하게 먹는 요우티아오(밀가루를 기름에 튀긴 빵의 일종), 나시르막(코코넛 밀크를 넣어 지은 쌀밥에 삼발소스, 계란, 멸치 등을 곁들인 요리)을 먹는 주인공의 모습은 소박하고 일상적이지만 무언가 특별하게 보인다. 말레이시아 영화감독 아미르 무함마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에리카의 작품에서는 극적인 상황을 찾아볼 수 없지만 요우티아오를 커피에 찍어 먹거나 창가에 비가 떨어지는 매우 ‘일상적인’ 장면을 포착해 섬세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라고 말했다. 

 


 

<볶음밥>의 한 장면 (사진출처: friedricecomic.com)

 

 

작가는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이자 어린 시절부터 좋아하던 음식 ‘볶음밥’에서 제목을 따왔다고 한다. 볶음밥이 거창하지 않은 일상적인 행복을 상징하는 것처럼 그녀의 작품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보여준다. 따뜻하면서도 서정적인 느낌을 풍기는 웹코믹 <볶음밥>은 공식 홈페이지(friedricecomic.com)에서 볼 수 있다. 더 많은 에리카 응의 작품은 인스타그램(www.instagram.com/paprikapeprica)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글_ 홍성아 말레이시아 통신원(tjddk42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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