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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포커스 인터뷰] 지속가능한 소재 옻칠에서 미래를 위한 가능성 찾아, 큐레이터 로사나 올란디 & 니콜레타 부르뇨니

2024-05-28

얼마전 밀라노에서 열린 ‘DBEW전’은 한국 옻칠 디자인의 혁신성을 선보이면서 디자인 강국인 밀라노뿐 아니라 전세계에 한국 옻칠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알렸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을 포함해 지난 5월 5일까지 ADI 뮤지엄에서 진행된 전시는 세계 각국의 디자인 관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밀라노 ADI 뮤지엄에서 열린 'DBEW 2024'  전시 전경

 

 

동양과 서양을 넘어서는 한국의 미학을 제시하는 DBEW는 ‘Design Beyond East and West’를 의미하는 것으로, ‘DBEW전’은 국민대학교 동양문화디자인연구소(Oriental Culture & Design Center, 이하 OCDC)에 의해 기획됐다. 옻칠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며 생활 가구의 중요한 미래소재로 제시한 이번 전시에서 선보여진 옻칠 가구들은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옻칠 기법과 방식으로 제작돼 옻칠에 대한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했다. 

 

‘전통 소재로서의 옻칠’에만 가두어져 있던 옻칠에 대한 선입견을 완전히 새롭게 확장시킨 이번 전시는 세계를 무대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밀라노 현지의 디자인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옻칠만이 구현할 수 있는 아름다운 미감과 자연과 인간에 해롭지 않은 친환경성은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미래 소재로서의 가능성에 주목하게 했다. 밀라노의 디자인 리더들은 바로 이번 전시가 제시한 옻칠의 확장성과 미래소재로서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밀라노 ADI 뮤지엄에서 열린 'DBEW 2024'  전시 전경

 

 

뿐만 아니다. 그동안 주로 ‘공예’ 분야에만 머물러오던 옻칠은 이번 전시에서 생활 소품이나 장식적이 기능을 지닌 오브제를 넘어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모던한 가구로서 제시됐다. 전시장에 펼쳐진 대형 테이블은 단순히 옻칠을 장식적 요소로 적용한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모듈화를 통해 조립된 가구로, 옻칠이 좀 더 확장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단순히 장식적인 요소를 통해 공예를 표현한 것이 아니라 한국의 전통 기법을 통해 현대인들이 원하는 소재와 기능을 갖춘 가구를 탄생시킨 것이다. 

 

이러한 여러가지 미래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지닌 옻칠 가구에 대해 세계적인 디자인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감탄했고 찬사를 보냈다. 그들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이에 디자인정글은 현지에서 직접 그들을 만나 인터뷰하기로 했다. 

 

 

 

'DBEW 2024' 전시 작품들

 

 

인터뷰 기사는 총 3가지 파트로 나뉜다. 세계적인 큐레이터로 전세계 디자이너들이 선망하는 로사나 올란디와 로사나 갤러리의 니콜레타 브루뇨니 관장과의 인터뷰, 밀라노 디자인계에서 큰 역량을 차지하고 있는 ADI뮤지엄 밀라노의 루치아노 갈림베르티 회장, 그리고 밀라노의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의 인터뷰로 구성된다. 

 

첫번째로 로사나 올란디 & 니콜레타 브루뇨니의 인터뷰 내용을 전한다. 지속가능성에 주목하는 로사나 올란디는 미래를 향한 지속가능한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로사나 올란디는 이번 전시에 두 번이나 발걸음을 했고, 전시작품들에 대한 컬렉팅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로사나 올란디는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한 소재로서의 옻칠의 면모에 큰 중점을 두었고, 현대적 가구 디자인에 적용이 된 옻칠을 높이 평가했다. 

 

'DBEW 2024' 폐막식에 참석한 로사나 올란디

 

'DBEW 2024' 폐막식 

 

 

그녀는 세라믹에 대해 언급하며 세라믹 역시 폐기시 환경적인 문제를 야기한다고 밝히면서 옻칠이 지닌 자연적인 특성, 지속가능성에 대해 더욱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말했다.  

 

DBEW 인터뷰 ①_로사나 갤러리 큐레이터 로사나 올란디(Rossana Orlandi) & 관장 니콜레타 부르뇨니(Nicoletta Brugnoni, Rossana Orlandi Gallery) 

 

로사나 올란디와 로사나 갤러리 니콜레타 브루뇨니 관장

 

 

Q. 지속가능성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신데요, 이번 전시가 이 문제에 대해 어떤 답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로사나 올란디 : 우리에게 지속가능성은 지금 해결해야하는 모든 개념의 기초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우리도 우리 갤러리의 니콜렛따 부르뇨니 관장과 함께 ‘RoGUILTLESSPLASTIC’ 프로젝트를 탄생시킨 바 있죠.

 

니콜레타 부르뇨니 : 지속가능성은 다각적인 책임을 말합니다. 디자인을 기획하는 과정과 이를 구현하는 제작과정, 확산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한 책임인 것이죠. 결국 디자인은 디자인에 수반된 메세지에 관한 것입니다. 

 

로사나 올란디 : 그런 면에서 이번 전시에서는 옻칠이라는 지속가능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옻칠이라는 자연 소재와 그 고유의 특성은 나무뿐 아니라 유리, 메탈 등 다양한 소재와의 결합으로도 확장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니콜레타 부르뇨니 :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의 ‘옻칠’을 알게 되었는데, 그 지속가능성과 소재로서의 확장성에 놀랐습니다. 이를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소재에 생명을 연장해준다고 해야할까요?

 

로사나 올란디와 니콜레타 브루뇨니

 

 

Q. 이번 전시는 지속가능한 천연소재인 옻을 현대 생활 가구의 주요 소재로 제시했습니다. 동서양이 모두 공감하면서 소장하고 싶어하는 옻칠의 디자인이 대중화되려면 무엇이 더욱 강조되어야 할까요?


니콜레타 부르뇨니 : 옻칠은 알면 알수록 굉장히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방부성과 내열성이 강한 소재를 나무라는 완전히 자연적인 소재에서 얻어내는 동양의 지혜에 놀랐습니다. 

 

로사나 올란디 : 이런 매력적인 옻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대중화하기 위해서는 세계의 디자이너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해 홍보해야 합니다. 

 

로사나 올란디와 니콜레타 브루뇨니

 

 

Q. 이번 전시에서는 작업 전과정에 있어 한국의 공예 명장들과 현대사회의 디자인을 이끌고 있는 디자이너 간의 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지속가능성을 지닌 한국 전통 옻칠의 가치와 현대 가구 디자인과의 협업에서 어떤 가능성을 보셨나요?


니콜레타 부르뇨니 : 그야말로 ‘DEBW, Design beyond East and West’라 생각합니다.

 

로사나 올란디 : 옻칠은 가구의 칠에만 국한되어서는 안된다. 더 널리 사용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환경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세라믹 폐기 문제 같은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옻칠은 재사용이 가능해 지속가능성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소재로서 개성도 있죠. 자연에서 온 소재라는 점이 정말 중요한 점입니다. 

 

로사나 올란디와 니콜레타 브루뇨니

 

 

Q. 이번 전시에서 소개된 가구들의 새로운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또한, 이전 가구들과의 차이점은 무어라 보시나요?


로사나 올란디 : 놀라운 비주얼입니다. 가구 자체의 디자인도 그렇지만 자연 소재인 옻칠만이 구현해낼 수 있는 깊이있는 컬러감도 남다릅니다. 미끄러지듯 벨벳처럼 부드러운 촉감은 정말 높이 평가합니다.

 

Q. 글로벌한 관심을 끌 만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로사나 올란디 :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협업하는 것, 올바르게 해석해 퍼뜨리는 것, 이 DEBW전시의 정신을 세계의 디자이너들과 한국의 장인들 사이에 교류하게 하는 것이라 봅니다. 

 

니콜레타 부르뇨니 : 왜냐하면 한국의 전통을 갑자기 받아들이는 것이 쉽게 당장 되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전통 옻칠은 실로 놀랍습니다. 이러한 교류를 통해 옻칠이 지닌 다양성과 장점들이 널리 알려지길 희망합니다.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통역 및 현지 진행_ 노영아(Young ah Roh)
사진제공_ OC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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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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