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5
종이는 무한한 변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종이로 세계 탐험의 길을 열어주는 작가가 있다. 페이퍼아티스트 이지희 작가다.
이지희 작가는 인쇄 매체를 다루는 디자이너로 회사 생활을 하면서 오랫동안 자연스럽게 다양한 종이를 접하고 다루어 왔다. 경쟁 PT를 위해 종이로 원가 컨셉 제안을 종종했던 시간을 통해 이지희 작가는 종이에 대한 테스트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 그녀는 본격적으로 더욱 많은 종이를 다루며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을 해왔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꼽히는 인천공한경제청 스톱모션작업은 이지희 작가가 초기부터 스토리진행 디렉팅을 하며 디렉터의 역할까지 한 작업으로, 두 건의 국제광고제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다.
서울시의 ‘다시세운프로젝트 2단계사업’으로 제작한 하이델베르크인쇄기 제작 작업은 이지희 작가가 개인적으로 무척 공을 들인 작업이다. 이지희 작가는 이 작업을 통해 실물의 인쇄기를 관찰하며 크라프트의 러프함, 블랙색상과 인쇄가공에서 볼 수 있는 박처리의 조화 등을 실험하기도 했다.
직접 도면을 만들고 종이를 접고 오리며 재단해 붙이는 작업을 하는 이지희 작가는 종이로 다양한 세상을 창조해낸다. 페이퍼아트의 매력에 대해 ‘무엇이든 만들고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을 꼽은 이지희 작가의 한계를 뛰어넘는 페이퍼아트 전시 ‘PAPER+JAM’이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오는 9월 22일까지 열린다.
이지희 작가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는 전북도립미술관
어린이들에게 여행을 통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계기를 경험시켜 주고자 마련된 이번 전시의 부제는 ‘Big Paper’s Travel on the Desk’로, 관람객은 책상 위에서 펼쳐지는 작은 상상력에서 탄생한 ‘Big Paper’와 책상 위의 도구들과 함께 세계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다. 종이를 통해 아마존의 밀림의 터널부터 시작해 아프리카 초원을 거쳐 이집트, 영국, 멕시코, 에펠탑, 극지방, 러시아, 일본, 중국, 독일 그리고 우주로까지 여행을 하게 되는 관람객은 상상력으로 이루어진 종이의 무한한 변신을 마주하게 된다.
이지희 작가
Q. 종이를 다루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촬영용 이미지는 상관이 없지만, 오랜 시간 동안 설치를 해야 하는 설치 조형물일 경우 습기에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꽃의 형태처럼 약간의 변형이 생겨도 눈에 띄지 않는 오브제라면 괜찮지만, 일명 ‘칼각’을 맞춰야 하는 구조물의 경우엔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변형이 생겨버립니다.
최근 5월 한달 간 전시가 이루어졌던 ‘현대키즈모터쇼’의 페이퍼 설치물을 제작하면서 그런 점을 극복하기 위한 테스트를 수차례 해보기도 했는데요, 조금씩 방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전시 전경
Q.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
공간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실측을 하고 비례대로 모델링 작업을 진행하는데요, ‘전시장 모양이 직사각형으로 나의 모니터와 책상이랑 닮아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네모난 책상에 네모난 모니터에서 스핑크스를 만들고 에펠탑을 세우고 계획대로 배치한다음 현실의 전시장에 확대를 해 그대로 배치를 한 셈이니까요.
세계여행의 오브제들이지만 조그만 내 환경과 소품들을 믹스해야 겠구나 생각을 한 거죠. 남극의 마스킹테입 미끄럼을 만들거나 잉크병이 엎질러져 아마존강을 이루고, 연필이 목도리 도마뱀이 되기도 하고요. 주 방문 층인 어린이들을 생각해서 작업했습니다.
전시 전경
Q. 전시에서는 다양한 특징들이 있는 여러 나라의 이야기들을 만나게 되는데.
메인 전시장에 들어가기 전에 공항 검색대를 통과해 아프리카 밀림터널을 시작으로 아마존, 이집트, 영국, 프랑스를 거쳐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나로호 우주여행까지, 태초의 자연부터 미래의 우주여행까지의 스토리로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그 외 전시와 연계하여 각 나라의 스탬프를 나만의 여권에 찍어보는 체험과 각 나라의 건축물과 문화적 상징물을 채색해 완성하는 팝업카드 만들기, 두루마리 종이에 그림을 그려보는 롤링페이퍼 그림 그리기 등의 체험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전시 전경
Q. 작업 노하우는.
장점이자 단점이 조직생활을 오래 했다 보니 상업적인 일에 최적화 되어있다는 점인데요, 일을 할 때 효율성이나 기동성이 강한 편이에요. 그 와중에 되도록이면 비슷한 일보다는 좀더 새롭고 숙제처럼 주어지는 일을 만나는 것을 선호합니다. 아무래도 헤매고 나면 저도 공부가 되니까요.
각 나라의 스템프를 나만의 여권에 찍어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Q.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어린이들이 종이(paper)로 가득 찬(jam) 미니어처 세계를 여행하는 컨셉의 전시로, 여행을 통해 다른 나라의 문화에 관심을 갖고 포용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지리적 제한과 관습적 차이를 넘어 거부감없이 간접적으로 세계를 여행하는 문화적 경험이 되었으면 합니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이지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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