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4
그래픽에 애니메이션 테크닉을 더해 움직임이 있는 그래픽을 만드는 모션그래픽 디자인은 영화, 애니메이션, 홍보영상, TV 프로그램의 타이틀 등에서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넷플릭스의 로고 애니메이션,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의 인터페이스 애니메이션, 인스타그램의 마이크로 모션 등이 그 예다.
시각디자인을 비롯해, 타이포, 영상, 컴퓨터그래픽 등이 융합된 모션그래픽을 통해 다양한 브랜드가 각자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시그니처 모션을 개발하는 모션그래픽 디자이너 정현수는 뉴욕에서 활동한다. 그녀는 정적인 그래픽에 생명을 불어넣는 창의적인 작업을 통해 시각적 요소를 넘어 직관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정현수 디자이너
SVA(School of Visual Arts)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고,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비욘드 리얼리티(Beyond Reality)’ 프로젝트에 선정, 작업을 선보인 정현수 디자이너는 벨기에 브뤼셀에 기반을 둔 디자인 에이전시 Base, 덴마크 코펜하겐의 Hello Monday에서 활동했다. 현재 미국 그래픽 아트 협회(AIGA, American Institute of Graphic Arts)의 Professional 회원인 그녀는 뉴욕을 기반으로 한 에이전시 TWA(The Working Assembly)에서 모션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비욘드 리얼리티(Beyond Reality)' 프로젝트 스틸 이미지
그녀가 메인 모션그래픽 디자이너로 참여한 ‘Lean In Girls’ 프로젝트는 미국의 국제 디지털 예술 및 과학 아카데미가 사회적 영향력을 기리기 위해 마련한 세계적인 규모의 시상식인 ‘앤썸 어워드(Anthem Award)’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그녀의 최근 작업 ‘Mystery of Darkness’은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CA(Communication Arts) Awards’에 선정됐다.
모션그래픽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기술과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그녀는 모션그래픽 디자인의 요소를 극대화해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을 통해 모션그래픽의 새로운 장을 열고자 하는 정현수 디자이너의 이야기다.
Q. 모션그래픽 디자인을 선택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어릴 적 서울 재즈 페스티벌을 방문했을 때 뮤지션들의 연주를 감상하다가 무대 뒤에서 화려하게 움직이는 그래픽을 보게 됐다. 당시에는 ‘모션그래픽 디자인’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했지만, 그 순간 그런 작업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확신이 들었다.
모션그래픽 디자인의 가장 큰 매력은 정적인 그래픽을 생동감 있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픽뿐만 아니라 일러스트, 애니메이션, 타이포그래피, 인터랙션 디자인 등 다양한 요소를 조합해서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Q. 그간 어떤 활동을 해왔나. 주요 활동에 대해 소개한다면.
Base에서는 MFA boston 브랜딩 프로젝트, HelloMonday에서는 Youtube Kids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의 여성들의 리더십을 응원하는 Lean In Girls ‘Lean In Girls’ 프로젝트 브랜딩에 메인 모션그래픽 디자이너로 참여했다.
Base에서의 'MFA boston' 브랜딩 프로젝트 (이미지 출처: www.basedesign.com)
HelloMonday에서의 'Youtube Kids' 프로젝트 (이미지 출처: www.hellomonday.com)
최근에는 Savannah Squar pops 와 Nufs 등과 같은 의미 있는 작업을 통해 즐거운 디자인 철학을 구현해오고 있다.
'Savannah Squar pops' 프로젝트 (이미지 출처: www.instagram.com/workingassembly)
Q.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Lean In Girls’과 ‘Nufs’다. ‘Lean In Girls’ 프로젝트는 셰릴 샌드버그가 이끄는 LEAN IN에서 시작됐다. LEAN IN은 십대 여성들을 응원하며 여성 리더들을 지지하는 단체로, ‘Lean In Girls’ 프로젝트는 여성 리더를 배출하고자 하는 목표로 이루어진 캠페인이었다. 디자인이 단순한 미적 요소를 넘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프로젝트다.
‘Nufs‘는 ‘건강’을 모토로 하는 크래커 브랜드로, 이 브랜드의 창립자들은 ‘시중에는 오일과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은 건강한 과자가 없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직접 브랜드를 시작했다고 한다. 'Have fun with food’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기반으로, 건강한 크래커가 맛있고 즐거울 수 있다는 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애니메이션 작업을 진행했다.
'Nufs' 프로젝트 (이미지 출처: theworkingassembly.com)
Q. ‘Lean In Girls’ 프로젝트는 앤썸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는데.
이 작업의 가장 큰 원동력은 팀워크였다. 모션그래픽 디자인은 마치 스포츠 팀처럼, 프로듀서, 디자이너, 개발자, 카피라이터 등 여러 전문가의 역할이 정교하게 맞물려야 한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사용자의 감정을 고려한 애니메이션과 인터랙션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UX/UI 팀과의 협업이 핵심이었다.
각자의 전문 분야는 다르지만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협력했던 점이 수상의 가장 큰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Lean In Girls' 프로젝트 (이미지 출처: www.leaningirls.org)
Q. 현재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The Working Assembly 에서 모션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시각적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브랜딩과 UI 모션, 독창적인 2D 및 3D 모션 그래픽을 통한 스토리텔링으로 브랜드와 사람들을 연결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브랜드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강화하는 모션 그래픽 및 애니메이션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Q. TWA에 대해 소개한다면.
TWA는 뉴욕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 에이전시로, 브랜드 아이덴티티, 패키징, 디지털 디자인, 전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클라이언트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익숙한 브랜드로는 아마존(Amazon), 에비앙(Evian), 스포티파이(Spotify) 등이 있다.
Q. 현재 작업중인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현재 ‘MassMutual’이라는 브랜드의 소비자가 금융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캐릭터 애니메이션과 웹 경험 디자인을 진행하고 있다.
Q. 모션그래픽 디자인을 통해 추구하는 바는 무엇인가.
'사람들을 흥미롭게 하자’. 모션그래픽 디자인은 정적인 그래픽에 생명을 불어넣는 과정이다. 단순한 시각적 요소를 넘어 직관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감각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모션 디자인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이를 극대화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Q. 모션그래픽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각자의 환경과 상황이 다르기때문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됐던 말은 ‘일단 시작해 보라’는 것이다. 처음부터 너무 깊이 고민하기보다 부담 없이 가볍게 도전해 보길 권한다. 대단한 프로젝트가 아니어도 괜찮다. 부엌에 물 한 잔 마시러 가듯 가볍게 한 걸음 내딛어 보길 바란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최근 모션코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모션그래픽은 디자인과 기술이 결합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그래픽과 소리를 결합한 새로운 움직임을 연구하고 실험해 보고자 한다. 더욱 창의적인 작업을 선보이기 위해 계속해서 도전하고 배우며 성장해 나가고 싶다.
또한, 올해는 한국 브랜드와 협업할 기회가 생겨 기대가 크다. 앞으로 진행될 프로젝트를 통해 모션그래픽의 새로운 가능성을 알리고 싶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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