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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변화 속의 인류가 나아갈 방향성을 예술로 말하다

2021-01-22

현대자동차는 오는 4월 26일까지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현대×일렉트라: 메타모포시스 (HYUNDAI×ELEKTRA: METAMORPHOSIS)’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캐나다 몬트리올 기반의 디지털 아트 기관 일렉트라(ELEKTRA)와의 협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전시회에는 김윤철, 팀보이드·조영각의 작품 외에도 레픽 아나돌(Refik Anadol), 엑소네모(EXONEMO), 아다드 한나(Adad Hannah), 허만 콜겐(Herman Kolgen), 신승백·김용훈 등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참여하고 있다. 

 

일렉트라 아트디렉터 알레인 티볼트는 “현대자동차와 일렉트라의 첫 협업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일렉트라가 지난 20년 동안 선보인 컨템포러리 디지털 아트에 대한 인식과 예술적 규율을 인정받고, 수십 년간 진행해온 한국 예술계와의 교류가 큰 결실을 맺는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 미디어월 작품 <라이프 폼> (사진제공: 현대자동차)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 내부 전시 전경 (사진제공: 현대자동차)

 

 

전시의 타이틀인 ‘메타모포시스’는 중국 고서 <역경(易經, Book of Change)>에서 인용했으며, 인간 사회의 문제는 끊임없이 변하지만 동시에 변하지 않는 핵심이 있고, 이 핵심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 변화의 의미에 대해서 더 깊이 생각하게 하는 원동력이며 그로 인해 미래를 예견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전시회를 통해서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은 ‘미래의 인류에게 어떤 종류의 개인적 또는 사회적 변화가 올 것인가?’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인간, 자연, 기계의 관계에 대한 해석을 예술작품을 통해 보여줄 계획이다. 이는 기술과 미래의 변화에 대한 관점에서부터 시작되었지만 더 확대되어 현재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인류에게 던지는 질문으로,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지금의 상황을 마주한 인류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우리는 어떠한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해야 할지에 대해서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현대자동차는 “현대자동차는 예술이 우리 사회에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고 믿는다"며, "팬데믹 이후 발생할 다양한 변화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전시 주제를 통해 현대자동차가 추구하는 ‘인류를 향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시의 취지를 이야기했다.

 

팀보이드와 조영각, <오버 디 에어>, 로보틱 퍼포먼스, 2018 (사진제공: 현대자동차)

 

퍼포먼스 장면 (사진: 손민정)

 

 

<오버 디 에어(Over the Air)>는 세계 각 도시의 대기 상태에 반응하는 작업으로, 로봇암은 재가공된 데이터를 통해 그림을 생산하고,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는 데이터에 반응하여 실시간 사운드를 생성, 주변을 채워 나가는 로봇 퍼포먼스 작업이다. 각 도시의 대기 상태에 따른 추상적인 이미지와 사운드를 체험할 수 있으며, 환경과 로봇, 그리고 현재 우리가 가볼 수 없는 공간들의 의미와 데이터로 구현되는 아트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김윤철, <크로마(cy452)>, 설치, 2019 (사진제공: 현대자동차)

 


<크로마> 디테일 컷 (사진: 손민정)

 

 

<크로마(Chroma)>는 15미터 길이의 파라메트릭 구조물로, 매듭의 굴곡진 표면은 수학적으로 생성된 중력 알고리즘을 통해 만들어진다. 매우 투명한 폴리머들이 중첩되어 있는 각기 다른 모양의 셀들에 가해지는 섬세한 형태 변화와 폴리머 층들의 표면 마찰, 그리고 광탄성 물질을 통해 크로마틱 변형과 변화가 가능해진다. 물질의 깊이와 물성은 무지개 빛을 통해 드러나고, <크로마>는 시공간 안에서 인식할 수 없는 사건을 드러내는 주체로서 스스로의 매터리얼리티(mattereality)를 형성한다.

 


레픽 아나돌, <스페이스 드림(Space Dream); 어반 드림(Urban Dream); 네이쳐 드림(Nature Dream)>, 4K 영상, 2020 (사진제공: 현대자동차)


 

세 작품에서 작가는 이미지 데이터에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숨겨져 있는 패턴을 찾아내 시각적으로 새롭게 구현하고 있다. 데이터 페인팅을 통한 역동적인 그래픽 영상으로 구현된 데이터와 이미지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한 새로운 질문들과 이미지와 데이터가 보여주는 변화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엑소네모, <키스, 또는 듀얼 모니터(Kiss, or Dual Monitors)>, 비디오 설치, 2017 (사진제공: 현대자동차)

 

<키스, 또는 듀얼 모니터> 설치 전경 (사진: 손민정)

 

 

화면에 다양한 사람들의 얼굴이 표출되는 두 대의 LCD 모니터를 천장에 매달아 마치 키스하는 것처럼 연출한다. 이 작품을 통해 정서적 느낌과 정보 처리 장치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또한 현재 코로나 시기에 사람들이 만날 수 없는 물리적인 거리감을 기술이 좁혀주고 우리를 연결해 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프라의 구축으로 인해서 기술의 발전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연결과 네트워킹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허만 콜겐, <라이프폼>, 비디오, 오디오 2.1, 2020 (사진제공: 현대자동차)

 

 

인류는 제약과 변형이 공존하는 이 세계를 살아가면서 무한히 큰 것과 무한히 작은 것 사이에 갇혀 서로 연결된 채 살아간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에 의해 촉발된 전 세계적 팬데믹 현상은 인류가 간과해왔던 이 사실을 다시 환기시켰는데, 이것이 바로 이 작품의 시작점이 되었다. 

 

<라이프폼(LifeFORM)>은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에게 부과되는 연쇄 작용을 기반으로 하여 세상 모든 형태의 생명체가 가지는 상호의존성에 의해 지정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에 자리한 우리의 ‘겸손한 위치’를 탐구한다. 이는 결국 인간이란 종은 생물학 및 유전학적인 무작위한 변화에 따라, 그리고 시간과 지리적 조건에 따라 끊임없이 변형되고 혁신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아다드 한나, <사회적 거리두기 초상>, 비디오 설치, 2020 (사진제공: 현대자동차)

 

아다드 한나, <사회적 거리두기 초상> (사진: 손민정)

 

 

<사회적 거리두기 초상(Social Distancing Portraits)>은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던 2020년 3월 14일 시작된 작품이다. 작가는 집이나 길에서 만난 개인, 가족, 친구, 상점 주인, 학생, 시위대, 의료 종사자 등 다양한 범위의 사람들을 최소 5미터 거리에서 롱 렌즈(long lens)로 담아낸 뒤 이를 짧은 무편집 영상으로 보여준다. 과거의 클로즈업의 초상화에서 벗어나서 먼 거리에서 바라봄으로써 우리에게 거리두기가 가져다주는 의미와 거리를 둠으로써 관찰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늘어났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왼쪽)신승백·김용훈, <클라우드 페이스>, 프린트, 2012 (오른쪽)<클라우드 페이스 - 리얼 타임(Cloud Face - Real Time)>, 카메라, 컴퓨터, 얼굴인식 알고리즘, 인터넷, 모니터, 2015 (사진제공: 현대자동차)

 

 

<클라우드 페이스(Cloud Face)>는 인공지능이 얼굴로 인식한 구름 이미지를 모은 것이다. 이것은 인공지능 시각 오류의 결과인데, 흥미로운 점은 이 중 일부가 인간의 눈에도 얼굴로 보인다는 것이다. 인간은 그러나 이를 실제 얼굴로 착각하지는 않는다. 다양한 구름의 모습에서 얼굴을 상상한다. <클라우드 페이스>는 인공지능의 오류와 인간의 상상이 만나는 지점을 드러낸다.

 

인공지능이 얼굴로 인식한 구름 이미지를 보여주는 <클라우드 페이스>(2012)의 실시간 버전이다. 카메라가 현재의 하늘을 지속적으로 촬영하고, 인공지능이 여기서 얼굴을 찾는다. 인공지능이 찾은 구름 얼굴은 실시간으로 스크린에 보여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카메라를 캐나다 몬트리올에 설치하여 몬트리올 하늘에서 찾은 구름 얼굴을 서울의 현대 모터스튜디오에 설치된 모니터로 보여준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사회적 거리두리와 문화 행사 방문이 어려워짐에 따라 작가들이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줄어들고, 문화 예술에 목말라하고 있는 관객들의 수도 매우 늘어나고 있다. 이는 문화 예술계가 새로운 변화의 시대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새로운 전환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메타모포시스 전시를 위해서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는 다각도의 고민을 통하여 스튜디오 외벽에 작품을 배치하고 온/오프라인 연계 콘텐츠 기획 등을 통하여 문화 예술이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 나가는 예시를 보여주고 있다.

 

현대 자동차는 현대 자동차 모터스튜디오에서 하고 있는 전시 이외에 다양한 아트 전시회 및 아트와 관련한 행사를 10년 이상 계속해서 진행해오고 있다. 문화를 알아가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기술과 디자인의 융합을 통해 지속가능함에 대해 생각하며 사람의 삶에 가져다주는 변화와 이로움에 대해서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 특히 현대 미술에 많은 초점을 두고 있는 현대 자동차는 기술이 사람의 삶을 더 좋게 만드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이외에도 디자인과 지속가능한 라이프에 관심을 꾸준히 가지고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 

 

일상 속 디자인은 미래로 나아가는 시작과 사람의 삶을 이롭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부분에 착안하여 4월에 개관 예정인 부산 현대 자동차 모터 스튜디오에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라고 한다. 디자인 중심으로 구성될 예정인 부산 현대자동차 모터스튜디오는 부산이라는 지역적 색채와 도시재생과 더불어, 일상 속에서의 디자인의 의미를 중심으로 자동차에서 더 나아가는 현대 자동차의 디자인적인 비전과 가치들을 보여주고자 한다. 

 

글_ 손민정 객원기자(smj91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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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정 객원기자 instagram
경희대학교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밀라노 공대에서 (Politecnico di Milano)에서 제품 서비스 시스템 디자인을 전공 후 서비스 디자인, UX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이롭게 만들 디자인의 힘을 믿고, 늘 새로운 디자인을 찾아서 길을 나설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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