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16
동서대학교 디자인대학 석좌교수 이코 밀리오레(Ico Migliore)는 밀라노 공과대학교(Politecnico di Milano) 교수이자 황금콤파스상(Compasso d' Oro Award)을 3회에 걸쳐 수상한 건축가다. 공간 및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작업에 국제적 명성을 지닌 그는 밀라노 기반의 디자인 스튜디오 Migliore+Servetto의 공동 창립자이기도 하다.
이코 밀리오레 교수
토리노 이집트 박물관, 밀라노 ADI 디자인 박물관, 바르샤바 쇼팽 박물관 등 이탈리아 및 해외 주요 문화 명소를 만든 그는 렌조 피아노(Renzo Piano)가 설계한 토리노 인테사 산파울로 (Intesa Sanpaolo) 고층 빌딩에 있는 동적인 α-cromactiv e light 구조와 같은 기억에 남는 설치 작업을 하기도 했다.
M+S는 도시 디자인 분야에서는 MIND(Milano Innovation District)의 공공 개입 작업의 예술 감독 및 조정을 맡고 있으며, 베네치아 산 마르코 광장(Piazza San Marco)의 프로쿠라티에 베키에(Procuratie Vecchie)에 위치한 제네랄리 그룹(Generali Group)의 사회적 재단인 The Human Safety Net의 새로운 본사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았다.
제22회 밀라노 국제 트리엔날레에 참가, 이탈리아 파빌리온 예술 감독 및 공동 큐레이터로 활동한 바 있는 그는 ‘2023 세계 이탈리아 디자인의 날’ 한국 홍보 대사로 선정, ‘빛을 밝히는 품질: 사람과 환경을 위한 디자인의 에너지’라는 주제에 맞춰 유형 물질로서 빛과 지속가능한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펼쳤다.
블루라인파크
이코 밀리오레의 교수 작품은 국내에서도 볼 수 있다. M+S가 실현시킨 한국 부산의 블루라인파크(Blue Line Park)로, 과거를 이끌어내 재해석하는 문화적 접근에 따른 지속가능성 프로젝트의 하나인 작품이다.
동서대학교 학생들의 창의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워크샵을 진행하기도 한 그는 ‘창의성’을 주제로 동서대 디자인학장 안병진 교수와의 협업 전시회를 개최했으며, M+S 스튜디오는 지난 6월 ‘부산디자인위크 2023’에 참여, 그의 감각적 디자인과 한국의 도자기 예술 전통이 융합된 결과물을 선보였다.
이코 밀리오레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에서의 활동과 그의 작품세계에 대해 들어보았다.
Q. 어떤 분야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나?
디자인 스튜디오 Milliore+Servetto의 공동 설립자로, Mara Serverto와 함께 1997년부터 건축 디자인, 브랜딩 프로젝트 및 이야기 공간에 이르기까지 21개국에서 8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개발했으며, 인테리어, 커뮤니케이션, 도시 디자인의 진화에 대해 연구해왔다.
The Human Safety Net
Q. 수많은 의미있는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무엇인가?
한 가지로 말하긴 어렵지만, 최근 베니스 중심부 프로큐라티 베치에(Procuratie Vecchie)의 휴먼 세이프티 네트(The Human Safety Net)를 위한 3000smq 인테리어 디자인 프로젝트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재료에서부터 문화적 참고 자료에 이르기까지 베네치아 시와 깊은 관계를 구축하면서 환대와 포용의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는 거대한 문화적 프로젝트였다.
'COATS!' Max Mara, Seoul 2017, photocredits_JaeYoungPark
또한 막스마라를 위한 국제 여행 전시회 '코트!(Coats!)'를 들 수 있겠다. 브랜드의 유산을 연구하고 아카이브를 탐색함으로써 진행되는 흥미로운 프로젝트였다. 이 전시회는 2006년 베를린에서 시작돼 도쿄, 베이징, 모스크바에서 열렸고, 2017년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까지 이르렀다. 대형 디지털 화면, 대형 중앙 돔에 연결된 7개의 테마 및 인터랙티브 장치를 통해 회사의 의류 아이콘을 전달했다.
블루라인파크
Q. 한국 부산에서 블루라인파크를 실현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해달라.
블루라인파크는 부산광역시 동부 해안을 따라 펼쳐지는 5km의 철도 노선을 전환해 조성된 선형 공원(150,474㎡)이다. 2020년 스튜디오는 공원의 완전한 예술 방향을 설정하고 보행자 통로, 접근로, 설치물, 조명, 길 찾기, 로고 및 시각적 정체성을 설계, 주민과 버려진 해안 지역 간의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여러 단계에서 작업했다. 각각의 요소들은 방문객들의 경험을 높이도록 설계돼 사람들과 지역 사이의 새로운 연결을 생성한다.
Q. 블루라인파크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우리는 이곳을 경험적 의미가 강한 곳으로 변화시켜 아름다운 경관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방치되어 해안과 부산시민간의 관계를 다시 활성화시켰다. 이 프로젝트는 잔류 도시 지역, 특히 관계형, 자연주의형, 스포티형 또는 관광형과 같은 다양한 대화형 공간을 생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다목적 성격의 인프라를 개조하는 운동의 일부로, 과거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끌어내고 재해석한다. 작은 공예 활동과 농작물 플랜테이션은 이전 철도 노선 주변에 생겨났고, 이 기존의 측면은 이 지역의 새로운 배치에 통합돼 바위 언덕과 바다라는 자연주의적 요소와 역사적인 정착지와의 관계를 강화한다.
이탈리안 디자인 데이
Q. ‘2023 세계 이탈리아 디자인의 날’에 한국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한국의 디자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 문화가 장인정신의 높은 전통과 정교한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에 깊은 존경을 표한다. 우리는 DDP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생활 문화의 뿌리를 따라 여러 명의 현지 명장들과 협업, 일련의 독특한 가구를 만들고, 전체의 품질을 반영하는 세부적인 관리와 문화를 경험했다.
Workshop Light Towers
Q. 2021년과 2022년도에 학생들과 워크숍을 개최했다. 각 워크샵을 통해 학생들에게 무엇을 전달하고자 했나?
"Fantasy is a place where it rains." 가상의 도시에 관한 작품으로 유명한 20세기 이탈리아 문학의 위대한 작가인 이탈로 칼비노(Italo Calvino)가 한 말이다. 내가 항상 학생들에게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아이디어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스템으로 해석되는 창의성의 개념이다. 나는 대학의 주요 목표 중 하나가 다양한 분야, 과목, 사고의 교차를 통해 학생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산디자인위크 전시 전경
Q. 2023년 ‘부산디자인위크’에 참여했다. 어떤 작품을 선보였나?
동서대학교와의 협업으로 ‘Living Patterns’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일련의 작품들, 각각의 독특한 표본들은 패턴에 대한 우리의 실험과 수 세기 동안의 한국 도자 예술의 전통이 풍부하게 혼합된 결과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우리가 한동안 수행해온 연구에 대한 추가적인 표현을 나타내며, 사람과 맥락 사이의 근접성과 거리라는 매우 최근의 주제를 탐구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스튜디오가 디자인하고 이탈리아 도예가 조르지오 피바(Giorgio Piva)의 숙련된 손으로 형상화한 전형적인 한국의 달항아리에 대한 세 가지 다른 해석을 포함, 총 12개의 도자기 작품을 가져왔다. 조르지오 피바는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 세 명이 나란히 9개의 자유로운 형태의 도자기를 개발했다.
Q. 이 작품들은 어떤 의미를 지니나?
우리는 이 원형을 패턴을 추가함으로써 예술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패턴은 몰입적인 그래픽 풍경을 만든다. 달항아리는 삶의 극장이 되고 새로운 사람이 사는 공간을 만들어내며, 인간, 자연, 그리고 건설의 관계에 대한 성찰을 열어준다. 무한한 미시적 이야기의 풍부함, 완벽한 모양의 달항아리에 부과된 디자인이 마침내 공간에서 해방되는 ‘내러티브’ 디자인을 이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곧 반드시 부산으로 돌아갈 것이다. 동서대학교와 함께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돼 무엇보다 기쁘다.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이코 밀리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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