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18
지리적인 특성으로 해가 빨리 지는 덴마크의 사람들은 필수적으로 인공적인 빛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유난히 촛불 켜기를 좋아하는 그들은 휴식과 안락함을 위해 빛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부분 집안에서 시간을 보내며, 가족 혹은 지인들과 함께하는 휘게(Hygge) 문화를 즐기는 덴마크 사람들에게 간접조명은 이미 필수가 된 지 오래다.
루이스 폴센 성수 모노 스토어 외부 전경
덴마크 브랜드 루이스 폴센은 세련된 디자인과 자연광에 가장 가까운 빛을 느끼게 하는 간접조명으로 눈의 피로를 최소화한다. PH5, PH 스노볼, PH 아티초크 등은 1874년 설립된 이후부터 140여 년이 지난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루이스 폴센을 대표하는 펜던트 조명이다. 이처럼 루이스 폴센의 디자인 철학과 더불어 다양한 제품들을 접할 수 있는 ‘루이스 폴센 성수’ 모노 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루이스 폴센 성수 모노 스토어 내부 전경 ⓒ Design Jungle
성수동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들을 많이 접할 수 있는데 공장, 회사, 카페 등이 밀집돼 다양한 세대와 직업군을 아우른다. 루이스 폴센 성수는 1960년대부터 골판지를 만들던 제지공장의 공간을 개조해 완성되었다. 전반적인 공간의 톤은 조명이 돋보일 수 있는 화이트를 기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존 구조물들의 예스러움을 그대로 유지하고 그 위에 현대적인 감각을 덧입힌 것이 특징이다. 세대를 아우르며 조화로운 디자인을 갖추고자 하는 루이스 폴센의 커넥트 정신이 반영된 공간이다.
매장 입구에 설치된 PH 아티초크 ⓒ Design Jungle
루이스 폴센 성수 매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천장에 설치된 PH 아티초크 조명 3개를 만나게 된다. 루이스 폴센의 대표적인 마스터피스라 할 수 있는 PH 아티초크를 입구에 배치한 까닭은 방문 고객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덴마크 본사와도 동일한 연출을 선보이고 있다. 지중해 대표 식물 아티초크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조명은 빛을 효과적으로 발산하면서도 눈부심이 없도록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 하나의 설치 작품처럼 보이는 PH 아티초크는 기능주의를 토대로 미래적인 형태를 지향하는 덴마크 디자인의 특징을 그대로 담고 있다.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의 OE 콰시 조명 ⓒ Design Jungle
매장 입구 한편에는 빛의 마법사라 불리오는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의 OE 콰시 조명이 설치되어 있다. 단단한 알루미늄과 폴리카보네이트의 조합으로 완성된 조명은 공간 개조공사 중에 발견한 물탱크를 그대로 함께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한 공간에 함께하는 두 개의 설치물들은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공존하게 만든다. OE 콰시 조명은 겉면을 둘러싼 알루미늄 프레임 안쪽에 설치된 LED 광원이 폴리카보네이트 구에 반사되어 빛을 확산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유리 모듈 안에 설치되어 매장 안팎에서도 만나 볼 수 있으며, 낮에 들어오는 자연광과 간접조명의 빛으로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의 조화를 느낄 수 있다.
루이스 폴센 성수 모노 스토어 내부 전경
루이스 폴센 성수 공간은 크게 제품 구매를 위한 공간과 루이스 폴센 디자인의 브랜드 철학과 빛에 대한 사용법을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나뉜다. 먼저 디자이너와 연대별로 조명을 진열한 공간에는 PH5, PH 스노볼, 파테라 펜던트, AJ시리즈, 판델라 등이 전시되어 있다.
한쪽 벽면에 설치된 PH5는 루이스 폴센의 시그니처 조명이다. 조명의 인기만큼 디자인을 모방한 카피 제품도 많이 제작되고 있는데, 수작업으로 완성되는 미세한 교열과 곡선을 포함해 루이스 폴센 만의 독보적인 공법과 디테일까지는 절대 흉내 낼 수 없다.
폴 헤닝센이 디자인한 스노우볼 ⓒ Design Jungle
루이스 폴센 하면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두 디자이너가 있다. 바로 아르네 야콥센(Arne Jacobsen)과 폴 헤닝센(Poul Henningsen)이다. 루이스 폴센 성수에서는 동시대에 활동하던 디자이너들의 밀접했던 관계와 디자인 정신을 기리고자 그들의 조명을 서로 마주 보는 형태로 구성했다.
미니멀리즘의 대표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아르네 야콥센의 AJ 램프는 단순한 선으로 이뤄진 최소한의 형태를 토대로 기능을 최대한 끌어낸다. 폴 헤닝센의 조명 스노우볼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라는 말을 그대로 보여주는 디자인 중 하나이다. 다이닝 조명으로 제작된 스노우볼은 다른 조명에 비해 조도가 낮은 편이다. 이는 빛을 분산하고 반사하는 기법을 광범위하게 사용해 식탁 위에 차려진 음식을 더욱 맛있게 보이는 조도로 제작되었다.
오아빈드 슬라토의 파테라 펜던트 ⓒ Design Jungle
샹들리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파테라 펜던트는 덴마크 디자이너 오아빈드 슬라토(Øivind Slaatto)가 디자인한 조명이다. 빛을 아름답게 쪼개기 위해 디자이너는 과학적인 기법을 도입해 디자인을 완성했다. 황금비율을 완성하는 피보나치수열을 적용해 수많은 곡선으로 나누고 빛을 잘게 잘게 쪼개었다. 조명에 사용된 필름 또한 빛을 반은 흡수하고 나머지 반은 반사하는 소재를 사용해 자연광처럼 아름다운 빛에 가까운 결과물을 완성했다.
루이스 폴센 성수 모노 스토어 한편에 설치 된 야외조명 ⓒ Design Jungle
루이스 폴센에서는 실내조명뿐만 아니라 가로등과 항구등처럼 야외조명까지 함께 다루고 있다. 루이스 폴센 성수 매장 외관에도 다양한 실외조명들이 설치되어 있는데, 그중 유독 하나만 시각적으로 비주얼이 좀 다른 제품이 있다. 운하와 해안을 가지고 있는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을 그대로 담고 있는 조명이라 말할 수 있는 바로 항구등이다. 별도의 코팅 처리가 되지 않은 조명은 공기와 접촉하면서 자연스럽게 산화되어 새로운 디자인이 되었다.
루이스 폴센에 설치된 간판 또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고 산화되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 덴마크 본사에도 동일한 사이즈와 형태, 재질로 완성된 간판이 설치되어 있다. 이는 루이스 폴센의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 즉, 타임리스(Timeless) 정신을 담고 있다.
루이스 폴센 성수 모노 스토어 외부 전경
야외조명임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루이스 폴센의 로고가 새겨진 조명은 안쪽으로 파여있는 홈 때문에 빛을 머금은 듯한 착시효과를 준다. 홈 안에 그려지는 그림자는 각도에 따라 실제 해의 기울기를 가늠해 볼 수 있다고 한다.
불을 켰을 때 아름답게 번지도록 빛을 디자인한 야외조명은 기존 가로등보다 벌레들이 덜 꼬여 깔끔한 외관을 오래도록 유지하게 하며 내구성도 강하다. 이렇게 완성된 야외조명은 강남역 교보타워 사거리에 있는 가로등과 함께 설치되어 있다.
루이스 폴센 성수 모노 스토어 내부 전경 ⓒ Design Jungle
루이스 폴센 성수는 단순히 제품을 보여주는 쇼룸의 역할을 넘어 빛과 조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며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조명을 제안한다. 빛과 관련한 강연을 비롯해 디자이너와 건축가 및 기업을 위한 워크숍, 고객과의 공유와 소통을 이끄는 다양한 프로그램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글_ 한혜정 객원기자(art06222@naver.com)
사진제공_ 루이스 폴센 코리아
#루이스폴센 #루이스폴센성수 #덴마크조명 #PH #폴헤닝센 #파테라펜던트 #올라퍼엘리아슨 #성수핫플레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