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5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의 장기화로 인해 일상에 큰 변화가 생긴 요즘. 불안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우울감이나 무기력증 등을 느끼는 이른바 ‘코로나 블루’를 앓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답답했던 일상에서 벗어나 조금이나마 코로나 블루의 극복을 돕기 위한 전시가 열리고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활자, 활짝’ 전시 전경
신촌문화발전소에서 펼쳐진 ‘활자, 활짝’ 전에서는 청년 시각디자이너의 재기발랄한 작품들을 통해 평범했던 일상을 꿈꾸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엿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김혜린, 스튜디오 한글, 유한솔, 조중현, 파이카(Paika) 등의 디자이너가 완성한 참신하고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활자, 활짝’ 전은 작품을 관람하는 관람객의 동선까지 생각해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활자, 활짝’ 전에서는 전시 공간 어디에서든 작품 속 글자의 전체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없다. 1층부터 3층까지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설치된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이 서로 겹쳐 보이지만, 저마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같아 작품에 담겨있는 의미를 바로 짐작할 수 있다. 이는 타이포그래피라는 특성을 살려 단어나 문장 속에서 함축적으로 그려지는 글자에 대한 의미가 보는 이에게 잘 전달 될 수 있도록 작품을 배치한 것이다.
전시장 복도를 따라 이동하면서 작품을 읽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에너지와 일상의 즐거움과 희망을 전하고자 한 디자이너들의 의도가 충분히 느껴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달라진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희망’을 주제로 한 타이포그래피, 일러스트레이션 등의 그래픽디자인 작품 30여 점이 전시된다.
신촌문화발전소는 전시 공간이 ‘워킹 스루 갤러리로 되어있어 외부에서도 전시 관람이 가능하다.
화려한 색채와 그래픽을 활용해 완성된 작품들은 건물 바깥에서도 유리 외벽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건물 전체가 통유리로 되어 있는 신촌문화발전소는 전시 공간이 ‘워킹 스루 갤러리(Walking Through Gallery)’로 꾸며져 있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에 착안한 워킹 스루 갤러리는 건물의 안팎 경계가 불분명하다는 특성을 십분 살려 비대면 작품 관람이 가능하다.
스튜디오 파이카는 ‘Love, Hope, 2021’이라는 타이포그래피를 선보인다. 이수향, 하지훈 두 명의 디자이너로 구성된 파이카는 다양한 시각 매체를 통해 흥미롭고 매력적인 새로운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지쳐있는 이들을 위해 부정적 의미의 단어를 배제하고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작품에 담아낸다.
‘활자, 활짝’ 전시 전경
룰루랄라, 반짝반짝, 두근두근 등 의성어와 의태어를 활용해 완성된 〈Let’s Read!〉는 디자이너 김혜린의 작품이다. 그는 불안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들이 단순하고 직관적인 표현으로 완성된 이미지를 통해 잠시나마 즐거운 감정을 떠올려 볼 수 있기를 희망하는 마음에 작품을 완성했다고 한다.
디자이너에게 주어진 상황 속에서 규칙을 만들고 해체해 재조립한 후 다시 변형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을 즐기는 김혜린은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문화예술 관련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활자, 활짝’ 전시 포스터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그래픽 작업을 하는 유한솔은 일상에서 느끼는 문제점을 발견하고 시각화해 연결하는 작업을 주로 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희망’이라는 단어를 직물처럼 길게 이어 완성한 작품을 선보이며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을 겪는 모두가 작은 희망을 모아 함께 이겨 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인포그래픽을 기반으로 그래픽에 담긴 의미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스튜디오 한글은 Endless, End 등을 반복적으로 그려내 언젠가 종식될 코로나19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전시한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조중현은 그래픽 디자이너 모임 ‘WKSP WKSP’에서 활동하며 러시아, 대만 등에서 디자인 워크숍, 전시, 강연 등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꿈, 사랑, 희망, 용서, 행복, 평화, 기적, 포용 등 코로나 시대를 살면서 더욱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들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단어를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2018년 6월에 개관한 신촌문화발전소 전경
전시가 열리는 신촌문화발전소는 2018년 6월 개관했으며 청년 문화예술인들의 다양한 기획, 창작, 발표 등을 지원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오고 있다. ‘활자, 활짝’ 전은 5월 30일까지 진행되며,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글_ 한혜정 객원기자(art06222@naver.com)
사진제공_ 신촌문화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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