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04
정대현 교수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와 동대학원 조각과를 졸업하고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조각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자신만의 특별한 조형언어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그는 국내 환경조각의 흐름을 이끌어왔다.
정대현 교수
처음 그가 한국의 조각계에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84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공부를 계속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대학 때 교수님께서 절 부르셨죠. 그때 교수님 작업을 도와 드리면서 동상을 배웠고, 자연스럽게 구상작업을 하게 됐습니다.”
정대현, <THE SPACE DRAWING>
정대현, <THE SPACE DRAWING>
구상 작품으로 작업을 시작했고, 구상 작업으로 대상을 받았던 그에게 붙는 수식어는 ‘구상작가’였지만 그는 한 가지 스타일만을 고집하지 않았다.
학생들을 지도할 때도 학생들 개개인의 개성을 중시했다. “학생들을 가르칠 때 제 스타일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취향을 존중하려고 했습니다. 학생들 개개인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작품이 하고싶은지를 파악해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이끌고자 했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제 작업에 대한 스펙트럼도 넓어졌죠.”
그의 작품세계에서 단연 주목을 받는 것은 구상과 비구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폭넓은 영역이라 할 수 있다. 그는 끊임없는 실험정신으로 새로운 것을 추구,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어냈다. “하나의 틀에만 갇히고 싶지 않았어요. 일상에서 수많은 생각을 하는 것처럼 저의 상상력을 다양한 방식의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정대현, <COSMOS-3D> 테라코타, 혼합재료, 2018
정대현, <COSMOS-3D-II> 테라코타, 혼합재료, 2018
정 교수는 단순하면서도 아름답게 인체를 표현하는가 하면 기하학적 형태의 구조물을 만들기도 한다. 재료에 대한 실험도 멈추지 않는다. 최근에는 테라코타 방식을 통해 무한하게 확장이 가능한 부조 형태의 작품 제작에 힘쓰고 있다. “작은 피스들의 컬러가 다른 것은 각각의 굽는 온도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작은 큐브 형태의 조각들을 계속해서 이어 붙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죠.”
정대현 교수의 작업실 스튜디오 코스모스 외관
얼마전 그는 기존의 작업실 공간을 새로 꾸미고 오픈스튜디오를 진행했다. 꽃이 한창 핀 따뜻한 4월 어느 날, 파주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을 방문했다. 작업실의 이름은 스튜디오 코스모스(studio COSMOS).
작업실 입구에 자리하고 있는 <코스모스>
두 동이 구름다리로 연결된 그의 작업실은 그의 작업처럼 심플한 듯하면서도 웅장했다. 한 동은 그의 작업 공간, 또 다른 한 동은 작품을 전시해 놓은 공간이다. 전시동은 작품을 전시할 뿐 아니라 주변 작가들이 작업할 수 있는 공유 작업실로 사용할 예정이다. 두 동 사이엔 그의 작품관을 드러내는 <COSMOS>가 자리하고 있다.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정대현 교수
작업실 일부 공간에 전시된 정대현 교수의 작품들
“어린 시절, 제가 올려다본 밤하늘의 은하수는 별자리의 수 만큼이나 저에게 많은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들었어요. 저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우주는 어떤 세상일까 하는 궁금증과 갈망이 늘 존재했습니다. 우주라는 공간, 별들의 질서와 조화는 마음 속 깊이 자리잡았고, 제 상상에서 탄생한 저만의 코스모스(COSMOS)는 무한한 공간으로 확산돼 오색 빛으로 물들었죠. ‘COSMOS’는 제 작업의 근간을 이룬 주제입니다. 끝없는 우주와 제 존재와 그 안에 펼쳐지고 있는 또 다른 우주의 함수관계를 ‘코스모스’를 통해 풀어내고 있어요.”
드넓은 우주의 무한함과 그 안에 내재된 질서를 조각으로 표현하는 그는 이곳에서 새로운 우주를 펼쳐 나갈 생각이다. 조각교실을 열어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 작업실을 방문했을 땐 조각교실의 첫 수강생이 소조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의 조각교실은 5월 정식으로 시작된다. 조각교실을 통해 그는 수강생들과 작품세계를 공유하고, 전시동에서 그들의 작품을 정기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_ 디자인정글, 정대현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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