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1
‘정&장 듀엣 인터뷰’는 디자인정글 매거진 정석원 편집주간과 203 인포그래픽연구소 장성환 대표가 함께 진행하는 인터뷰로,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영감을 전하고자 마련된 코너입니다. 로컬스티치를 시작으로, 국내외 주요 디자이너를 인터뷰하고, 디자인 이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로컬스티치는 새로운 동네 문화를 만들어가는 코워킹, 코리빙 스페이스를 제공한다. 2013년 국내 최초로 동네 콘텐츠를 연결한 동네호텔 로컬스티치는 2015년 국내 최초로 주거와 오피스를 결합한 코리빙 & 코워킹 브랜드로 새롭게 태어났고, 로컬스티치 1호 ‘서교’를 시작으로, 성산, 연남, 소공, 약수, 서교, 을지로, 신사, 효자, 시청, 남산, 홍대, 회현, 화곡, 통영 등지에 26개의 지점을 마련했다.
코워킹, 코리빙 스페이스를 제공하는 로컬스티치
지역의 공간과 특성을 살려 각 지점마다 제각각의 멋과 매력을 간직하고 있는 로컬스티치는 일과생활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호텔도 쉐어하우스도 아닌 새로운 공간이다. 다양한 이들이 모여 함께 어우러져 살며 일하는 이곳에는 원하는 모습으로 원하는 만큼 머물 수 있다. 공유공간에서는 머무는 이들의 다양한 교류가 이루어진다.
로컬스티치는 이곳에 있는 사람들의 공간만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창작자들이 비교적 적은 리스크로 자신의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스몰비즈니스 창업을 지원하고, 지역 내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한다.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에 가치에 두는 로컬스티치는 머무는 이들이 함께 만드는 생동감 있는 도시, 머무는 사람들에게 되돌아가는 도시를 만들고자 노력한다.
크리에이터 타운 서교
지난 6월 새롭게 문을 연 또 하나의 공간 ‘크리에이터 타운 서교’는 3가지 타입으로 이루어진 300여 개의 개인실과 일상을 풍요롭게 해주는 160여 평의 코워킹 스페이스 등을 갖췄다. 도시창작자를 응원하고 다양한 나라에서 온 개성을 지닌 사람들과의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 입주자는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다.
크리에이터 타운 서교에서 로컬스티치의 김수민 대표를 만나 로컬스티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정석원 편집주간, 203 인포그래픽연구소 장성환 대표, 로컬스티치 김수민 대표
정석원 편집주간(이하 정): 처음 어떻게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나.
김수민 대표(이하 김): 처음엔 호텔 컨셉으로 출발했다. 여관을 리모델링해 동네 가게들과 묶어 비즈니스 호텔을 만드는 것이 컨셉이었다. 이후 컨셉을 달리해 사람들이 살기도 하고 일할 수도 있는 코워킹 & 코리빙 스페이스로 개념을 바꾸었다. 1호점은 현재 10년째이고, 비즈니스화를 한지는 5년이 흘렀다.
정: 공유오피스와는 확실히 차별화 되어 있다.
장성환 203 대표(이하 장): 로컬이라는 지역적인 측면이 차별점 같다. 회사명도 ‘로컬스티치’인 것처럼, 로컬의 지역활동과 동네, 동네사람이라는 개념이 있는 공간이다.
정: 디자이너, 문화 예술 관련 종사자 등 크리에이터들에게 딱 좋은 컨셉인 것 같다. 주거와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어떤 직업군들이 많나.
김: 프리랜서나 디자이너, 유튜버, 스타트업 종사자 등 다양하다. 홍대 지점에는 학생들이나 사회초년생분들이 많다. 지역마다 연령대가 다르다. 서울과 제주에서 머물며 반반씩 머무는 분들도 꽤 계시다. 일주일에 반은 서울에, 반은 제주에 머무는 라이프스타일을 가지신 분들이다. 부부가 입주하는 경우도 있다.
정: 입주자들의 직업군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있나.
김: 주기마다 한 번씩 조사를 하는데, 디자이너군 30%, 문화예술군 40%, 스타트업이 30%로, 예비창업자나 학생부터 프로페셔널까지 경험치가 다양한 사람들이 입주해 있다.
정: 다른 공유오피스는 공간을 이전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데 로컬스티치는 어떤가.
로컬스티치 김수민 대표
김: 같은 개념이다. 이곳에 머물다 다른 지점으로 옮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이곳에서 지내다 다음달에 통영 등 다른 지역, 지점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할 목적으로 세팅을 했다. 예전처럼 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갖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요즘 사람들은 재미있는 것, 특이한 것들에 새롭게 시도를 한다.
장: 여행 쪽이 시작인 것 같다. 1, 2주일 한 곳에 머물며 경험하는 것들이 많아졌다. ‘한달살이’라는 표현도 생기지 않았나. 스테이의 개념이 확장되니 국내에서도 조건만 된다면 이러한 방식을 경험하고자 하는 수요가 많아졌다. 호텔은 비싸고 이러한 체인점들이 있으니 자신들의 취향에 맞게 편리한 조건을 찾게 되는 것이다.
정: 맞다. 여행을 가더라도 한 곳에 머물며 지역의 특색을 지닌 골목길을 누비고 다니고 싶은 마음이 있다.
로컬스티치 연남
장: 처음 호텔을 생각했다가 현재와 같이 변화, 확장이 됐는데 언제 처음 이런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나?
김: 13년도에 1호점을 만들었는데 외국인들이 홍대 부근에 많이 방문하는 시기였다. 호텔 같은 것을 하고 싶어서 한 건물을 리모델링해 꾸미고 건물 앞 카페와 레스토랑을 묶어 호텔처럼, 호텔인 것처럼 포장을 한 것이다.
장: 홍대가 한때 에어비앤비의 천국으로 불릴 때가 있었다. 그 당시 그러한 공간이 약 100개 가량이라 들었다. 코로나가 오면서 그걸 감당하지 못해 모두 어려운 시기를 맞았다.
김: 그렇다. 우리는 1호점을 오픈하고 약 2년정도 재미있게 운영을 했다.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들었다. 운영인원이 따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당시 함께 일하던 현재의 부대표 및 한 두명의 직원과 함께 낮엔 디자인을 하고 밤에 당직을 하며 일을 했다. 지쳐서 단기 손님을 아예 받지 말고 하숙집처럼 바꾸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당시 일 때문에 서울에 분기당 한 번씩 오는, 우리 공간을 좋아하는데 외국인 손님들이 있었다. 그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해야겠다 생각했고, ‘코위킹 & 코리빙’이라는 워딩을 만들었다. 4, 5명의 한국인을 포함하니 방이 금방 다 찼다. 원래 나왔던 임대료보다 2배 정도의 금액만 나오게 세팅을 한 다음 그렇게 2년을 재미나게 보냈다.
홍대에는 특별한 개성을 지닌 사람들이 많았다. 모두 다른 직업군이었는데, 전문가로서 스스로 어떻게 성장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을 때 그들이 모여 살면서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았고, 일하는 공간, 주거 공간을 만들어서 사람들을 모여 있게만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때 기회가 생겨 몇 달간 유럽권에 머물 기회가 생겼는데, 베를린, 암스테르담 등 주요 도시를 가보니 우리처럼 자생적으로 하고 있는 이들이 무척 많았다. 돌아와 법인을 새로 만들고 이 사업에 집중하게 됐다.
크리에이터 타운 서교
정: ‘코워킹 공간’이라고 하지만 공유오피스에서 코워킹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김: 국내의 코워킹 스페이스도 처음엔 비슷한 목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피스의 규모를 크게 만들 경우엔 B2B 세일즈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전체고객의 80%가 B2B 고객일 것으로 보인다. 스몰 브랜드나 소규모 사업자는 찾기가 힘들다. 그러다보니 네트워크를 할 필요가 없고, B2B 형태의 서비스가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주 컨셉이 소형 자영업자를 타깃으로 하는 것이다. DNA 자체가 여기에 맞춰져 있어서 스타일과 방향이 좀 다르다. 그것이 일반 코워킹 스페이스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정: 약수점을 가보니 영화에 특화된 공간 같았다.
김: 한 층에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공간으로 세팅을 했다. 초반에 부산 영화진흥원의 독립영화 파트에서 함께 하고자 하셨고, 그래서 그렇게 공간을 구성했다. 각 지점마다 특성이 있다.
정: 중구 을지로점은 호텔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김: 그렇다. 방의 크기는 비슷하다. 기존의 건물을 리모델링한 거라 화장실이 좀 여유 있는 편이다.
장: 크리에이터 타운 서교가 새롭게 문을 열었다. 300가구인데.
김: 300가구 중 장기입주를 위한 곳이 150실이다. 장기입주는 한달 이상을 말한다. 룸 타입은 세 가지 중 택할 수 있다.
정: 비용은 어느정도 되나.
장: 새 건물에 규모도 있고 하니 비쌀 것 같다는 생각들을 하는 것 같은데.
김: 이곳은 전기료 등의 유틸리티를 포함해 한달에 100만원이다. 보증금은 디파짓 개념으로 두 달치를 선납한다. 오피스텔 보다는 저렴한 포지션이다.
크리에이터 타운 서교
정: 공간의 특징은 무엇인가.
김: 이곳은 화장실을 컴팩트하게 만들었지만 각 방의 욕실에 작은 욕조를 두고 있다.
장: 여성 등 다양한 사용자들의 니즈를 파악한 것 같다.
정: 건축을 전공해서인지 소비자들의 공간에 대한 니즈를 정확히 읽은 것 같은데.
장: 개인공간을 최대한 타이트하게 좁히고 공유주방, 공유 작업공간 등 많은 공간을 공유공간으로 만들었다.
정: 롯데호텔과도 협약을 맺었다.
김: 최근까지 에어비앤비를 통해 단기 입주자를 받았는데, 이제 판매채널을 좀 늘려보려고 한다. 롯데가 주주라 롯데호텔 세일즈망을 통해 도움을 받고자 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를 할 수 있도록 협약을 맺었다.
로컬스티치 통영
정: 지역의 지점들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나.
김: 세종시와 통영에 지점이 있다. 여관 정도 사이즈에 20객실 정도를 갖추고 있다.
정: 기존의 건물을 리모델링한건가.
김: 세종시 지점은 세종시에서 보유하고 있던 여관을 세종시에서 리모델링하고 우리가 운영하는 형태다. 통영은 원래 극장이었던 곳을 개조해서 숙박시설로 만들었다. 극장이었기 때문에 공간 자체가 무척 특이하다.
정: 지역 선정은 어떻게 하나.
김: 주로 범 홍대지역과 남산, 시청 근처에 지점이 가장 많지만 어느 특정한 곳에 집중하진 않는다. 사용을 하지 않는 오래된 건물들이 많아서 그곳들에 지점을 많이 냈다. 주로 부동산의 의뢰를 받아 지역을 확정하는데, 부동산 가치 대비해서 수익이 덜할 때 우릴 찾아오신다.
크리에이터 타운 서교
정: 공용공간이 넓다. 아티스트 콜라보나 공연, 전시 등을 시도하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김: 공용 주방이 있는 이곳의 공용 공간은 총 150평 정도가 된다. 지점마다 각각 공용공간을 넓게 갖고 있는 편이다. 현재 전시, 아티스트 협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각 지점들에 팀이 따로 있어서 아티스트 콜라보, 굿즈 제작, 전시 개최 등을 하고 있다. 입주자들도 콜라보를 희망한다. 무언가 하고싶어서 그 용도로 입주하시는 프리랜서나 개인 브랜드들이 많다. 소공동 지점에선 세미나가 주로 많이 열린다.
정: 공간을 함께 활용하면서 브랜드를 알리고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장: 이 공간이 다른 공간보다 실험적인 것은 반려동물 입주허가 부분이다. 이점이 참 재미있다. 반려동물의 입주를 허가했더니 1/3정도가 반려동물 소유주였다고.
김: 문의자 3명중 1명은 반려동물이 있다.
장: 당연한 현상이라고 본다. 대부분 싱글이고 객지 생활을 하는 이들이다. 뉴욕하고 마찬가지다. 이곳에 도그워커가 있어도 좋을 것 같다. 그 정도 규모면 반려동물 동물병원이 들어와도 된다고 본다. 그럼 주변에서도 그 공간을 이용할거다.
김: 애견 프렌들리 공간이다. 코워킹 스페이스, 주거공간 모두 반려동물을 데려올 수 있다. 오피스들은 대부분 반려동물을 한 마리씩 키우고 있다. 이곳에 입주해 계신 분들 중 많은 분들이 반려동물을 데리고 계시다. 지하2층엔 따로 애견 목욕탕을 마련했다.
장: 바로 그런 부분이 일반 비즈니스 코워킹 스페이스와 다른 지향점이다. 입주구성비는 어떤가.
김: 내국인의 입주를 받기 시작한지 3주밖에 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외국인의 비율이 높았다가 점차 내국인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는 반반 정도이다.
정: 입주자들의 교류 기회는 많나.
김: 교류가 편하게 이루어진다. 우리가 호스팅을 하기도 하고 입주민들이 직접 하기도 한다.
장: 시설들은 다 입주가 된 상태인가.
김: 밀키트 업체와 레스토랑이 들어올 예정이다. 젊은 친구들이 창업하는 요식업 팀과 로버트를 이용한 커피숍이 들어오게 된다.
정: 현금회수율도 중요할 것 같은데.
로컬스티치 약수
김: 미수가 많진 않다. 사업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한 두건에 그친다.
정: 경쟁사가 있나.
김: ‘코리빙’이라는 키워드로 투자유치하고 있는 곳들이 있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브랜드도 있다. 요즘엔 서울이 상대적으로 워낙 괜찮은 도시로 인정을 받고 있어서 해외에서도 진출하려고 하는 기업들도 있다.
장: 해외에서 진출하는 부분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정: 슬로건이 ‘창의적 도시생산자들의 워크앤라이프 커뮤니티’다. 어떤 개념인가.
김: 그간 꽤 오랫동안 ‘크리에이터’라는 단어를 썼는데 크리에이터라는 말이 언젠가부터 ‘유튜버’를 지칭하는 말로 생각되는 경향이 생겼다. 난 크리에이터라는 말이 크리에이티브한 결과를 내는 모든 직종을 일컫는다 생각한다. 도시농부도 다 포함되는 말이다.
이러한 의미를 다 표현할 단어를 찾다 도시 안에서 생산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기 위해 소비자의 반대인 ‘생산자’라는 워딩을 만들었다. 우린 이러한 사람들이 앞으로 더 많아질 거라 생각한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 장성환 203 인포그래픽연구소 대표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
사진제공_ 로컬스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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