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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포커스 인터뷰] 폴리매스, 도시탐험가, 도시인류학자, 리드앤리더 김민주 대표

2024-09-14

리드앤리더 김민주 대표는 세상을 읽어내는 특별한 시각을 지녔다. 서울대학교와 시카고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경제전문가인 그는 경제학을 ‘사회 현상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도구’로 삼아 세상을 바라본다. 경제경영 분야는 물론, 경제학을 통해 문화, 사회, 환경, 역사를 읽어내는 그의 특별한 시각은 여러 조직, 기업, 지자체, 정부를 위한 자문과 강의, 기고 및 책 집필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리드앤리더 김민주 대표

 


김민주 대표는 은행과 기업을 거쳐 2001년 리드앤리더(Read & Leader)를 설립해 ‘세상을 읽으면 세상을 주도할 수 있다’라는 그의 철학을 바탕으로 20년 이상 경제경영 컨설팅을 이어왔다. 

 

2016년 김민주 대표는 ‘컬처클럽(Culture Club)’을 만들게 된다. 문헌조사, 현장답사를 통해 역사문화 지식을 넓히는 ‘컬처클럽’의 이름은 과거 김민주 대표가 좋아했던 영국의 뉴웨이브 그룹 컬처클럽에서 따온 것으로, 어려서부터 역사문화지리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그는 친구들과 함께 서울에 있는 유적을 비롯하여 지역의 유적, 주변 국가 탐험을 시작했고, 이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기위해 모임을 개방, 여러 사람들과 함께 문화역사여행을 하고 있다.  

 

이러한 탐험은 김민주 대표가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행복캠퍼스에서 오는 11월까지 진행하는 ‘경기 인문역사 로드’로도 이어진다. 함께 길을 걸으며 경기도 천년의 역사를 경험하는 이 프로그램은 경기도의 인문역사를 직접 체험하게 해준다. 

 

김민주 대표의 '경기 인문역사 로드'가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행복캠퍼스에서 오는 11월까지 진행된다.

 

 

사람들의 활동이 집적되어 있는 도시에서 많은 것을 찾아내고 직접 도시를 걸으며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발견해내는 김민주 대표는 ‘폴리매스(polymath)’이자 ‘도시탐험가’다. 문화역사여행을 통해 균형 잡힌 역사지식을 갖도록 하는 김민주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리드앤리더 김민주 대표. 서울대학교와 시카고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한국은행과 SK그룹에서 활약했으며, 리드앤리더를 설립, 경제경영컨설팅을 해오고 있으며, ‘컬처클럽’을 통해 문화역사여행을 하고 있다. <마케팅 어드벤처>, <다크 투어>, <트렌드로 읽는 세계사>, <시티노믹스>, <북유럽 이야기>, <자본주의 이야기>, <하인리히 법칙>, <레드 마케팅>, <세계를 이끈 경제사상 강의> 등의 수많은 저서가 있으며, <깨진 유리창 법칙>, <은밀한 갤러리>, <성장의 문화> 등 다수의 책을 번역했다. 현재 <아고라타임즈(agoratimes.com)>에 ‘김민주의 미국사 어드벤처’ 시리즈를 매주 연재하고 있다. 오는 가을 <세계를 움직인 미국의 대통령>을 출간할 예정이다. 

 

Q. 경제학을 전공했는데, 어떻게 역사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나.


요즘 시대에는 전공 하나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자신의 전공이 두서너 개는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지식융합을 통해 창의력, 혁신, 차별화를 갖출 수 있습니다. 전공이 여럿인 사람을 ‘폴리매스(polymath)’라고 부르죠. 

 

사실 저는 초등학교 때 지도 보는 것을 매우 좋아했고, 고등학교 때 향토연구 특활반 활동을 열심히 했지요. 그만큼 일찍부터 역사문화지리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경제학을 국내외에서 공부하고, 은행, 기업에서 근무를 하며 경제경영 분야는 충분히 많이 했으니 10년 전부터 내 원래 관심 사항인 역사문화지리로 방향을 튼 것입니다.

 

Q. 인문학기행, 도시탐험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요즘 저는 제 자신을 ‘도시탐험가’로 소개합니다. 인류학에는 형질인류학, 문화인류학, 고고학, 민족학 등 여러 분류가 있는데, 저는 ‘도시인류학’을 하는 셈이죠. 그만큼 도시에는 사람들의 그간 모든 활동이 집적되어 있어서 찾으면 찾을수록 많은 것을 발굴할 수 있습니다.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움직이며 하는 독서”라는 말이 있는데, 도시를 제대로 알려면 관련 책을 보는 것도 필요하고 현장을 직접 돌아다니며 파악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미 복개된 하천 위를 따라 걷고, 지금은 도로 공사로 낮아진 고개 이름을 가진 장소를 찾아가고, 사람 이름의 도로를 걷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경우 땅속에 파묻힌 전철 노선을 따라 지상에서 걷습니다. 이렇게 걸어 다니면 평소에 보이지 않은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현장답사를 통해 역사문화 지식을 넓히는 역사문화여행 모임 '컬처클럽'

 

 

Q. 2016년부터 역사문화여행 모임 ‘컬처클럽’을 이끌어오고 있는데, 어떻게 진행하게 됐나. 


처음에는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 과친구들과 한양도성을 포함하여 서울의 여러 유적을 매달 찾아다니는 모임으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친구들이 살고 있던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진주 등의 여러 유적도 찾아갔습니다. 또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주변 국가로 여행을 하기로 해 쓰시마, 만주, 몽골, 베트남을 가기도 했습니다.

 

모임의 이름을 ‘컬처클럽(Culture Club)’이라 지은 이유는 과거 보이 조지(Boy George)가 리더였던 영국의 뉴웨이브 그룹 ‘컬처클럽’을 좋아했기 때문이죠. 특히 그들의 노래 <카마 카멜레온>이 좋았죠. 우리 모임이 문헌조사, 현장답사를 통해 역사문화 지식을 넓히는 모임이라서 ‘컬처클럽’이라는 명칭이 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컬처클럽'은 우리 주위를 직접 탐험하고 여러 이야기를 들으며 역사지식을 균형되게 섭취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Q. ‘컬처클럽’의 대상은.


과친구들을 중심으로 여행을 다니며 내공을 쌓아 나가자 이런 경험과 지식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모임의 성격을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 바꾸어 과친구가 아니어도 역사문화에 관심이 많은 외부 사람들을 회원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외부에서 강의를 많이 하는데 강의 참가자가 회원으로 들어오기도 했고, 컬처클럽의 소문을 듣고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현재 회원 수가 70여 명인데, 이제는 외부에서 들어온 회원들이 더 많습니다.

 

Q. 이러한 프로그램의 목적이 있다면.


우리의 삶은 역사와 떼려야 뗄 수 없습니다. 우리는 각자 살면서 많은 것을 보고 들으니 ‘역사의 증인’이고, 수시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서로 이야기를 나누니 ‘역사 평론가’도 됩니다. 그리고 그런 식견이 쌓이면서 보수이든 진보이든 나름대로의 역사관을 가지며 ‘아마추어 역사가’가 됩니다. 

 

하지만 일부 관점, 지식만을 섭취해 전체적으로 균형이 잡히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 주위를 찾아 가서 여러 이야기를 들으며 역사지식을 균형되게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 프로그램 진행의 목적입니다. 물론 제가 해설하는 경우가 많지만 모임 멤버 중 특별한 공간에 대해 많이 아는 분이 자발적으로 해설을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매달 답사를 준비하며 저는 관련된 많은 책을 읽기 때문에 이런 답사 자체가 저에게 지식을 정리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Q. '행복캠퍼스'에서 ‘경기 인문역사 로드’를 주제로 특강이 열리는데, 강연은 어떤 내용으로 이루어지나.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에서 제공하는 '행복캠퍼스'의 ‘경기 인문역사 로드’ 프로그램은 경기도의 천년 역사를 공부하고 길을 함께 걸으며 여러 모습을 봄으로써 경기도민의 자부심을 느끼도록 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경기(京畿)’라는 명칭은 고려 현종이 거란을 완전히 물리친 후 1018년에 개경을 중심으로 주변 지역을 일렀던 명칭입니다.

 

전체 5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강에서는 경기도의 천년 역사 변천 과정을 살피고, 2강에서는 경기도 내의 여러 테마길을 폭넓게 살펴봅니다. 예를 들면 삼남길, 의주길, 영남길 등의 경기옛길, 경기둘레길, 여러 하천, 도로, 철도를 소개합니다. 3강부터 5강까지는 강의실에서 벗어나 수원을 가로지르는 하천 따라 함께 걸으며 해당 지역의 역사지리문화를 느껴봅니다. 3강에서는 여천을 따라, 4강에서는 서호천을 따라, 5강에서는 수원천을 따라 걷습니다. 물론 길 부근의 수원박물관, 수원광교박물관, 국립농업박물관, 수원화성박물관도 관람합니다. 이 하천길은 수원시가 자랑하는 수원팔색길과도 일부 겹칩니다.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행복캠퍼스'의 ‘경기 인문역사 로드’는 경기도 곳곳을 직접 걸으며 천년 역사를 공부하는 프로그램이다.

 

 

Q. 강연을 통해 전하고자 하시는 메시지가 있다면.


우리는 살다 보면 익숙한 곳에는 자주 가지만 생소한 곳에는 거의 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기도민이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주변 외에도 경기도의 방방곡곡을 들러 제대로 알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경기 인문역사 로드’ 프로그램을 통해 수강자분들이 천년에 걸친 경기도의 인문역사를 제대로 알고 어디에 가면 좋을지에 대해 알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어디가 좋다고 하면 자동차나 기차를 타고 가서 그곳만 보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곳에 가더라도 주위를 걷지 않고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면 그곳을 제대로 보지 못할 뿐 아니라, 연속성도 부족합니다. 그래서 테마를 정해 시리즈로 다녀 볼 것을 추천합니다. 예를 들면 임진강의 어느 한 곳이 아니라 임진강 상류의 군남댐부터 중류의 호로고루를 거쳐, 하류의 화석정, 반구정까지 며칠에 걸쳐 계속 걸어보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강의를 통해 여러분이 향토에 관심을 두어 향토사학자 수준의 아마추어 역사학자까지 되면 정말 좋겠습니다.

 

Q. 새로운 ‘탐험’을 계획하고 있다면.


우선, 북한의 옛길(의주길, 경흥길)을 따라, 그리고 하천(예성강, 대동강, 청천강)을 따라 걷고 싶습니다. 두번째로는 미국의 미시시피강 상류 미네소타에서 하류 뉴올리언스까지 걷고 싶고, 우크라이나의 드니프로강 전체를 휘젓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우주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김민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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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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