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컬쳐 | 인터뷰

[포커스 인터뷰] 올드팝의 숨겨진 이야기로 새로운 감동 선사하는 ‘복고맨’ 

2024-11-30

‘복고맨’은 올드팝을 ‘들려주는’ 사람이다. ‘복고맨’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말 그대로 올드팝을 들려주고, 올드팝에 담긴 이야기들을 들려주며, 올드팝에 담긴 추억을 들려준다. 그가 들려주는 올드팝은 주로 70년대 팝부터 90년대 팝까지를 아우른다. 만 29세로 MZ세대인 그는 어떻게 올드팝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무언가에 대한 흥미가 생기면 그 배경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복고맨이 그랬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의 뒷이야기를 파고 또 팠다. 이것이 2018년 12월 ‘복고맨’의 시작이었다. 그저 음악이 너무너무 좋았던 그는 음악의 이야기가 궁금했고, 그 음악에 대한 모든 것을 공부했고 그 이야기들을 ‘복고맨’을 통해 구독자들에게 들려주었다. 현재 그는 ‘복고맨’ 채널 운영뿐 아니라 멜론 팟캐스트, <김종서의 러빙유>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해 올드팝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복고맨

 

 

MZ세대가 어떻게 올드팝을 좋아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복고맨은 “살아보지 못한 시대에 대한 환상이 아닐까”하고 답했다. “지금 이 시대의 노래보다 그때의 노래에서 더 신비로움을 느껴요. 물론 노래의 분위기 자체가 제가 좋아하는 분위기이기도 해요. 80년대 곡들의 경우 경제상황이 좋았던 시대적 배경 때문인지 분위기 자체가 밝아요. ‘뿅뿅’거리는 듯한 느낌의 신나는 요소들을 가장 많이 갖고 있거든요. 제가 바이브 자체가 긍정적이어서 밝은 음악을 좋아하고 80년대 곡들을 듣다 보니 점차 폭이 넓어져 70년대로, 90년대 음악으로 이어지게 됐죠. 그냥 그 시절의 음악적 감성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는 호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장기자랑으로 싸이의 퍼포먼스 <환희>를 선보였을 만큼 흥이 많았다. 어릴 때부터 엔터테이너적 기질을 갖추고 기량을 발휘했던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로비 윌리엄스의 <Let Me Entertain You>. 그 노래의 제목처럼 그는 누군가를 즐겁게 해주는 것이 가장 즐거운 사람이다. 

 

호주에서 보낸 고등학교 시절 역시 그의 올드팝 사랑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식당이나 어느 상점에 가도 올드팝을 틀어주는 것이 일상적이었어요. 그래서 귀에 많이 익었었죠. 친구들과 올드팝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기도 했고요.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공연들도 많이 봤어요.” 음악에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 있는 환경도 특별했다. “밴드활동을 했는데 음악 수행평가로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불렀죠. 선생님이 뮤지컬 그리스의 <Greased Lightning>이나 스티비 원더의 <Superstition>을 불러보라고 추천해 주셨어요.”

 

올드팝에 대한 특별한 애정으로 올드팝에 담긴 깊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복고맨은 구독자들에게 좀더 깊이 있는 내용을 전달하고자 한다. “논문을 쓰듯이 해보자는 원칙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대학교 논문을 쓸 때 레퍼런스를 쓰잖아요. 딱 그 느낌으로 하자는 저와의 약속이에요. 반드시 출처가 있는, 근거 있는 자료들만 참고를 합니다. 세컨더리 소스는 쓰지 않고 있어요.” 그는 가수들의 자서전, 옛날 잡지의 특집기사, 당시 관계자의 증언 등을 토대로 이야기를 구성한다. 

 

복고맨의 영상 이미지

 

 

복고맨의 콘텐츠는 누가 보다도 편안하고 재미있다. 전문적일만큼 음악에 대한 깊은 정보수집을 통해 많은 공부를 하지만 그는 이것을 대중들이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한다. “재미 위주로 구성을 하고 있어요. 너무 깊이 들어가거나 전문적으로 접근하면 흥미를 유발시키기 어렵기 때문이죠. 많은 분들이 노래를 좀 더 즐겁게 들으실 수 있도록 하는 역할임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분석보다는 스토리텔링으로 어떤 가수가 어떤 일을 경험하고 어떻게 만들게 됐는지와 같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식이다. 노래의 탄생 스토리는 그 자체로 감동이 되기도 한다. 

 

런던보이즈의 이야기를 다루었던 영상은 복고맨에게 하나의 큰 전환점이 됐다. “그전까지는 공부를 할 때 차트를 보면서 음악의 유명도를 파악하곤 했었어요. 런던보이즈는 댓글로 요청이 많아 찍게 된 영상이었는데요, 조회수가 100만이 넘었어요. 사람들이 그들에 대해 갖는 추억이 정말 상상 이상이라는 것을 알게 됐죠. 누구나 다 아는 유명가수보다 런던보이즈에 대한 사람들의 추억이 더 많은 것을 보고 세상에는 수치화 될 수 없는 것이 있구나, 단순한 수치로 평가할 수 없는 것, 숫자나 기록으로 남길 수 없는 그런 존재감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판매된 앨범의 수, 차트 순위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음악의 역할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복고맨의 구독자 연령층은 10대부터 70대까지로 다양한 연령층을 커버한다. 13세부터 35세까지가 전체 구독자의 약 20%정도이고, 45세에서 54세까지가 22.7%를 이룬다. “20명의 인원을 대상으로 팬미팅을 했는데 그때 연령대 분포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20명의 인원이 20대, 30대, 40대, 50대 각각 5명으로 정확하게 이루어진 것이죠. 이런 비율 자체가 저에겐 자랑이기도 합니다.” 

 

팬미팅 현장에서의 복고맨

 

 

남녀노소 모두가 그의 채널에서 어우러진다. 복고맨은 자녀와 함께, 부모와 함께 보는 채널로, 음악을 통해 세대간, 가족간, 부모자식간을 연결시킨다. 복고맨은 자신이 들려주는 노래와 노래에 관한 이야기로 구독자가 감동을 받고, 추억을 떠올리며 잊고 살았던 것을 깨달았다고 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제 콘텐츠로 인해 잠깐이라도 옛날로 돌아가 추억을 회상하며 잊었던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제 영상이 그 분의 감정에 침투한 거잖아요. 잠시라도 옛날로 돌아가 노래를 들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보람찬 일인 것 같아요.” 

 

복고맨은 최근 <빽투더올드팝>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복고맨’ 채널을 운영하면서 공부하고 축적해온 내용들을 바탕으로 약 25 가수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책을 쓰는 거였는데, 감사하게도 제안이 와서 책을 내게 됐습니다. 과거에 알려졌던 내용을 넘어 업데이트된 새로운 내용을 더 많이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복고맨의 시각으로 바라본 가수에 대한 또 다른 면과 깊이를 느끼시게 될 거예요.” 

 

<빽투더올드팝>, 보누스, 복고맨 지음

 

 

누구나 쉽게 음악과 가수에 대한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쉽게 구성이 되어있는 이 책은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들어졌다. 책의 각 장에 있는 QR코드는 가수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해당 가수의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 “바이브 자체가 긍정적”인 복고맨은 올 연말에도 ‘복고맨’을 통해 밝고 신나는 음악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여러가지 콘텐츠 형태를 활용해 앞으로도 꾸준히 올드팝을 좀더 다양한 모습으로 전하고자 합니다. 누구나 쉽게, 친근하게 들을 수 있도록 올드팝 이야기를 풀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복고맨


 

facebook twitter

#올드팝 #올드팝이야기 #유튜버 #복고맨 #팝송 #팝송이야기 #스토리텔링 #빽투더올드팝 

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