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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포커스 인터뷰] 국내 디지털 아트 1세대, 전통적인 소재와 컴퓨터 아트의 만남 선보이는 오영재 교수

2023-08-16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대학 디자인학과 오영재 교수는 어린시절부터 미술 교육을 받았고, 예원학교, 서울예고를 거쳐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이후 미국 뉴욕 NYU에서 컴퓨터 아트를 전공, 디지털 아트 1세대로서의 길을 개척했다. 

 

오영재 교수

 

 

1993년 귀국 후 디지털미디어아트에 대한 개념이 확고하지 않았던 1990년대 초, 오영재 교수는 디지털미디어아트에 대한 연구를 활성화시키고자 디지털미디어아트에 관심을 가진 소수의 연구자들과 함께 서울미디어연구회를 창립했다. 1998년 서울미디어연구회를 전신으로 한 (사)한국영상학회의 창립 멤버로서 학회의 학술연구와 작품연구 활동을 한 그녀는 2007년부터 2021년까지 (사)한국영상학회 회장직을 맡으며 디지털미디어 연구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해왔다. 

 

 

전시 전경 (출처: 서울대학교병원 홈페이지)

 

 

1998년 교수로 임용돼 현재까지 디지털미디어 분야의 후학 양성에 열성을 다하고 있는 그녀가 최근 전시를 가졌다. ‘행운을 새기다’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는 서울대학교 병원이 주관하고 헬리오아트(HelioArt)가 주최하는 기획초대전으로, 서울대병원 대한외래 갤러리 제2전시장에서 9월 4일까지 열린다. 

 


A Hundred Wishes, 1000 x 1000 mm, Digital Work, 2020

 

 

그녀는 그간 원시미술적 소재인 부적을 문자화하는 것을 통해 전통적인 주제의식을 보여주면서 컴퓨터를 이용한 현대적인 아트 형태를 특징으로 하는 작품세계를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림문자를 현대적 시각언어로 재해석, 새로운 미의 세계를 제시하고자 한 그간의 작업들에 행운과 축복을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풍성한 상징의 이미지를 간직한 그림문자들과 이에 대한 조형적 탐구를 통해 고유의 문화적 정서를 표현하면서도 다양한 매체들과의 융합을 모색하며 새로운 통합을 시도하는 오영재 교수의 작품세계에 대해 들어본다. 

 


 
Knocking on Heaven’s Door Series, 650 x 650 mm (each), Digital Work on Metal Plate

 

 

Q. 작품 활동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1991년 New York University를 졸업하고, 뉴욕에서 개인전 및 초대전 등을 개최하면서 적극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귀국 후 ‘과학+예술전’, ‘컴퓨터 아트전’ 등 여러 디지털미디어 관련 전시들에 초정되면서 1990년대 한국의 디지털미디어아트 1세대로서의 활동을 활발히 전개해 나갔으며, 현재까지 총 19회의 개인전(서울, 뉴욕, 동경, 뮌헨, 타이페이 등)과 함께 다수의 국내외 초대전 및 그룹전에 참가하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Q. 서양화적 그리기를 컴퓨터 아트에 접목했다. 어떻게 이런 시도를 하게 됐나

 

미국 유학 시절 New York University에 입학하면서 대학 커리큘럼에 Computer Art라는 수업을 보고 호기심에 수업을 듣기 시작하면서 컴퓨터 작업에 매료돼 석사 전공으로까지 이어가게 됐습니다.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 대부분의 매우 기계적이고 딱딱한 컴퓨터 그래픽 작업 방식을 탈피해 전통적인 회화의 그리기 방식을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들에 접목시켜가며 나만의 독특한 표현 방식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Being a Bill Gates Series, 820 x 820 mm (each), Digital Work on Metal Plate 

 

 

Q. 어떤 방식으로 작업이 이루어지나 

 

다양한 방법으로 작업들을 진행해 나가기 때문에 하나의 정해진 방식은 없는 편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작업 방식이라면 직접 그림을 그려서 이를 디지털화 한 후 2D 혹은 3D 프로그램 등 컴퓨터 그래픽 도구들을 활용해 다채롭게 작품의 소재(작품 Units)들을 변형시켜 나가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디지털화 된 작품 Unit들을 자유롭게 컴퓨터 내에서 재조정하며 디지털그래픽 작품과 영상작품으로 다채롭게 제작합니다.

 


 
LOVE ∞ Series , 720 x 720 mm (each), Digital Work on Metal Plate

 

 

Q. 부적을 문자화하는 작업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 

 

작품을 통한 대중과의 소통을 고민하며 여러 작품 소재들을 연구하던 중 오랜 이야기를 지닌 부적 자료들을 접하게 되면서 그것이 지닌 상징적 의미와 조형적 독창성에 매료돼 진지하게 부적을 소재로 작품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부적의 그림문자들이 지닌 좋은 의미들이 현대적으로 재조명된 작품을 통해 대중들에게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대중 친화적 작품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에 관한 연구들을 꾸준히 발전시켜 「부적(符籍)의 (재)발견: 그래픽아트로서의 부적의 의미작용과 조형원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Fortune Box Series (NFT @ https://opensea.io/collection/fortune-box-series)
 


A Journey of Hundred Wishes, Single Channel Video,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미디어월, 2018 전시 전경

 

 

Q. 컴퓨터 기술의 발달에 따라 작품 기법에도 여러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컴퓨터 프로세서나 그래픽카드 등의 사양이 나날이 향상되고 데이터의 처리 속도 역시 초창기의 1980년대 컴퓨터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 비해 월등히 향상됐습니다. 물론 진행하는 작업의 성격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최근에는 거의 실시간 그래픽 처리도 가능합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초 저의 컴퓨터 작업들은 컴퓨터 사양 및 사용 가능한 그래픽 프로그램들의 제한 등으로 해상도가 매우 낮은 픽셀 그래픽 수준이어서 오히려 이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방향으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후 1990년대 초 Adobe사에서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등 프로페셔널 그래픽 작업들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출시하면서 여러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이 다양한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들을 시장에 내놓았고, 하드웨어 기술도 급속도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함으로써 디지털미디어아트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에 이르렀습니다.

 

표현 가능한 이미지 해상도의 크기 및 처리 속도의 한계로 인해 컴퓨터 작업을 진행하며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러한 한계를 이야기하는 것은 마치 구석기시대를 회상하는 것처럼 됐습니다. 그만큼 컴퓨터의 기술 향상에 의해 작업 환경이 괄목할 만하게 개선됐다고 하겠습니다.

 

코로나 19 펜데믹 상황 이후 메타버스 환경에 대한 관심 증가와 시장의 활성화로 디지털미디어아트의 구현 환경이 더욱 다변화된 현 시점에서 저 역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며 작품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the Ancients, Episode I, 4 Channel Video, Watch out Display Projection

 


Lucky Waves, Single Channel Video, Single Channel Video,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미디어월, 2020

 

 

Q. 이번 전시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이번 개인전은 병원이라는 특수 공간에서 무병장수, 소원성취, 부부해로, 만사형통, 재물대통 등의 소망을 담은 부적의 그림문자들을 현대적 조형으로 재조명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매우 뜻깊은 전시로, 병원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하고자 하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전시 전경 (출처: 서울대학교병원 홈페이지)

 

Q. 앞으로의 계획은

 

디지털미디어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지 어느덧 35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그동안 디지털미디어 작업 환경에도 많은 발전과 변화가 있어 왔지만 이는 회화 작가에게 조금 더 양질의 붓과 물감과 함께 더 큰 화폭을 제공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미디어환경의 변화에도 탄력적으로 대처하는 디지털미디어 작가가 될 수 있도록 꾸준히 매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오영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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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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