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1
10주년이 된 서울디자인재단이 더욱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전망이다. 새로운 대표이사를 맞이하고 새 방향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지난 10월 서울시는 서울디자인재단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차강희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 교수를임명했다. 서울디자인재단의 차강희 대표이사는 산업디자인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디자이너 출신으로 LG전자 디자인연구소 소장으로 근무하며 초콜릿폰, 프라다폰, 올레드(OLED) TV, 그램(gram) 노트북 등 LG전자의 다양한 대표작의 디자인 개발을 주도했다.
서울디자인재단 차강희 대표이사 (사진제공: 서울디자인재단)
대한민국디자인대상 산업포장, 우수디자인상품전 대통령상, 대한민국산업디자인공모전 대통령상, 레드닷디자인어워드 BEST of BEST 6회 등을 수상하며 디자이너로서 실력을 인정받아온 그는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 부회장,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 회장, 대한인간공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 디자인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큰 노력을 해왔다.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 산업디자인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양성에도 힘써온 그는 디자인산업 전반은 물론 디자이너 양성에 있어서도 풍부한 경험을 갖췄다. 한국 산업디자인계 전반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디자인재단을 이끌어갈 차강희 대표이사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그는 앞으로 3년의 임기동안 “좀더 적극적인 재단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차강희 대표이사로부터 그가 그리는 재단의 모습과 역할에 대해 들었다.
Q. 취임을 한 후 바로 큰 행사를 치뤘다. ‘서울디자인 2024’에 대해 평가한다면.
올해는 예년과는 다르게 디자인 산업 마이스 전시의 원년으로서의 의미가 컸다. 산업에 포커싱을 두고 행사가 진행됐다. 개인적으로는 행사가 잘 이루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순수한 디자인 산업 마이스 전시라고 평가하기엔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올해를 계기로 가능성을 확인했고 확실하게 키워 나가겠다.
지난 10월 개최된 '서울디자인 2024' (사진제공: 서울디자인재단)
'서울디자인 2024' 개막식 (사진제공: 서울디자인재단)
'서울디자인 2024' 주제전 (사진제공: 서울디자인재단)
Q. 디자인산업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그러한 경험을 어떻게 재단 운영에 활용할 계획인가.
디자인 중에서도 산업 디자인을 전공했고, 기업에도 오래 있었다. 대학교에서도 약 6년간 근무를 했다. 보다 경영자의 관점에서 생각을 키우고 빠르게 실행하여 확실한 성과를 만들겠다. 그동안 산업디자인은 산업의 성장에 일정 역할을 담당하는 서포터로서 성장해 왔지만, 이제는 기술의 발전과 트렌드의 변화속에서 디자인이 산업으로 변모하고 성장해 가야 할 시점이다.
디자인을 산업관점에서 바라보고 경제적 가치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문화적 관점을 소홀히 한다는 것은 아니다. 디자인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사용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디자인을 더 많은 대중속으로 퍼트리고자 한다. 예를 들어 ‘서울디자인’을 DDP 안에서의 행사로만 머물게 할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서울 시민들 전체에게 알리고 즐길 수 있는 그런 행사로 만들고 싶다.
서울디자인재단의 미션은 두 가지다. 디자인 문화 확산과 디자인산업 진흥이다. 디자인 문화 확산은 나름대로 잘 이루어진 것 같다. 하지만 디자인산업 진흥 부분에 있어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부분을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Q. 재단은 서울의 우수 디자인 브랜드 및 디자이너 지원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를 강화하기 위한 계획이 있다면.
디자인 산업을 키우기 위한 론칭 페어, 중소기업의 제품 퀄리티를 높이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 젊은 디자인 전공자들을 전문가로 육성시키기 위한 프로그램 등 여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을 좀 더 폭넓고 규모 있게 운영할 계획이다. 다양한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단계적 성장과 지속성을 강화하려고 한다. 스페셜하게 몇십명을 대상으로하는 교육도 중요하지만 좀 더 많은 인원에게 수혜의 폭을 넓혀가는 노력을 하고자 한다.
지금은 디자인 전성시대다. 4차산업혁명의 디지털 기술시대이고, 문화적으로는 감성문화 시대라고 한다. 결국 디자인이 중요한 시대이다. 하지만 디자이너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쉽게 들을 수 없다. 좋은 디자인은 결국 우수한 디자이너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 이전에 정말 제대로 디자이너를 키워야겠다는 생각이다. 우수한 역량의 디자이너들을 조기에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키워내고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스타디자이너를 키워야 한다.
학생들에게 알고 있는 유명 디자이너에 대해 물으면 모두 외국 디자이너의 이름을 댄다. 우리나라는 디자이너를 키워내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 않다. 많은 분야에서 성공한 롤모델을 통해서 꿈을 키우고 성장해간다. 박세리 선수를 보고 키즈들이 자라 지금의 또 다른 실력 있는 골프선수들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디자인 분야에서는 유독 스타성 있는, 리더쉽 있는 디자이너가 부재하다. 사실은 실력 있는 디자이너가 부재한 것이 아니고 키워내고 알리지를 않는다. 디자이너를 자꾸 드러내고 키워내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디자이너의 가치를 높여주고자 한다.
'서울디자인 2024' (사진제공: 서울디자인재단)
'서울디자인 2024' 컨퍼런스 (사진제공: 서울디자인재단)
Q. 디자인 산업 확산 및 디자인 인재 육성을 통해 추구하는 바는 무엇인가.
디자인 산업을 키워내고 디자인 인재 육성을 통해 결국 디자인 문화를 확산하는 것이다. 하지만 디자인 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정책적 운영을 하는 운영자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시민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도출된 결과를 즐기고 활용하는 것이다. 그 이전에 정책을 만들고 실현하는 공무원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
과거 디자인이 미적으로 시각화하는 행위가 주였다면 현시대에서는 무언가를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도출하는 것이 주가 됐다. 바로 디자인씽킹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공무원들 나아가 대학생, 청소년, 시민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씽킹을 통해 관점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고 또다른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에 대해 전하고 싶다. 커리큘럼도 디자인적으로 만들어 교육을 통해 이를 확산하고자 한다. 특히 공무원들에게는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필수 교육 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키고 싶다. 이것을 시작으로 시민들에게도 확대하고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Q. 가장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앞서 말한대로 첫 번째는 관행을 버리고 다른 관점과 생각을 갖는 것이다. 그리고 그야말로 디자인 씽킹의 혁신의지를 갖고 변화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DDP를 통해 열리는 문화적인 전시, 새활용플라자를 통한 업사이클 등의 프로그램, 창업센터를 통한 인재 육성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에 대한 변화다. 훌륭한 프로그램들이 그간 조용하게 운영이 됐다는 생각이다. 좀 더 빠른 실행을 통해 분명한 성과를 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서울디자인재단이 서울에 존재하는 의미를 다시 한 번 확립하고 더 많은 시민들이 이러한 부분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한다.
DDP (사진제공: 서울디자인재단, ⓒ Kyungsub Shin)
DDP (사진제공: 서울디자인재단, ⓒ Seoul Design Foundation)
Q. 디자인 문화 확산, 디자인산업 진흥 외에 추구하고자 하는 바가 있다면.
DDP는 서울의 한복판, 서울의 중구에 동대문 시장이라고 하는 커다란 지역 한가운데 떨어진 우주선 같은 공간이다. 동대문은 사통팔달로 남산, 경복궁 등 수많은 서울의 관광명소와 연결되는 아주 좋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DDP를 중심으로 동대문 상권을 살리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이를테면 동대문 상권에서 쇼핑을 즐기며 DDP에서 휴식을 취하는 그런 문화다. DDP뿐 아니라 주변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소통의 시스템, 콘텐츠 등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만들어갈 생각이다.
Q. ‘서울디자인어워드’는 어떻게 이끌어갈 생각인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인상이 많지만 서울디자인어워드는 지속가능성에 대해 말하며 인류의 공존을 위해 존재하는 특별한 상이다. 인류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그러한 디자인 어워드라 할 수 있다. 이 상을 통해 디자이너들이 우리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알리고, 이러한 의미를 더욱 부각시키며 더욱 글로벌하게, 세계적인 상으로 키워나가고자 한다.
'서울디자인어워드 2024' 포스터 (사진제공: 서울디자인재단)
Q. AI의 도입으로 디자인 문화 확산에 있어서도 새로운 키워드가 필요할 것 같은데.
요즘 화두 중 하나가 4차 산업혁명이다. AI로 인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디자인이 어떻게 존재하고 또 디자이너들의 역할이 어떻게 정의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AI는 이미 우리 생활 속 깊이 자리 잡았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이러한 기술을 부정해서는 안된다. 이 가운데에서도 인간의 중요한 역할이 존재한다.
디자이너들은 현재 4차산업으로 변화하는 시점에서 새로운 신기술들을 거의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이 가장 먼저 쓰이고 있는 분야가 디자인이다. 디자인을 그려내고 표현하는 것들은 충분히 그러한 기술의 도움을 받지만 결정 과정에서는 디자이너들의 의사결정력이 필요하다. 인문학적 소양, 다학제적 배경 속에서 폭넓게 바라보는 시각을 키우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여러가지 기술이 만들어내는 가치를 디자인으로 접목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야 할 방법을 탐색해야 한다.
Q. 내년도 ‘서울디자인 2025’에 대한 계획이 있다면.
완벽한 디자인 산업 마이스 전시로 탈바꿈할 것이다. 좀 더 규모를 확대하고자 한다. 메종 오브제나 밀라노디자인위크는 정말 세계인들이 많이 찾는 행사다. 해외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도록 규모뿐 아니라 해외 참여 업체 등을 확대해 준비할 생각이다.
Q. 연말 프로그램으로 준비하고 있는 내용이 있다면.
서울시에서 ‘윈터페스타’라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DDP에서는 ‘비바 윈터’라고 하는 타이틀로 행사를 진행할 것이다. 프로젝트 맵핑을 통해 DDP 전면을 활용해 미디어아트를 선보일 것이다. 지난해 DDP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행사를 진행했었다. 젊은 분위기로 활기차게 행사가 이루어졌는데 올해는 그 규모를 더 키워 축제의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그간 제야의 종의 성지로 보신각이 꼽혔지만 이제 DDP가 새롭고 핫한 성지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2023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행사 (사진제공: 서울디자인재단)
2023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행사 (사진제공: 서울디자인재단, ⓒ피디조)
Q. 앞으로 재단을 어떻게 이끌어갈 계획인가.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고 분명한 성과를 낼 것이다. 시민들에게 디자인을 통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좀 더 소리를 낼 것이다. 빠른 실행, 제대로 된 성과를 통해 서울디자인재단의 역할과 가치를 알리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원팀 스피릿으로 변화에 대한 이유에 대해 함께 고민하면서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해 나갈 것이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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