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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포커스 인터뷰]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공간 화담채의 이야기

2024-06-03

살아있는 자연과 숲의 아름다운 모습을 만끽할 수 있는 화담숲은 LG 상록재단이 공익사업의 일환으로 설립, 운영하는 수목원이다. 2006년 4월 조성승인을 받아 약 5만평에 조성, 2013년 정식 개관했다. 16개의 테마원과 4,000여 종의 국내 자생식물 및 도입식물이 전시돼 있는 이곳은 멸종위기 동식물 복원을 통해 자연 속에 자리잡게 하는 생태계 복원을 목표로 한다. 

 

화담채 (사진제공: LG 상록재단)

 

 

화담숲의 첫번째 테마원 화담채가 지난 3월 문을 열었다. 화담숲을 보다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조성된 이곳은 화담숲의 이야기를 새로운 시선으로 풀어낸다. 화담숲의 ‘화담(和談)’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공간인 화담채에서는 일년 내내 담소가 끊이지 않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화담채 (사진제공: LG 상록재단)

 

 

화담채의 면적은 530평. 지형의 고저차를 매끄럽게 연결하는 ‘오브제 계단’을 시작으로 펼쳐지는 공간에는 미디어아트관 ‘별채’, 메인건물 ‘본채’ 그리고 두 공간을 연결하는 ‘뜰’과 ‘옥상정원’이 자리하고 있다. 자연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한국 전통가옥의 짜임새와 소재, 기술을 적용하고 현대적인 요소를 더해 공간의 의미를 확장한 화담채는 자연과의 조화를 통해 자연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나누며 다양한 작품을 통해 사람과 예술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숲의 이야기들을 전한다. 

 

본채의 공간은 ‘마당’, ‘곳간’, ‘사랑’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곳에서는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종으로 등재, LG상록재단이 복원에 힘써온 황새의 날개를 형상화한 서까래와 함께 한지로 바른 벽, 콩기름을 바른 장판, 대청마루 등을 통해 한옥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화담채의 곳곳에서는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예술가의 시선으로 담아낸 숲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화담숲의 사랑채이자 예술 감상과 담소, 사유의 시간을 제공하는 특별한 공간 화담채의 이야기다. 

 

INTERVIEW_ LG 상록재단 김용미 책임

 

LG 상록재단 김용미 책임

 


Q. 화담채는 어떤 공간인가.


화담채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꿈꾸는 LG상록재단의 철학이 담긴 공간이자, 화담숲의 테마원으로 화담숲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환대의 공간, 쉼의 공간이며 소통의 공간입니다. 

 

화담채를 찾는 분들이 친한 친구의 집에 방문한 것처럼 편하게 즐기시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화담채의 내부 공간은 한국 전통가옥의 구조의 이름을 착안하여, 별채(미디어아트관), 본채(메인 문화공간), 뜰, 마당, 곳간이라고 칭하였습니다. 

 

화담채 본채 (사진제공: LG 상록재단)

 


화담숲의 ‘사랑채’라는 의미를 가진 화담채는 지형의 고저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오브제계단’과 별채(미디어아트관)와 본채(메인 문화공간)를 연결하는 공간 ‘뜰’ 그리고 ‘옥상정원_INFINITI PUUL’이 있습니다.  

 

옥상정원 (사진제공: LG 상록재단)

 

 

본채 내부에는 툇마루와 상록재단이 복원에 힘써온 멸종위기 생물인 황새의 날개를 본뜬 서까래가 펼쳐진 한옥 구조의 ‘사랑’이라는 라운지 공간과, ‘옥상정원’에서는 끝없이 펼쳐진 POOL이 아닌 주변에 둘러 쌓인 산과 맞닿아 있는 듯한 풀(PUUL)이 끝없이 펼쳐진 장관을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화담채에는 숲에 있는 나무, 돌, 꽃, 새, 물고기, 곤충 등 화담숲의 이야기를 작가들의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화담채, 뜰, 최병훈 <물의 명상 2023> (사진제공: LG 상록재단)

 

화담채, 별채, 미디어아트 (사진제공: LG 상록재단)

 

 

자연의 원초적인 힘과 아름다움을 시각화해준 최병훈 작가의 <물의명상2023> 은 ‘뜰’에 자리하고 있으며, ‘별채’에서는 화담숲의 사계절을 학습한 LG의 생성형 AI 엑사원 아틀리에가 만들어낸 <THE NEW HWADAMSUP>과 화담숲에서 볼 수 있는 야생화를 작품화한 이희원 작가의 <플라워(FLOWER)>가 상영되고 있습니다.
 

화담채, 본채, 이태수, <스톤컴포지션> (사진제공: LG 상록재단)

 

화담채, 본채, 이석, <Wavy Forest> (사진제공: LG 상록재단)

 

 

또한, ‘본채’에서는 자연의 역학적 모순을 담아낸 이태수 작가의 <Stone Composition 039>, 민물고기 12종을 만날 수 있는 이석 작가의 인터렉티브 미디어 아트작품인 <WAVY FOREST>, 정교한 기계미를 뽐내며 날개짓을 하는 새를 표현한 키네틱 아트 작품인 정우원 작가의 <새(The Bird)>, 운무에 둘러싸인 화담숲의 산세를 표현한 전아현 작가의 <심산 화담의 초상>이 함께 어우러져 있습니다. 

 

Q. 어떻게 기획됐나. 


화담숲은 2013년 개원을 이후로 새로운 볼거리에 대한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고 화담숲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과 여정을 제공하며 좀더 다양한 연령대에게 사랑받는 수목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자연과 어우러지는 예술 공간을 통해 남녀노소 모두가 숲을 보다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친 일상으로부터 쉼과 힐링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자 아름다운 추억과 이야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자연과 건축물이 잘 어우러지게 만들어야겠다”였습니다. 특히, 이 공간은 훌륭한 각계 전문가분들을 모시고 1085일을 쉼없이 달려왔습니다. 각기 다름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자연을 찾는 분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더해 주면서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화담숲이라는 수목원의 가치에 더 좋은 가치를 얹는다는 생각에 중심을 두었습니다. 

 

Q. 다른 미술관과의 차별점이 있다면.


일반적으로 미술관은 작가의 작품이 중심인 공간이라고 보신다면, 화담채는 자연과 작품이 함께 어우러져 매 계절마다 지루하지 않게 감상하실 수 있는 열린 문화공간입니다. 화담채는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통로이자, 자연이 품은 철학과 그 이야기를 예술작품으로 풀어놓은 공간입니다. 

 

Q. 어떤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나.


자연과 인간을 이어주는 공간이길 바랍니다. 방문하시는 분들이 단순히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숲을 거니는 것 이상의 특별한 문화적 경험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시길 바랍니다. 


자연이 지키고 가꿔야 할 자산이라는 것을 체험하는 시간과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고 있습니다.

 

위치적으로도 도심에서 50여 분이면 달려올 수 있는 거리에 있는 곳인만큼 가족 또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빠른 일상의 가쁜 호흡을 내려놓고 잠시라도 쉬어 갈 수 있는 쉼터이자, 자연에서 치유하고 또 그 에너지로 새로운 내일을 살아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INTERVIEW_ ㈜플랫폼 아키텍츠 홍재승, 최수연 소장


플랫폼 아키텍츠 홍재승 소장 (사진: 성필관)

 

플랫폼 아키텍츠 최수연 소장 (사진: 성필관)

 

 

Q. 화담채 건축설계를 할 때 어디에 주안점을 두었나.


홍재승 소장: 화담숲은 자연환경과 생태계에 관심이 남달랐던 故 구본무 회장님의 자연사랑과 그 철학으로 조성되고, 직접 가꾸어진 숲입니다. 화담숲의 ‘화담’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다’라는 의미로, 인간과 자연이 교감할 수 있는 생태 공간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뜻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은 숲에서 봄은 수선화 정원, 가을의 단풍, 소나무 숲으로 교감하게 하고, 생태계의 남다른 관심은 한국의 민물고기, 한국의 새라는 책을 발간하여 탐조, 탐어를 할 수 있는 지식의 배경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홍재승 소장의 스케치 (사진제공: 플랫폼 아키텍츠)

 

 

이번 화담채 설계는 완성된 단일 건물인 물리적인 공간으로 한정되기 보다 매표소에서부터 시작하여 숲으로 들어가기 전 여정 동안 호흡하는 모든 것들이 화담채라는 존재로 인식되기를 바랬습니다. 또한 자연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접하고 인식하게 하는 매개하는 공간이 되게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였습니다. 

 

ⓒ 홍재승 (사진제공: 플랫폼 아키텍츠)

 

ⓒ 조용철 (사진제공: 디자인스튜디오 이레)

 

 

Q. 화담채 건축물의 특징은 무엇인가.


최수연 소장: 화담채 여정의 시작은 매표소, 오브제 계단을 통해서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씨앗을 형상화한 매표소와 소나무 숲길을 은유하고 있는 오브제계단은 송판무늬 흙색 노출콘크리트를 적용하여 굳건한 암석위에 푸르른 소나무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화담채의 존재와 공간의 주제성을 소나무 언덕의 오브제 계단을 통해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브제계단의 끝에서 만나게 되는 나무와 식재들의 배경이 되는 캔버스 역할을 하는 건축이 됩니다. 

 

건축은 자연의 배경으로 존재하며 자연을 드러나게 하는 배경이 됩니다. 전시의 시작은 화담채의 별채(미디어관) – 뜰과 화담채 본채 건물로 이어지며, 화담숲의 꽃, 바위, 물고기, 새, 산수를 주제로한 전시를 보게 됩니다. 옥상정원은 넓은 하늘을 향해 열려 있습니다. 건축물은 자연을 교감하게 하는 하나의 장치로써 작동됩니다.   

 
 

 

ⓒ 홍재승 (사진제공: 플랫폼 아키텍츠)

 

ⓒ 조용철 (사진제공: 디자인스튜디오 이레)

 

ⓒ 홍재승 (사진제공: 플랫폼 아키텍츠)

 

 

Q. 다른 미술관과 차별화를 위한 포인트가 있다면. 


홍재승 소장: 자연을 은유하기 위한 건축의 조형들은 전시의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방문객의 산책 속에 내외부공간이 반복되어 나오며 자연이라는 주제에 몰입하게 됩니다. 김재용, 조용철 조경가와의 협업을 통해 각 시점마다 식재 및 외부공간의 벽체 및 바닥재의 질감을 섬세하게 설계되었습니다. 

 

특히, 수공간은 외부 바닥 마감높이와 같은 수면을 만들기 위해 디테일적으로 많이 고심한 공간입니다. 이곳의 낙수 소리로 화담채는 오감의 공간이 되도록 하였습니다. 

 

ⓒ 조용철 (사진제공: 디자인스튜디오 이레)

 

ⓒ 조용철 (사진제공: 디자인스튜디오 이레)

 


Q. 방문객들이 공간을 통해 무엇을 느끼길 바라나. 


최수연 소장: 건축물은 무심히 지나치던 자연의 요소를 새롭게 인식하는 방식의 새로운 발견을 하게 만들고, 자연을 교감하게 하는 방식을 풍부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이 공간을 통해 느끼시 길 바랍니다. 

 

재료를 통한 자연과 환경을 반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로 사용된 콘크리트, 사비석, 동판은 시간을 통해 변화는 재료들입니다. 다시 말해 풍화되어 가는 것으로 건축물 자체가 시간성을 담는 것입니다. 제가 지금의 이 화담채 보다 내일의 화담채가 더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방문객도 이것을 느끼게 될 때 이 건축의 본질을 이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 홍재승 (사진제공: 플랫폼 아키텍츠)

 

 

Q. 어떤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나.  


홍재승 소장: 좋은 건축은 궁극적으로 일상화되는 것입니다. 특별함을 넘어서서 우리의 삶 속에 이 공간이 녹아들어가는 것이죠. 미술에 대한 이해도가 있고, 없고를 떠나 화담숲에 산책의 여정속에 화담채를 거쳐가면 됩니다. 한번 방문하는 곳이 아닌 계절별로 변화하는 모습을 즐겼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시간이 꽤 흘러서 소나무는 더 푸르르고, 건축물은 자연속에 아늑하게 들어 앉아 온화하고 공간으로 성숙하기를 바랍니다. 한국에 화담채 같은 주제중심 공간이 더 많이 만들어 지길 바라고, 따뜻한 공간이 사람들과 정답게 이야기 나눌 수 있고, 다시 찾고 싶은 공간이 된다는 것은 건축가에겐 무엇보다도 뜻깊은 것입니다. 

 

화담채 크래딧 
프로젝트 기획 및 주관_ LG상록재단 
프로젝트 관리 및 진행_ HSAD , 디앤오 
프로젝트 총감독_ 조기상  
작품 큐레이션_ 이네 아트매니지먼트
참여작가_ 최병훈, 이희원, 이태수, 이석, 정우원, 전아현
건축설계_ 플랫폼 아키텍츠
건축시공_ 자이C&A 
공간 설계 및 디자인_ 페노메노
실내시공_ 썸 이미지니어링
조명설계_ 이온SLD
조경_ 디자인스튜디오 이레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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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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