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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디자인정글 시론] 공공기관 디자인 용역 입찰에는 은메달과 동메달이 없다?

2024-08-06

‘승자 독식’만 존재하는 공공기관 디자인 용역 입찰의 변화 필요

 

최근 열린 2024 파리올림픽을 지켜보면서 금, 은, 동메달을 획득하며 함성을 지르는 선수들의 환희와 올림픽 정신을 다시 한번 목격했다. 모든 참여자가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치고, 그 결과에 따라 1위뿐 아니라 2위, 3위도 각자의 노력을 인정받으며 시상대에 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디자인 업계의 입찰 경쟁 현실을 돌아보게 되었다. 왜 공공기관 디자인 용역 입찰에서는 '승자 독식'의 원칙만 적용되는 것일까? 왜 은메달과 동메달은 없는 것일까?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을 위해 AI 시대에 걸맞은 혁신이 절실한 지금, 우리는 은메달과 동메달에 해당하는 탈락 보상금 제도의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고자 한다.

 

 

 

 

공공기관 디자인 용역 입찰의 문제점

 

현행 공공기관 디자인 용역 입찰 제도는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입찰 과정에서의 비효율성과 불투명성, 정량적 평가의 불공정성 등은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 특히, 심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성과 높은 기회비용은 디자인 업체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나라장터 e-발주시스템'을 통한 온라인 제출 시스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공공기관이 이를 적극 활용하지 않아 아직도 수십 권의 제안서를 직접 제출해야 하는 상황은 그 대표적인 예다. 이는 ESG 경영을 표방하는 공공기관의 행태와도 모순된다.

 

건축 분야의 선례: 설계 경기를 통해 2위, 3위도 보상

 

건축 분야에서는 이미 설계 경기를 통해 1위 업체에는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부여하는 대신, 2위와 3위 업체에도 탈락 보상금을 지급하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제도는 경쟁에 참여한 모든 업체의 노력을 인정하고, 최소한의 보상을 통해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공공기관 디자인 용역 입찰에서도 이와 같은 탈락 보상금 제도를 도입한다면, 디자인 업계의 건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탈락 보상금 제도의 필요성

 

탈락 보상금 제도의 부재는 공공기관 디자인 용역 입찰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 경쟁에서 1위를 차지하지 못한 2위, 3위 업체는 아무런 보상 없이 기회비용만 부담하게 된다. 이는 많은 디자이너와 디자인 업체들에게 큰 좌절감을 안기며, 결과적으로 공공 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는 의욕을 떨어뜨린다. 

 

탈락 보상금 제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방안이다. 이를 통해 입찰에 참가한 모든 업체의 노력을 인정하고, 최소한의 비용 보전을 통해 공정한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공공 디자인 용역 입찰 제도의 필수적인 변화다.

 

 

 

AI 시대, 온라인 제출과 평가 시스템의 도입

 

AI 시대에 걸맞게 공공기관 디자인 용역 입찰 제도의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나라장터 e-발주시스템'을 통한 온라인 제출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제안서 규격 시비에서 발생하는 공정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심사위원에게 개별 태블릿이나 모니터를 제공하여 전자문서로 심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제안서 제출의 비효율성을 해소할 수 있다.

 

심사 과정의 투명성도 중요하다. 개찰 결과와 정성평가, 정량평가, 가격평가 점수를 모두 공개하고, 평가에 참여한 심사위원의 명단을 공개하여 평가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심사위원들의 평가 이유와 점수를 공개함으로써 평가 과정의 타당성과 투명성을 보장하는 것도 필요하다.

 

공정한 PT 발표와 정량적 평가 기준의 개선

 

PT 발표 과정에서도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발표자 지정 제한, 발표 순서 제비뽑기 방식, 현장의 기술적 준비 부족 등은 PT 발표 과정에서의 큰 문제점이다. PT 발표자를 사업총괄 책임자에 한정하지 않고 실무 참여 인력 중 누구라도 발표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 발표 순서를 미리 정해 업체에 통보하여 시간을 절약하고, PT 시작 전 발표 자료와 장비 상태를 점검할 시간을 제공하여 기술적 문제를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

 

정량평가 기준 역시 현실적으로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학력 대신 실무 경험과 프로젝트 수행 능력으로 전환하고, 실적 금액 및 건수를 현실적으로 설정하여 중소업체의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정량평가와 정성평가의 균형을 맞춰 입찰 결과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을 위한 제도적 혁신 필요

 

공공기관 디자인 용역 입찰 제도의 문제점은 입찰 과정의 비효율성과 불투명성, 정량적 평가의 불공정성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AI 시대를 맞아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시스템의 적극 활용, 투명한 결과 공개, 발표자 제한 완화, 능력 기반 평가, 탈락 보상금 제도 마련, 전문 심사위원 인력풀 구성 등이 필요하다.

 

탈락 보상금 제도의 도입은 공공 디자인 용역 입찰 제도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중요한 방법이다. 디자인 업계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함으로써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나아가 디자인 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AI 기술의 도입은 이제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변화의 요구이며, 이를 통해 공공 디자인 용역 입찰 제도의 혁신을 이루어야 할 때다.

 

에디터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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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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