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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포커스 인터뷰] 디자인에 웃음을 입히다 - 박영원 교수의 ‘디자인 유머’가 전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미학

2025-03-30

우리 생활의 곳곳에서 찾을 수 있는 유머는 삶을 재미있는 것으로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유머러스한 말을 통해 우리는 웃고, 즐거움을 느낀다. 이러한 유머는 말로만 표현되지 않는다. 창의력을 기반으로 하는 유머는 다양한 영역에서 그 힘을 발휘하고 있다. 

 

유머러스한 요소들이 가미된 텍스트나 카피 등의 문학적 요소, 광고, 영상 등의 시각적 요소들은 과거에도 존재했지만 지금 이 시대에 유머는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유머러스한 접근은 문제 해결 방식을 제시함에 있어서도 여러가지의 방식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에 있어서는 유머는 더욱 중요하게 여겨질 수 있다. 아이디어로 모든 것이 결정된다고도 할 수 있는 디자인 영역에서 유머는 힘을 빼고 무게를 덜어내며 가볍지만 임팩트 있는 메시지를 완성해낸다. 

 

이러한 측면에서 많은 디자이너들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는 책이 출간됐다. <박영원의 디자인 유머>다. <박영원의 디자인 유머>는 저자인 박영원 교수가 만든 ‘디자인 유머’라는 개념을 다루며,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고, 정보와 브랜드에 더욱 긍정적인 감정을 갖게 하는 디자인 유머를 소개한다. 

 

박영원 교수는 일찍이 기호학을 중심으로 한 시각적 유머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시각적 유머의 생산과 의미작용”으로 박사를 취득한 박영원 교수의 디자인 유머에 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며 지금에 이르렀다. 그리고 자신이 연구한 디자인 유머를 이 한 권에 담았다. 이 책은 기호학, 미학, 게슈탈트 심리학과 AI로 읽는 디자인 아이디어까지 디자인 유머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오랜 시간 학생들을 지도하며 자신의 연구를 발전시켜온 박영원 교수는 이제 정년을 맞이했다. 지금까지의 연구활동을 이 책을 통해 정리하며 앞으로의 연구에 대해 새로운 장을 여는 박영원 교수의 ‘디자인 유머’ 이야기다. 

 


박영원.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 동 산업미술대학원과 아트 인스티튜트 오브 시카고 대학원(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광고디자인과 비주얼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다. 일리노이 주립대(University of Illinois at Chicago)에서 ‘사인과 심벌Sign& Symbol’을 수학했고, “시각적 유머의 생산과 의미작용”으로 홍익대에서 미술학 박사를 취득했다. 한국전력공사, 문화방송, 조흥은행, 칠성사이다, 인공위성 연구센터 C. I. P작업에 참여한 바 있으며, 관세청, 조달청,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한국철도공사, 소방청, KDI, 충청북도 등의 이미지 개선 자문위원,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그는 홍익대학교 조형대학 교수, 홍익대 조형대학장, 한국영상문화학회 회장, 대한산업미술가협회 시각디자이너회 회장, 한국기호학회 부회장을 지냈으며, 청주대학교 디자인·공예학부장, 중국 루쉰미술학원 객좌교수, 케임브리지 대학교(University of Cambridge) 비지팅 스칼라(Visiting Scholar)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디자인기호학>, <광고디자인기호학>, <비주얼펀 비주얼펀>, <디자인유머>, <브랜드 로고와 기호학>, <이미지로 읽는 재미>, <이미지로 읽는 디자인기호학>, <게슈탈트 심리학과 디자인 아이디어>가 있으며, 역서 <바우하우스와 디자인이론>, <그래픽위트>, <시각표현>, <불찬성의 디자인>, <기호학으로 읽는 시각디자인>과 공저 <한국 기호학의 최전선>이 있다.

 

 

Q. 오랜 시간 학생들을 지도해 왔다. ‘디자인 유머’가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하다.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했던 것은 무엇인가.


디자인에 있어서 목적에 부합하는 의미 있는 재미를 창출할 수 있는 훌륭한 유머 감각을 강조했습니다. 훌륭한 유머 감각을 가지려면 여러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요, 먼저 스스로가 자신감과 심리적 안정감이 있어야 하죠. 긍정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사회적 공감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고 배려하고 싶은 마음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디자인 유머는 일반적인 유머와 달리 대부분 시각적 이미지로 완성되기 때문에 자유로운, 왕성한 창작을 위해서 기호학을 비롯한 배경 학문 학습도 중요하고, 세련된 감각을 표현할 수 있는 실기 능력도 중요합니다. 이런 부분을 학생들에게 지도해 왔습니다. 


Q. 정년을 맞이했는데, 감회가 어떤가.


지금까지 30여 년 동안 디자인과 관련한 다양한 이론을 배경으로 브랜드 디자인과 문화콘텐츠 디자인을 비롯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교육과 연구에 전념해 왔습니다. 나름대로 의무를 잘 완수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쁜 마음이 들고, 창작자로서의 자유로운 새 출발에 대해서 설레기도 합니다.

 

Q. ‘디자인 유머’를 연구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1978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 입학해서 재미있는 아이디어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시각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1986년 석사 논문 「시각디자인에서의 비주얼 펀Visual Pun 효과에 관한 연구」를 시작으로, 1987년과 1988년 스쿨 오브 아트 인스티튜트 오브 시카고 대학원 졸업프로젝트로 수행한 ‘유머에 관한 시각적 진술(Visual Statement) 프로젝트’와 일리노이 주립대학에서의 수강한 ‘사인과 심벌(Sign & Symbol)’ 수업은 디자인 유머 여정의 출발역이었습니다. 

 

2001년 박사 논문은 「시각적 유머의 생산과 의미작용」으로, 시각적 유머를 기호학을 중심으로 연구했습니다. 그 후 현재까지 디자인 유머에 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고, 한국연구재단의 연구 지원으로 <디자인유머>와 <이미지로 읽는 재미>를 저술하기도 했습니다.

 

Q. <박영원의 디자인 유머>는 어떻게 출간하게 됐나.


올해 정년퇴임을 맞아 지금까지의 긴 여정을 정리하고자 <박영원의 디자인 유머>를 집필하게 됐습니다. 디자인 유머 연구 여정의 종착역인데, 제 연구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므로 환승역에 도착한 셈입니다. 

 

 

<박영원의 디자인 유머> 앞 표지와 뒷면

 

 

Q. ‘디자인 유머’에 대해 소개한다면.


우리는 다양한 미디어를 통한 수많은 시각적 정보와 이미지를 피해갈 수 없습니다. 이미 일상이면서 동시에 문화입니다. 이미지로 존재하는 유머는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디자인 유머는 디자인과 유머의 합성어로 일반적으로 흔하게 사용되는 단어는 아닙니다. 디자인 유머는 구체적인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계획하여 생산하는 유머입니다. 

 

Q. 과거에도 <디자인유머>를 출간했는데, 이번 책은 어떤 차이점과 특징이 있나.


<디자인유머>는 2013년에 한국연구재단의 연구 지원으로 안그라픽스에서 출판한 이론서입니다. <박영원의 디자인 유머>는 디자인과 유머에 관한 선행 연구의 이론을 배경으로 제가 촬영하고 디자인한 작품을 중심으로 완성한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자 특징입니다. 디자인 유머 사례를 다양한 기법으로 직접 제작해 설명했는데, 일부 작품에 대해 생성형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론도 다루고 있습니다.

 

Q. 어떤 디자인들이 소개되나. 


주로 제가 촬영하고 디자인한 작품을 예시로 여러 학문을 바탕으로 한 디자인 유머 생산방법론을 설명했습니다. ‘박영원의 디자인 유머’ 시리즈는 실무와 전시회를 통해서 발표한 작품도 있고, 디자인 방법론을 설명하기 위해 제작한 사례도 있습니다. 순수 예술작인 팝 아트 작업도 있고, 생성형 AI를 활용한 작품도 있죠.

 

제 작품이 웃음과 정신적인 즐거움을 주기도 하고, 혹은 이해하기 힘든 난해한 의문을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이 또한 디자인 유머를 함께 즐기면서 공부하는 과정으로 여겨 주길 바랍니다. 

 

 

 

 

 

<박영원의 디자인 유머> 내지 이미지

 

 

Q. 디자인과 유머를 함께 바라보시는 시각이 특별할 것 같은데, 이를 통해 디자이너들은 어떠한 영감을 얻을 수 있을까.


디자인을 위한 유머인 디자인 유머는 보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고, 정보와 브랜드에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게 합니다. 정신적인 즐거움이나 웃음을 유발하여 건강에도 도움을 주죠. 

 

이 책에서 소개하는 디자인 유머 이론과 사례는 다양한 콘셉트의 디자인 유머를 구현할 수 있게 하는 단계별 생산과 분석 방법론을 제공합니다. 탁월한 유머 감각은 타고나기도 하지만 키워나갈 수도 있습니다. 

 

Q. 디자인이나 디자인 유머를 위해서 어떻게 AI를 활용할 수 있을까.


생성 AI의 능력과 가능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학습해서 AI를 디자인 작업과정에 적절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AI는 콘셉트 설정 단계와 아이디어 발상 단계에서 빠른 속도로 기본적인 탐색을 가능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 생성형 AI를 활용해 다양한 시각적 사례를 직접 생성해 보면 때로는 새로운 영감이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디자이너의 아이디어 스케치를 기본으로 완성도 높은 프로토타입을 시각화 할 수도 있죠. 크기, 색상, 형태, 스타일과 비율 등 시각적 요소 변화를 쉽게 적용해 볼 수 있어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특히, AI를 활용해서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경험을 반영한 인터페이스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기타 이미지 보정이나 3D 모델링과 시뮬레이션 등은 AI를 비롯한 높은 기술력의 디자인 저작도구의 활용은 필수적입니다.

 

AI를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강력한 협업자로 인정하되, 디자이너의 직관이나 감각 그리고 정확한 상황과 목적에 부합하는 결정에 관한 중요한 문제는 AI에 대체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AI 시대에 자신감을 가지고 나만의 인간적인 디자인 유머 스타일을 찾는 것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정년을 맞아 <박영원의 디자인 유머>를 마치면서 디자인 유머와 관련한 이론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도 소개했듯이 저는 기타와 드럼 연주 등 음악과 서예 등에 깊은 관심이 있습니다. 

 

이러한 저의 관심과 능력을 시각 예술과 접목하여 저만의 재미있는 유머러스한 종합(?) 예술 세계를 여는 것이 이른바 제2의 인생 계획입니다. 디자인 유머 이론이 바탕이 될 수는 있겠지만, 다양한 형태로 자유롭게 ‘박영원의 유머’를 창작하려고 합니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

사진제공_ 박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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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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