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08
새롭게 바뀐 샤오미 로고 디자인 (사진출처: 샤오미 페이스북)
중국 전자제품 제조업체 샤오미가 새로운 로고 공개 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등 연일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있다.
샤오미는 지난달 30일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하는 행사에서 새롭게 리뉴얼된 로고를 공개했다. 샤오미의 '미'(米)를 영어로 쓴 'mi'는 그대로 둔 채 기존의 각진 사각형 테두리를 둥근 사각형으로 바꿨다.
샤오미는 로고 변경을 2017년부터 추진했고, 200만 위안(약 3억 4천만원)에 달하는 제작비로 일본 유명 그래픽 디자이너 하라 켄야(Hara Kenya)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냈다.
이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과 샤오미 팬들은 같은 색상, 같은 서체에 둘러싸고 있는 테두리 형태만 다듬은 것에 작업비를 너무 비싸게 투입했다며, 기존 로고와 거의 유사한 로고에 "경찰을 불러라" "나는 2만 위안에 할 수 있다" "나는 2천 위안에도 할 수 있다"는 댓글을 올리며 분노 담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위와 같은 유사한 사례는 한국에서도 존재한다. 대구시의 ‘컬러풀 대구’ 도시브랜드이다.
‘컬러풀 대구’ 도시브랜드 디자인 (사진출처: 대구시 홈페이지)
대구시는 지난 2019년 대구의 대표 브랜드인 ‘컬러풀 대구’ 로고 교체안을 발표했다. 대구시 도시브랜드 위원회가 2004년 개발한 ‘컬러풀 대구’가 브랜드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고, 시민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구시의 새로운 도시브랜드는 새 브랜드 슬로건을 따로 도출하지 않고, 기존 로고의 동그라미 5개 중 2개의 색을 변경해 대구의 새로운 정체성을 담았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시민단체 등 일각에서는 예산 낭비 논란이 불거졌다. 3억 5천만원을 들여 개발한 새 도시브랜드가 기존과 거의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 이에대해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이라는 질타가 쏟아지며 예산과 행정력을 낭비한 사례라고 많은 비난을 퍼부었다.
위의 사례들이 뜨거운 논란을 빚었던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 또는 시민들의 ‘진심’을 얻지 못하고 단지 ‘선언’에만 그쳤기 때문이다.
브랜드는 단순히 ‘로고’만 바뀐다고 가치가 즉각적으로 상승하지 않는다. 브랜드의 ‘로고’는 브랜드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새로운 ‘가치’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신중한 고민이 뒤따라야 하며, 그에 합당한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
이에 대해 국내의 한 브랜드 전문가는 “샤오미나 대구시의 경우, 분명히 수많은 디자인 시안이 제시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당초의 안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작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바꾸고 싶지 않았을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로고를 바꿔야할 명분이 뚜렸하지 않을 경우 이러한 모험은 자칫 예산만 낭비하는 무모한 시도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꼬집어 말했다.
글_ 유채은 취재기자(yce@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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