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07
두오모앤코 쇼룸과 Gallery L.993의 장 프루베의 더 하우스
서울 시내에서 아름다운 가구를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가구는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제품으로 산업 디자인과 공예 그리고 재질과 균형의 아름다운 미덕들을 다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리빙 인테리어 이벤트가 많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가구와 관련되어 가보면 좋은 공간이 서울 시내에 두 곳이 있어서 추천하고자 한다.
두오모앤코 쇼룸
두오모앤코는 클래식 디자인부터 최신 트렌드를 이끄는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브랜드들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디자이너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각각의 디자인이 돋보일 수 있게 하는 공간 플래닝과 제품 제작과 시공 등을 통해서 큐레이션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두오모앤코는 한국에서 다양한 디자인 브랜드의 제품을 만나 볼 수 있는 드문 공간으로 불탑(Bulthaup) 키친과 아르테미데(Artemide), 플로스(Flos), 비비아(VIBIA)등의 조명과 폴트로나 프라우(Poltrona frau), 놀(Knoll), 릿즈웰(Ritzwell)의 가구들이 아름답게 쇼룸들을 구성하고 있다. 이외에도 플로림(Florim)과 14oraitaliana 등의 타일과 Bolon 등의 바닥재 그리고 아가페(Agape), 안토니오 루피(Antonio Lupi)등의 욕실 제품들을 한곳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두오모앤코의 쇼룸은 지하 4층부터 10층까지, 각 층별로 쇼룸이 구성된 원스톱 쇼핑 공간과 6-8층, villa il duomo는 두오모앤코에서 큐레이팅하여 실제 인테리어로 꾸며둔 공간을 경험함으로써 실제 인테리어에 적용된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공간 큐레이션은 다양한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하여서 감성과 환경의 모습을 그려내면서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또한 내부와 외부까지 모두 두오모앤코의 보유 브랜드인 이탈리아 고급 자재들로 데코하여, 자사의 제품들을 자세하게 체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또한 9층에 방문할 수 있는 아름다운 뷰의 레스토랑 공간뿐만 아니라 가지고 있는 조명 컬렉션 역시 매우 아티스틱하면서 조형적으로 훌륭하여 서울 도심 한복판에 단순한 쇼룸 이상으로 한 번쯤 방문해 보면 좋을 공간으로 여겨진다.
두오모앤코 사옥 (사진: 김용관 작가)
두오모앤코 쇼룸 전경 (사진: 손민정)
두오모앤코를 구성하고 있는 디자인 브랜드들은 세계적인 가구 디자인 브랜드들로 그 역사와 조형미로 매우 인기가 많다. 두오모 앤코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제품을 추천하자면 아르테미데 (Artemide), 플로스(Flos)와 놀(Knoll)의 가구를 들 수 있다. Knoll의 유명한 제품이 매우 많은데 특히 플로렌스 놀(Florence Knoll)의 디자인들은 완벽하고 합리적인 모더니즘의 대표 설계 방식을 따르고 있으며, 그녀의 가구들은 놀의 철학을 담고 있는 대표 제품들이다.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사리덴(Eero Saarinen)의 단순하면서도 활력 있는 아치형의 구조적 곡선의 디자인으로 유명한데, 특히 튤립 시리즈는 튤립의 꽃봉오리에서 모티브를 얻어서 매끈한 유선형 구조와 비직선적 형태로 참신하면서 아름다운 제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마르셀 브로이어(Breuer) 컬렉션은 그가 바우하우스의 디자인을 반영한 파격적이고 세련된 형태의 디자인을 제안했으며, 크롬관과 가죽으로 만들어낸 의자는 의자 디자인 역사에서 큰 비중을 가지고 있다. 미스 반 데어 로에(Mies van der Rohe)는 근대 건축의 개척자로 꼽히는데, 근대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 양식을 성립하고자 하였다. 최소한의 구조 골격이 드러나면서 명확성과 단순성을 보여주고자 하는 노력은 그의 가구 시리즈인 바르셀로나에서도 들어있다.
Knoll 쇼룸, 튤립 시리즈 사진 (사진: 손민정)
Knoll 쇼룸 (사진: 손민정)
마르셀 브로이어 의자 (사진: 손민정)
Knoll 쇼룸 사진, 바르셀로나 시리즈 (사진: 손민정)
아르테미데(Artemide)는 1960년도에 설립된 이탈리아 조명회사로 산업 중심의 디자인에서 탈피하여 사람 중심의 디자인을 통하여, 자연에 가까운 빛을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플로스(Flos)의 경우에는 조명을 가구나 기구에서 벗어나서 하나의 독립적인 오브제나, 예술품으로 여겨지도록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탄생시키는 것을 모토로 하고 있으면서, 이탈리아 조명의 고전과 혁신으로 손꼽히고 있다.
두오모앤코 조명 쇼룸 (사진: 손민정)
Flos 조명들 (사진: 손민정)
이 브랜드들은 이탈리아 디자인 역사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유명한 디자이너들의 제품 디자인으로 그 명망이 높다. 특히 조형미와 균형미가 유려한 제품들로, 가구 디자인과 제품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디자이너들이 한 번쯤 들어 봤을 브랜드들이다. 그러나 그 제품들의 사진이나 이름을 듣는 것에 보다 실제의 제품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두오모앤코에서는 이 제품들을 실제로 만나 보고 실제로 구매까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오모앤코의 방문을 추천한다.
두 번째로는 헨리 베클린 로데오 플래그십 스토어에 위치한 Gallery L.993의 장프루베의 더 하우스의 전시회로, 6월 11일까지 네이버 예약을 하면 만나 볼 수 있는 전시회이다. 디자이너 가구의 선구자였던 장 프루베의 작품과, 샬롯 페리앙, 피에르 잔느레, 르코르뷔지에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로, 그 의의가 있다.
장 프루베(Jean Prouve. 1901-1984)는 20세기 프랑스의 대표적인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로, 금속을 가구에 이용하여 기술적 구조적 혁신을 이끌어낸 실용 주의 가구 디자인의 상징이다. 그는 아틀리에 장 프루베를 설립하고 샬롯 페리앙, 피에르 잔느레, 르코르뷔지에 등 당시 최고의 건축가 디자이너들과 교류하면서 작업하였다.
디자인의 사회적인 역할에 대해서 고민하던 장 프루베가 디자인한 <6x6 Demountable House>를 만나 볼 수 있는데, 이 작품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집을 잃은 유랑민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조립식 주택으로 운반과 조립 해체가 용이하고 저비용으로 지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는 가구부터 집까지도 휴대 가능해야 한다는 장 프루베의 신념을 담고 있는 디자인으로 유목 건축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는데, 생산된 400개의 주택 중에서 매우 소수만 완전한 형태로 남아 있어 그 가치가 매우 높다.
장 프루베 더 하우스 전경 (사진: 손민정)
<6x6 Demountable House> (사진: 손민정)
샬롯 페리앙은 20세기 초 중반에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어야 했던 사회적 어려움을 이겨내고 활약한 1세대 디자이너로 수많은 걸작을 남겼는데, 르 코르브쥐에가 그녀의 재능을 알아보고 채용한 이후 장 프루베, 피에르 잔느레와 함께 많은 협업 작품을 남겼다. 초기에는 목재 위에 알루미늄, 크롬, 강철 등 금속 재료를 자주 사용한 반면, 1930년대 이후부터는 일본과 베트남 문화에 영향을 받은 목재 가구를 주로 작업했다. 본 전시에서 살펴볼 수 있는 <Nuage Bookshelf>는 페리앙이 50년대 후반, 개별 주문을 통해 제작되어 각 피스마다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특히 2단 보다 3단이 더 희귀하게 여겨지며, 얼마나 다양한 색이 사용되었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더욱 높게 평가되고 있다.
<Nuage Bookshelf> (사진: 손민정)
피에르 잔느레 역시 당대의 뛰어난 건축가이자 가구 디자이너로 샬롯 페리앙, 르코르뷔지에와 함께 수많은 프로젝트를 협업했다. 인도 찬디가르의 신도시 건설은 두 사람의 대표적인 공동 프로젝트로, 잔느레는 현장에 상주하며 건축 엔지니어로서 르 코르뷔지에의 설계를 실현하는 역할을 했다. 찬디가르 프로젝트에서 건축물의 내부에 비치할 여러 가지 가구를 디자인한 결과물이 이른바 ‘찬디가르 퍼니처’로 불리는 잔느레의 작업들로, 덥고 습한 인도 지방의 기후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일반적인 천 대신 케인을 소재로 통풍이 잘 통하도록 만들어졌다.
’찬디가르퍼니처’ (사진: 손민정)
르 코르뷔지에와 샬롯 페리앙과 협업한 포트망토(코트행어) (사진제공: 갤러리 L993)
르 코르뷔지에는 대표적인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건축가로, 자신의 스튜디오에 근무했던 샬롯 페리앙과 사촌인 피에르 잔느레와 함께 건축물의 내부를 구성할 가구를 직접 설계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가구 디자인을 시작했다. 르코르뷔지에는 이후 본인의 저서 <오늘날의 장식예술(L'Art Décoratif d’aujourd'hui)>에서 직접 정의 및 분류한 여러 가지 가구들을 실제로 제작에 옮겼다. 본 전시에서는 샬롯 페리앙과 협업한 포트망토(코트행어)를 만나볼 수 있다.
글_ 손민정 객원기자(smj91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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