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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인터뷰] 지역 정체성 확립하는 콘텐츠 ‘세종학’, 대전세종연구원 이재민 책임연구위원

2024-03-11

우리나라 중심에 위치한 행정중심도시 세종시는 조선시대 최고의 성군 세종을 기리는 도시로, 한글 창제를 통해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한 세종대왕의 정신을 이어받아 지역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고자 한다. 

 

이러한 세종시에서는 세종의 지역학인 ‘세종학’이 연구되고 있다. 2012년 세종시가 출범하면서 논의되기 시작한 세종학은 세종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인물, 지리, 역사 등에 대한 연구와 가치 발굴을 통해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추진이 됐다.  

 

세종학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통한 세종학의 가치 실현을 위해 세종시는 2021년 2월 대전세종연구원 내에 대전세종지역학연구센터를 개소했고, 2024년 2월 대전과 세종으로 분리되어, 세종지역학센터로 개설되었다. 앞으로 세종지역학센터에서는 세종시 정체성 구현을 위해 지역학적 관점에서의 연구활동을 진행하고자 한다.  

 

 

 

대전세종연구원은 대전과 세종, 두 도시의 성장과 시민 행복을 위한 정책 연구를 위해 대전시와세종시에서 출현을 해서 만들어진 기관으로, 도시계획·건축·환경·경제·행정 등 도시를 구성하는 총체적인 분야에서 정책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이 가운데 세종시를 담당하고 있는 세종연구실에서는 세종시정의 공약과 현안 등 이슈를 다루는 연구에서부터 일반적으로 도출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이재민 책임연구위원은 대전세종연구원에서 세종시의 문화정책 연구와 함께 세종학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문화인류학으로 학부와 석사를 마쳤고, 문화콘텐츠로 박사를 마친 그는 “인류학이 지역의 문화원형에 초점이 있다면, 콘텐츠는 수요자의 측면에서 문화를 활용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말한다. 

 

이재민 책임연구위원

 

 

그는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문화예술·문화유산·콘텐츠 산업 등의 진흥과 활용에 문화정책 관한 연구, 지역의 정체성을 구현하고 정립하기 위한 세종학이라는 지역학 연구, 관광정책 등이다. 그 안에서 세종시문화콘텐츠산업 육성방안, 세종학 정립을 위한 기초 연구, 세종시 한글사랑거리 조성·운영 방안, 세종전통문화체험 기획·운영, 세종학 비전체계와 추진전략 고찰 등에 관한 구체적인 연구를 펼쳐오고 있는 이재민 책임연구위원으로부터 콘텐츠로서의 세종학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재민 책임연구위원은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위원회 전문위원, 콘텐츠문화학회 편집위원장, 인문콘텐츠학괴, 글로벌문화콘텐츠학회 대외협력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세종캠퍼스 겸임교수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Q. 어떤 연구를 하나. 


문화정책 연구와 함께 '세종학'이라는 이름의 지역학 연구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서울학, 대전학, 대구경북학 등 이미 많은 지역에서 지역학을 대학교 또는 연구원 등과 같은 기관에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역학은 각 지역의 정체성을 구현하고 정립하기 위한 단초를 마련하기 위한 연구인데요, 1990년대 초반 지방자치제가 시작하면서 각 지역이 가진 특수성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고, 이러한 관심을 통해 지역학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Q. 세종학에 대해 설명한다면. 


세종학은 세종시의 정체성을 구현하고 정립하기 위한 지역학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 세종시는 2012년 출범 이후 2030년을 목표로 현재에도 건설되고 있는 지역입니다. 즉, 완전한 도시의 완성을 위해 문화적 정체성의 담보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는 연구라고 보시면 됩니다. 세부적으로는 지금까지 세종학은 정책연구 외에도 세종학 세미나 개최, 세종학 총서 발간, 세종학 포럼 개최 등의 활동으로 시민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한글사랑거리 (사진제공: 세종시)

 

한글상징조형물 (사진제공: 세종시)

 

 

Q. ‘한글사랑거리’ 조성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세종시는 신생도시 답게 지역의 정체성을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그 매개가 바로 한글입니다. 그래서 한글문화도시로 작년 대한민국 문화도시에 선정되었고, 올해부터 예비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글사랑거리는 세종시가 한글을 진흥하기 위한 하나의 정책적 일환으로 추진한 테마거리 조성사업인데요, 세종시 한솔동 내 한글을 주제로 하는 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떠한 비전과 방향성, 전략을 가져야할까 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Q. 이러한 세종 관련 연구들의 목적은 무엇인가.


주로 지역의 정체성을 구현하기 위한 단초를 마련하거나,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 문화예술 향유 토대를 구축하는 등의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사실 이러한 연구의 최종 목적은 단기적인 경제활성화 보다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공동체 회복, 그리고 우리 세종시민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한 것이겠지요.

 

2023 세종학포럼 '미래전략도시 세종과 한글' 포스터 이미지 

 

 

Q. 연구가 갖는 의미와 가치는.


정책연구 현장에서 문화의 비중은 현실적으로 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문화는 정량적인 성과가 단기적으로 도출되는 연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진행하는 연구는 장기적인 지원이 있어야 하고, 추진 주체의 선순환 체계가 갖춰질 때 빛을 발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연구수행을 통해서 우리의 문화적 정체성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에 가치와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세종시는 8, 90% 이주민들이 정착한 도시입니다. 따라서 세종시민이라는 소속감, 애향심 등이 부족할 수 있겠는데요, 이러한 이주민을 바로 거주민으로 만들 수 있는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재민 책임연구위원

 


Q.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올해 저는 저희 연구원 내에서 세종지역학센터를 출범하여 제가 센터장을 맡았습니다. 이를 통해 세종학에 관해 전문성을 드높이고자 하고, 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지역학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문화정책 분야에서는 장애예술인 지원에 관한 연구, 조치원 비행장 이전 부지 활용에 관한 연구 등을 맡아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세종대왕 탄생지인 세종마을(종로구 통인동)과 세종시가 함께 협력하면 시너지가 날 것 같은데.


조금 올드하긴 하지만, 행정체계의 협력관계를 위한 MOU를 진행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지역 자치단체 간 MOU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저희 세종지역학센터와 세종이야기전시관, 세종마을협의회 등 민간단체간 MOU도 추진해 볼만 하다고 여겨집니다. MOU 이후 연계할 수 있는 세부 내용을 공유하고 논의를 통해 기본계획을 수립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단편적으로는 세종학포럼이나 세미나 등의 장소를 통인동에서 진행해도 좋을 것 같고, 통인동에서 진행하고 있는 여러 행사들을 세종시에서 진행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세종시에 세종대왕과 관련된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소가 있을까.


세종시 전의면에는 전의초수가 있습니다. 세종대왕이 이 물로 눈을 씻은 이후, 그간 괴롭혔던 안질을 치료했다는 이야기가 세종실록에서도 기록되어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세종대왕의 충신이었던 김종서 장군의 묘가 현재 성역화 사업을 통해 김종서 장군 역사테마공원으로 조성되고 있습니다. 또한 성삼문의 사당인 ‘문절사’가 세종시 금남면에 위치하고 있어 해마다 불천위 제사를 지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박팽년의 할아버지인 박안생의 묘가 전동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장소의 현대적·창조적 스토리텔링 방안을 통해 충분히 이야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지금껏 역사적 장소를 얘기했지만, 굳이 억지스러운 연계는 피해야할 것입니다. 왜냐사면 세종시는 도시의 이름부터 ‘세종’으로 국민 공모를 통해 지어진 곳이고, 앞으로 대한민국의 행정수도로서 가능성이 큰 곳이기 때문에 이 같은 사실만으로도 세종대왕과 충분히 연계 할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세종시에서는 다양한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Q. 세종을 더욱 널리 알리고 문화콘텐츠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선 어떤 일들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할까.


시민들이 다가가기 쉬운 스토리텔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다양한 공간(Space)이 장소(Place)로서 거듭날 수 있으며, 세종대왕의 이야기를 활용한 캐릭터 개발, 그리고 다양한 매체와 결합된 다채로운 콘텐츠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사실 제가 문화인류학을 공부하다보니 현장연구가 몸에 습관처럼 베어 있습니다. 현장에 사는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 사람들의 입장에서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연구방법을 지속적으로 적용할 예정입니다. 더욱이 제가 맡고 있는 문화정책과 세종학은 많은 시민들의 공감이 있어야 되고,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소통이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더욱 현장연구를 통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며, 실제적인 대안과 정책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이재민 책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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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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