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14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최근의 미술 시장 - 특히 회화분야 - 에서 미디어아트는 다른 미술 분야와는 작품 소장의 의미가 다른 장르이기 때문에 - 회화작품처럼 거실 벽에 걸어두거나 조각작품처럼 장식을 할 수 없는 - 관심이 높지 않다. 자칫 편식할 수 있는 미술 시장에 반가운 소식이 있으니, 국내 유일의 미디어아트 전문 미술관인 아트센터 나비의 주최로 미디어아트와 디지털 문화 축제인 P.Art.y (People, Art& Technology)가 열린다는 것이다.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남산 드라마센터에서 열리는 P.Art.y 2007 페스티벌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네트워크 혁명, 뉴미디어 예술과 일상 공간의 만남을 주제로 하였다.
취재 │ 권연화 기자 (yhkwon@jungle.co.kr)
이제는 휴대폰과 인터넷이 없는 삶은 상상이 되지 않는 시대에 살면서 네트워크 테크놀러지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관람객들이 이를 새로운 예술적 경험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P.Art.y 2007이 지향하는 바이다.
기존의 영상을 틀어주는 전시 위주였던 미디어아트 행사에서 벗어나 현장성을 살린 라이브 공연, 관객 참여 등을 이끌어낼 계획이라는 점에서 P.Art.y 2007 페스티벌은 차별화가 된다. 남산 드라마센터의 대극장, 소극장, 야외무대, 세미나실 등에서 라이브 공연, 미디어아트 퍼포먼스, 전시, 워크숍, 세미나, 영상상영 등이 다채롭게 펼쳐질 예정이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선보이는 주요 공연들은 미디어아트뿐만 아니라 건축, 디자인, 음악, 무용 등 다양한 예술의 경계와 하이브리드를 실험하는 아티스트들이 초청되었다. 탱고와 힙합, 재즈와 현대음악을 넘나드는 사운드와 영상의 즉흥 퍼포먼스를 선보일 sOo’s College(계수정 외)와 서효정, 직접 제작한 독특한 악기와 장치로 공연하는 일본의 메이와뎅키(Maywa Denki), 스케이트 보드와 사운드를 결합한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코비 반 톤더(Cobi van Tonder) 등이 초청되었다.
아트센터 나비에서는 이번 P.Art.y 2007 페스티벌과 함께 9월 한달간 건축과 사운드, 빛을 결합하는 수준 높은 인터랙티브 설치작업으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에드윈 반델 하이드의 특별전도 열린다. 그의 작업은 종종 매체 자체의 성격을 재정의 하거나 그 경계를 실험하는 것으로 전통적인 의미의 사운드 아트 혹은 미디어 아트라는 용어 하나만으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1989년 직접 수제작한 센서 기반의 악기로 퍼포먼스를 시작했던 반 델 하이드는 공간과 인간의 감각 작용 자체를 일종의 악기나 도구로 접근하는 라이브 공연뿐만 아니라 사운드 설치, 인터랙티브한 환경 등으로 작업의 범위를 넓혀왔다. 특히 네덜란드 건축 스튜디오 NOX 와 공동 작업한 Son-O-House (2004), Whispering Garden (2008 완공 예정) 등을 통해 인터랙티브 건축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아트센터 나비에서는 이번 P.Art.y 2007과 함께 ‘네트워크 퍼포먼스’라는 주제로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진행된 P.Art.y 국제공모전의 수상작을 발표했다. 국내외 총 160여 점의 작품이 지원하였으며, 미디어아트, 네트워크 퍼포먼스 분야의 최고 권위자 5명으로 구성된 국제 심사위원단에 의해 지난 한 달간 평가가 이루어졌다. 네트워크 테크놀러지를 새로운 시각으로 읽어낸 공모전 수상작들은 P.Art.y 2007 페스티벌에서 관람할 수 있다.
대상작은 카이스트 박사과정 재학 중인 손동관, 황주선 씨의
<文者 (sms by humans)>
로 선정되었다. 이 작품에서는 문자를 보내고 그 메시지를 읽어내며 의미를 파악하는 일련의 과정이 관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게임 퍼포먼스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또 다른 당선작에는 이준, 장선균, 이효섭이 제안한
<믹스플로어 (mixplore)>
가 선정되었다. 이 작품은 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하는 행위를 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딩에 비유한 것으로, 여러 음악적 요소를 새롭게 믹싱하는 모습을 퍼포먼스로 구현한다.
믹스플로어>
文者>
미디어아트와 DJ/VJ의 파티가 야외 무대에서 마련되어 누구나 디지털 문화예술을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디지털 예술분야가 어렵다고 생각했다면 이번 P.Art.y 축제에 참여해보자. 세계적인 뮤지션이자 미디어작가인 DJ 스푸키, DJ 쿠마, DJ Soulscape 등 널리 알려진 아티스트들이 단순히 춤을 위한 클럽음악에서 벗어나 디지털 세상의 아이콘으로서 진정한 리믹스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라이브 공연을 펼친다.
P.Art.y는 사람과 예술과 기술이 만나 소통하는 분야인 미디어아트를 일상에서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