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07
2007년 디자인서울 1.0을 통해 서울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표준형 공공시설물 및 교통시설물 등의 디자인이 개발, 도시 곳곳에서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게 됐다. 혁신적인 개발 이후 17년이 지난 2023년 서울은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디자인서울 2.0을 통해서다.
서울시가 디자인을 통해 서울을 활기찬 도시로 만들기 위해 디자인서울 2.0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인간, 문화, 콘텐츠 중심의 소프트서울(Soft Seoul)이라는 디자인서울 1.0의 디자인 철학은 유지하면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한 서울의 디자인 정체성을 정립해 나가고자 하며, 이를 통해 글로벌 탑5 도시경쟁력의 디자인 도시로 이끌고자 한다.
‘소프트서울X엑티브서울’이라는 슬로건 하에 이루어지는 이번 프로젝트는 5대 원칙인 ‘공감, 포용, 공헌, 회복, 지속가능’과 15개 소원칙을 가지고, 55개에 이르는 세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시민 모두의 편의를 위한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서울형 스카이라인’을 통해 ‘생동감 있는 서울’을 만들고, 공공미술 설치를 통해 시민들이 예술을 향유하도록 하며, 야간경관을 위한 서울빛도 추진힌다. 이를 통한 목표는 글로벌 탑 5도시에 드는 것이다.
‘즐거운 활력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한 디자인서울 2.0을 이끌고 있는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으로부터 디자인서울 2.0에 대해 들어보았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
Q. 디자인서울 1.0이후 17년만에 디자인서울 2.0이 추진된다. 기획배경이 무엇인가?
2007년부터 2010년 디자인서울 1.0을 진행했었다. 이 프로젝트는 디자인을 통한 도시 개발과 혁신 부분에 있어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도시들은 디자인을 통해 혁신한 경우가 많다. 지금은 도시의 기능이 훨씬 확장됐다. 그린도시, 정원도시와 같은 환경적인 측면을 강조하면서도 스마트화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복잡한 양상을 해결하기위해선 디자인이 필요하다. 디자인서울 2.0도 이러한 배경에서 기획됐다.
가로판매대 개선 이전과 이후
Q. 디자인서울 1.0과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디자인서울 1.0에서 했던 작업은 ‘도시 기본 만들기’였다. 그 당시에는 도시의 위계 같은 것들이 좋지 않았다. 도시의 기본적인 요소들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지금은 1.0을 통해 도시의 기본적인 것들은 갖췄다고 본다. 2.0은 도시 이미지 만들기 작업이라 생각한다. 서울은 서울다워야 한다는 거다. 지금 서울은 K팝·K드라마 등의 현대적인 문화로 활기를 얻고 있다. 이에 부응하여 시 차원에서도 현대적인 서울 이미지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광화문, 숭례문 등이 가지는 역사성에 대응하는 서울의 현대적인 이미지를 고민하고 있다.
Q. 어떤 프로젝트들이 추진되나?
디자인서울2.0은 디자인에 대한 비전이면서 일종의 전략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디자인서울 2.0이 추구하는 ‘즐거운 활력도시’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약 55개의 프로젝트들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35개정도의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20개 정도의 프로젝트는 여러가지 검토를 통해 내년에 시작하게 된다.
Q. 5대 원칙은 어떻게 정해졌나?
디자인서울 1.0은 ‘비우는’, ‘통합하는’, ‘더불어 하는’, ‘지속가능’ 이라는 네 가지 측면을 갖고 도시의기본을 만들었다. 2.0에서는 이를 지속하면서 ‘공감, 포용, 공헌, 회복, 지속가능’이라는 원칙 아래 글로벌 탑5를 목표로, 시민과 함께 공감하는 디자인, 도시를 만들고자 한다. 기본적으로는 세계적인 트렌드를 참조하고 세계도시들에 대한 지표를 연구했다. 그중 우리 서울시에 잘 맞는다고 생각한 요소들 5가지를 선정했다.
먼저 시민과 함께 ‘공감’하는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 글로벌 도시가 되기 위해선 외국인 관광객부터 이민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도시에서 이들을 잘 ‘포용’해야 한다. 여기엔 세대 간의 포용도 포함돼 있다. 도시가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도시, 세계의 도시에 ‘공헌’하는 것이 필요하다. ‘회복’은 코로나를 겪으며 일상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 지금, 시민들이 안정적으로 회복을 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이다. 수많은 재난적 요소에서 어떻게 회복할 것이냐 하는 문제다. 유엔에서도 계속 강조하는 ‘지속가능’은 매우 중요한 주제다. 도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이런 모든 것들이 지속가능해야 한다.
Q. 탑 5도시 선정기준은 무엇인가?
모리기념재단의 평가에 의하면 1위가 런던, 2위가 뉴욕, 3위가 도쿄, 4위가 파리, 5위가 싱가폴, 6위가 암스테르담이다. 서울은 7위다. 이밖에도 여러 곳에서 도시평가를 하고 있는데, 도시 지표에 따라 순위가 달라지고 있다. 우리는 어느 한 지표에서 5위가 아니라 전체적인 부분에서 5위에 포함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Q. ‘서울형 스카이라인’, ‘생동감 있는 서울’을 계획하고 있다. 어떤 내용인가?
현재 서울시가 고도제한 등의 규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세워질 높은 건물들과 주변 경관의 조화가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고도제한에 의해 획일적이 건물이 많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스카이라인을 관리함에 있어 건물들의 리듬감,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게 될 것이다. 좋은 건축물로 인한 다양성을 유도하기 위해선 스카이라인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이는 경관법과도 연관된다. 방향이 정해지면 앞으로 건축가들이 주변과의 관계에 대해 연구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Q. 7곳에 공공미술 설치도 계획돼 있다.
아직은 서울을 대표할만한 미술품이 없는 것 같다. 미술작품이 도시의 상징물이 되기 위해선 결국 시민들의 사랑을 받거나 관광객들이 기억에 남아야 한다. 7곳에 작품을 설치하는 것은 서울시 전체가 미술품을 향유하면서 지역적 성격에 맞게 미술품을 설치하기 위해서다. 서울은 25개 자치구가 있지만 동서남북과 중앙의 5개 권역이 있다. 권역별로 1작품씩, 약 7곳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작품의 설치 위치는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작품 주변으로 놀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것들 것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양한 작품들을 수용하고자 한다.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실험적이고 미래적인 작품을 설치하고자 한다.
야간경관을 위한 서울빛이 새롭게 정립된다.
Q. 야관 경관을 위한 ‘서울빛’도 추진된다.
빛의 중요성이 인식되고 있다. 서울의 아이덴티티에 맞는 빛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LED를 사용하기 때문에 빛을 굉장히 다양하게 표출할 수 있다. 빛을 가지고 서울의 야간 경관을 만들었을 때 서울성이 나타날 수 있도록 서울의 아이덴티티가 있는 그런 빛을 찾는 작업을 진행하고자 한다. 새로 지어지는 건축물이나, 일정한 리듬감을 가진 도로 등에 차차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색
Q. 서울색, 서울서체도 개발되는데.
서울색은 서울현상색 250색이 있고, 현상색 중 100색을 뽑은 서울지역색과 그중에서 뽑은 서울대표색 10색이 있다. 서울색이 공공시설물 등에 많이 활용됐지만 지금 현실에 맞게 색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많이 사용된 색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고자 한다. 과거에는 환경색채 중심의 채도와 명도가 낮은 색이었다면 이번엔 채도를 높여 경쾌한 색을 활용하고자 한다. 요즘엔 디지털 콘텐츠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웹, 앱, 미디어 파사드 등에 사용될 수 있는 색을 추가적으로 선정할 생각이다.
서울서체는 한강체와 남산체가 있다. 참 개성이 강한 서체로, 지금까지 잘 사용되고 있다. 서울서체만큼 확산력이 좋은 것이 없다고 본다. 디지털 시대가 된 지금 전자적, 디스플레이상으로 표현되는 글자가 더 많아졌다. 이제 그런 디지털 디바이스에 잘 구현될 수 있는 서체 개발이 필요하다.
서울서체
약자를 위한 디자인
Q. 모두를 위한 디자인, 환경을 위한 디자인도 포함된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은 유니버설 디자인이라 생각할 수 있다. 서울시는 유니버설디자인 조례, 가이드라인, 기본계획 등을 갖추며 기본적인 유니버설 디자인에서는 굉장히 많은 발전을 시켜왔다. 현재 2차 유니버설디자인 기본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1차 기본계획이 배리어 프리 등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물리적인 것이었다면, 2차에서는 심미적이면서 인지적인 측면이 강화된 디자인을 계획하고 있다. 정보가 중요한 시대에 맞게 그러한 측면이 강화된 유니버설 디자인을 펼칠 예정이다. 이는 시민들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관광객 3천만을 바라보고 있는 시점에 외국인들이 쉽게 인지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도 필요하다. 이민자도 포함된다. 그런 부분까지 고려한 디자인을 계획하고 있다.
환경을 위한 디자인과 관련해선 환경 관련 기업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요즘엔 환경 관련된 제품들이 많다. 에코백부터 다양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는데 의미는 좋지만 마케팅력이 부족한 경우들을 많이 본다. 그래서 우리가 마케팅을 도와주는 작업들을 하고 있다. 기업의 CSR, ESG등 사회적 책임이 하나의 지표로 다가오고 있다. 기업과 협력해서 환경 프로그램, 환경 운동 등을 하고 있는데, 더 많은 기업들과의 협력을 계획하고 있다.
책 읽는 서울광장
Q. 디자인서울 2.0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가장 기대하고 있는 바는 무엇인가?
공간 컨설팅을 통해 만든 ‘책 읽는 서울광장’은 시민들이 무척 좋아하는 공간이다. 책을 한 번 읽어도 디자인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모두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모두에게 디자인은 중요하다. 서울시 전반에 디자인은 꼭 필요하다. 디자인서울 2.0에서 가장 추구하는 바는 결국은 서울시정에 디자인적 관점이 도입돼서 디자인행정이 이뤄지는 것이다. 행정에 디자인적요소가 스며드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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