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컬쳐 | 인터뷰

[포커스 인터뷰] 전통 옷칠, 공예에서 일상의 실용가치를 더하여 해외 판로 진출한 작가들

2025-05-05

‘동서를 넘어서는 디자인(Design Beyond East and West)’이라는 비전 아래 ‘옻칠, 한국 옻칠의 순간: 시간과 텍스처’라는 주제로 열린 ‘2025 DBEW EXHIBITION’은 지난 밀라노 디자인위크 기간 세계적인 가구 디자인 박람회 Salone del Mobile과 동시에 진행되며 전세계인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아시아 문화의 디자인적 가치와 미학을 세계 디자인의 흐름에 반영하고자 기획된 DBEW는 올해 전시에서 OD브랜드의 론칭과 함께 공예가,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현대적 옻칠 작품의 세계를 제시하며 한국의 전통을 생활가구에 적용하는 것을 넘어선 확장된 의미와 가치를 증명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전통 옻칠의 현대적 응용과 세계화, 무형문화재와 청년작가 등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옻칠의 협업 네트워크 제시, 청년작가의 중견작가로의 성장 및 브랜드 창출, 한국의 장인과 해외 거장의 협업 등을 통한 크리에이티브 컬래버레이션에 초점을 맞춰 이루어진 이번 전시는 전시 준비과정에서부터 기획과 워크샵을 통한 작가들의 협업이 이루어졌다.

 

공예 작가부터 무형문화재 장인까지 한국의 전통 옻칠을 계승한 다양한 작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전시의 작품들은 옻칠의 표현기법에 대한 새로운 창의성의 확대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작품들은 밀라노 현지에서 큰 주목을 받는 것은 물론, 이상적이고 혁신적인 소재로서의 옻칠과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된 옻칠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하며 해외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시켜 주었다. 

 

전시에 참여해 옻칠의 현대적 응용과 세계화를 선보인 안은경, 정상엽, 편소정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옻칠을 통한 새로운 표현기법, 현대적 일상에서의 옻칠, 옻칠의 세계적 유통 가능성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안은경 작가

 


 

 

안은경 작가는 전통적인 공예 기법인 옻칠과 최신 테크놀로지인 3D 프린팅을 상호 대조적으로 결합한 결과물을 선보였다. 특히, PLA라는 지속 가능한 소재를 사용해 환경 친화적인 접근을 했고, 옻칠을 통해 3D 프린팅의 차가운 기계적 질감을 부드럽고 따뜻한 촉감으로 변화시켜 전통과 현대, 기술과 자연의 조화를 보여주었다. 

 

작품의 시각적 특징은 선의 대비와 융합이라 할 수 있다. 3D 프린팅의 특성을 활용해 유기적인 곡선과 기하학적인 직선을 정교하게 결합했으며, 이러한 두 가지 요소는 서로 대립되지만 하나의 형태 안에서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찻잎을 기르고, 따고, 말리고, 우려내는 시간은 옻칠의 작업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 두 과정 모두 자연에서 얻어진 재료와 시간이 결합되어, 그 자체로 깊이와 의미를 쌓아간다. 이를 통해 촉각적 경험과 시각적 감각을 동시에 전달한다. 

 

 

 

Q. 3D 프린팅을 활용한 옻칠 공예의 특성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3D 프린팅은 디지털 설계를 바탕으로 정교한 구조와 형태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전통적인 수작업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유기적인 곡선, 반복 구조, 균형 잡힌 대칭 등을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어 형태 실험에 큰 자유를 제공한다. 

 

특히, 곡선과 직선의 조합이나 기하학적 구조를 섬세하게 융합하는데 적합하다. 이러한 기계적 정밀함 위에 붓질을 통해 천연 옻칠을 겹겹이 더하면 표면에 따뜻한 손맛과 깊이가 더해진다. 옻칠은 정교한 출력물에 부드러운 질감과 색을 입히며, 기계와 사람 손의 흔적이 공존하는 새로운 미감을 형성한다. 기술은 하나의 도구이고, 그 위에 어떤 감성을 더하느냐가 작가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Q. 작업방식과 작품 제작, 판매 등에 있어 3D 프린팅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나.


3D 프린팅은 작업방식과 제작, 판매 전반에 걸쳐 공예 작가에게 매우 유용한 도구라고 생각한다. 가장 큰 장점은 형태 구현의 자유도와 반복 제작의 정밀성이다. 디지털 설계를 기반으로 원하는 형태를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고, 동일한 구조를 반복적으로 출력할 수 있어 실험과 수정이 빠르며 효율적이다. 

 

작품 제작 측면에서는 소량 다품종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이점이다. 특히, 다양한 형태를 빠르게 실현하고 변형할 수 있어 창작의 유연성을 높여준다. 판매 측면에서는 주문제작이나 커스터마이징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하고, 재고 부담 없이 수요에 따라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들 수 있다.

 

Q. 이번 작품에서의 새로운 시도는 무엇이었나.


이번 작품을 위해 기존의 작업 방식 위에 새로운 형태를 더했다. 평면과 구, 곡선과 직선의 조합을 바탕으로 보다 입체적이고 조형적인 구조를 구성하고자 했다. 이전까지는 비교적 직선을 중심으로 형태를 구성하고, 곡선은 전체의 균형을 잡는 보조적인 요소로 사용했다면, 이번에는 곡선의 흐름을 주된 조형 언어로 삼아 유기적인 흐름과 기하학적인 구조가 하나의 형태 안에서 자연스럽게 융합되도록 표현했다.

 

Q. 일상에서의 옻칠의 기능과 가능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일상에서 옻칠의 기능과 가능성은 단순한 마감재를 넘어 자연 소재의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동시에 갖춘 재료로서의 가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옻칠은 본래 방수, 방습, 항균 기능이 뛰어나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기물에 매우 적합하며, 시간이 지나도 쉽게 변형되지 않고 오히려 더욱 깊이 있는 광택과 질감을 지닌다. 

 

또한, 현대의 일상 환경 속에서도 옻칠은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표현력을 가지고 있다. 그 자체의 질감과 온도감, 손으로 쌓아 올린 층의 흔적은 시각적 미감뿐 아니라 촉각적 경험을 동반하며, 빠르게 소비되는 제품들과는 다른 감성적 밀도를 만들어낸다. 기술과 소재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옻칠은 오히려 '천천히 만들어지고, 오래도록 함께하는' 물성의 가치를 회복시키는 매개가 될 수 있으며, 공예적 접근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생활 디자인의 요소로도 확장 가능하다고 본다.

 

Q. 옻칠의 세계적인 유통에 대한 가능성을 내다본다면. 


옻칠은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 재료이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생소하거나 낯선 소재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지속 가능성과 자연 소재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면서 옻칠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본다. 옻칠은 항균성과 내구성이 뛰어나며, 화학 도료와는 달리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만들어진다. 이런 점에서 환경을 고려한 생활재나 공예품, 고급 디자인 오브제에 적합한 마감 방식으로서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옻칠의 깊이 있는 색감과 손으로 쌓아 올린 층의 흔적은 디지털화된 감각에 익숙한 이들에게 신선한 감각적 경험을 줄 수 있으며, 단순한 기능을 넘어 ‘느린 아름다움’을 전하는 재료로서 주목받을 수 있다. 앞으로는 옻칠의 전통성을 기반으로 하되 다양한 디자인 분야와의 협업이나 기술 융합을 통해 새로운 형태와 쓰임으로 세계 유통 시장에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 전통의 계승과 함께 현재의 감각과 연결된 옻칠 공예가 더 많은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기를 희망한다.

 

Q. 전시장에서 느낀 소감이 있다면. 


전시에 참여하면서 전통 공예를 현대적인 언어로 풀어낸 작업이 세계적인 디자인 환경 속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직접 마주할 수 있어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관람객들이 작품을 유심히 바라보며 표면의 질감이나 형태에 대해 질문을 던질 때 공예가 언어를 초월해 감각적으로 소통할 수 있음을 실감했다. 특히, 전통 기법인 옻칠이 낯설지만 흥미로운 재료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보면서 한국 공예의 고유성과 가능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앞으로는 보다 다양한 문화적 맥락 속에서 전통과 기술이 공존하는 작업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공예가 단순한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동시대적인 감각과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해외 관람객들과의 대화를 통해 얻은 반응과 통찰을 작업에 차분히 반영하며, 보다 확장된 시야로 다음 작업들을 이어가고자 한다.

 

 

정상엽 작가

 


 

 

정상엽 작가는 단순히 찻잔을 보관하는 기능적인 용도를 넘어 차를 즐기는 행위 자체를 한층 더 풍성하고 의미 있는 예술적인 요소로 작용하게 한 ‘옻칠 차함’을 선보였다. ‘옻칠 차함’은 차별화된 새로운 옻칠 기법을 통해 옻칠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전통과 현대, 기능성과 미학의 조화를 표현한 작품이다. 나무로 제작된 간결한 형태와 옻칠의 깊고 다채로운 색감과 표면에 알루미늄 분말을 칠면에 뿌려 한 겹 한 겹 레이어링하는 새로운 옻칠 기법을 적용한 작품으로, 작가는 이를 통해 옻칠의 깊이감과 독특한 질감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나무 결을 따라 스며든 옻칠의 색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색을 띠게 되며, 이는 차를 즐기는 일상 속에서 특별한 의미를 더해준다. 이런 섬세한 작업을 통해 차를 마시는 순간마다 예술적 가치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옻칠 차함’은 단순한 용기가 아닌, 일상에 녹아 든 예술로서의 깊이를 지니게 된다. 

 

 

 

 

Q. 이번 작업에 대해 설명한다면. 


이번 작업은 옻칠 고유의 깊이 있는 물성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하여 차문화의 정서와 미학을 담아낸 차함이다. 알루미늄 분을 활용한 옻칠 기법을 통해 겹겹이 쌓인 시간의 흔적과 은은하게 번지는 색의 깊이를 표현했으며, 이는 마치 한 잔의 차를 준비하는 고요한 시간과도 닮아 있다. 

 

차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마음을 다스리고 관계를 맺는 문화적 행위다. 그런 차를 담는 그릇 또한 삶의 태도와 정신을 담아내는 매개체가 아닌가 생각한다. 옻칠 차함은 그 정성과 사유의 시간을 오롯이 담아, 자연과 인간,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시각적으로 풀어낸 결과물이다.

 

Q.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 것은 무엇인가. 


이번 작품은 옻칠 기법을 바탕으로 산수화의 정취를 담아낸 작품이다. 깊고 은은한 색조 속에 번지는 미세한 광택은 마치 안개 낀 산자락이나 고요한 물가를 연상케 한다. 이를 통해 단순한 용기를 넘어 풍경화 같은 정서를 전달하고자 했다. 수묵화처럼 절제된 색감과 부드러운 질감은 자연의 고요함과 시간을 머금은 듯한 깊이를 지니고 있다.

 

이 차함은 단순한 보관함을 넘어 전통과 자연, 그리고 예술이 만나는 경계 위에 놓인 오브제로서, 일상의 공간에 깊은 정취를 불어넣어준다.

 

Q. 이번 작품에서의 새로운 시도에 대해 설명한다면. 


이 작업에서는 옻칠 전통기법에 현대적인 재료와 표현 방식을 접목했다. 옻칠 표면에 알루미늄 분을 뿌리고, 이를 여러 겹의 옻칠 층 사이에 중첩시켜 연마하는 과정을 통해 금속 입자가 옻칠에 스며든 듯한 깊이감과 은은한 발색을 구현했다. 전통 재료의 물성과 현대 재료의 반응성을 결합하여 조형적으로 접근했다.

 

이 차함은 전통적인 기법에 기반을 두었지만 재료의 실험을 통해 옻칠의 가능성과 표현 영역을 확장하고자 했다.

 

Q. 일상에서의 옻칠의 기능과 가능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옻칠은 방수, 방부, 내구성, 항균 효과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천연 도료로, 오랜 시간 동안 우리 생활 속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어 왔다. 이러한 우수한 물성 덕분에 옻칠은 목재, 도자기, 금속, 섬유 등 여러 재료와 접목이 가능하며, 옻칠의 다양한 기법들을 이용해 여러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전통 공예를 넘어 현대 디자인, 인테리어, 패션, 예술 분야까지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어 옻칠은 일상 속 실용성과 미적 가치를 동시에 갖춘 소재로서 큰 가능성을 지닌다.

 

Q. 옻칠의 세계적인 유통에 대한 가능성, 어떻게 보나. 


동아시아 고유의 옻칠예술은 단순히 옛 기법을 계승하는 것을 넘어 지속 가능한 천연소재의 대한 매력, 정서적 풍요, 감각적 경험을 충족시키는 동시대의 유효한 표현 수단으로, 생활 속 공예로서 그 가능성이 무궁하다고 본다. 전통과 현대, 예술과 산업을 잇는 전략적 접근이 뒷받침된다면 옻칠은 충분히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는 한국 고유의 미감이 될 수 있다.

 

Q. 이번 전시에 대한 소감과 앞으로의 기대감에 대해 말한다면.


밀라노라는 세계 디자인의 중심지에서 전통 옻칠을 현대 디자인과 결합해 소개할 수 있었다는 점이 무엇보다 뜻깊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단순한 기술의 소개를 넘어 ‘전통 공예가 동시대 디자인 언어 안에서 어떻게 재해석될 수 있는가’에 대한 장이었다. 디자이너와 장인, 공예와 산업, 동양과 서양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과정은 단순한 협업을 넘어서 새로운 디자인 생태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는 옻칠이 단순히 ‘과거의 기술’로 남는 것이 아니라 현대 디자인 환경 안에서도 지속 가능한 재료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자리였다. 공예가 단순히 전시용이나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동시대적 가치를 담은 디자인으로 실현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이번 협업은 한국 전통 공예의 세계화를 위한 하나의 기점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편소정 작가

 


 

 

편소정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옻칠 자체로 단단한 표면을 만드는 기법인 건칠 기법을 활용하여 제작한 ‘건칠 함지’를 선보였다. 건칠은 찹쌀풀과 생칠을 섞은 혼합물을 천에 바른 뒤 겹겹이 쌓는 과정을 여러 날에 걸쳐 형상을 만드는 정성스러운 기법이다. 

 

건칠을 위해서 만든 틀은 ‘열수축필름’을 씌워 유기적인 형상으로 만들어내서 전통적 기법과 현대적 기술을 결합한 가볍고 유연한 디자인으로 만들었다. 형상 위에는 옻칠과 흙의 혼합물인 토회를 활용해 경쾌한 느낌의 붓결의 질감으로 마감했고, 두 가지 명도의 색상을 상감하여 텍스처가 도드라져 보이도록 의도했다. 이러한 회화적 방법의 마감을 통해 독특하고도 맑은 색감의 칠기가 완성됐다.
 

 

 

 

Q. 이번 작업에서 가장 주력한 부분은 무엇인가. 


건칠 기법은 옻의 물성만으로 형상을 만드는 기법이다. 이 건칠 기법으로 본뜨고자 하는 표면을 그대로 묘사할 수 있다. 그러한 건칠 기법의 특징에서 출발해 열수축 필름이 만들어낸 유기적이고 불규칙한 형상을 그대로 본 떠 그릇으로 만들어 보고자 했다. 나무로 만든 틀에 열수축 필름으로 덮고, 필름이 수축하며 만들어낸 형상을 옻과 천을 이용해서 그대로 본떴다. 

 

재미있는 점은 본 뜬 형상을 뒤집어 외부가 아닌 내부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본뜬 형상의 내부가 또다시 외부가 된 셈인데, 이 과정에서 건칠 기법 자체가 만들어내는 공간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이 기법은 재료 자체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 옻칠이 주는 재료적 특성과 그 특성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형상이 이번 작업에서 주력한 부분이다. 

 

Q. 전통 기법과 현대적 기술의 결합을 선보였는데.


전통기법과 현대기법의 융합을 특별히 의식하거나 의도하여 작업 했다기 보다는 공예가로써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배워온 기법, 그리고 작업을 진행해 오며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나만의 현대적 기법 혹은 기술이 작업에 섞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공예 재료를 활용하여 물건을 만들다 보면 당연스럽게 과거의 기법을 활용하고, 새로운 기법을 응용하게 된다. 나는 이것이 공예 작가가 담당하는 역사성, 그리고 미래를 두드리는 동시대성이라고 생각한다.   

 

Q. 이번 작품에서의 새로운 시도는 무엇이었나.


건칠용 틀에 열수축 필름을 응용한 것이 새로운 시도였다. 열수축 필름 재료는 일단 작업공정면에서 합리적이고 제작상의 난이도를 낮춘다. 또한, 여러 차례 틀을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동일한 디자인의 작업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점, 불필요한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장점이 있었다.


 
Q. 일상에서의 옻칠의 기능과 가능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옻칠은 비단 식기 가구뿐 아니라 우리의 몸이 있을 수 있는 모든 공간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재료다. 나는 지난 해부터 공간속의 모든 표면에 옻칠 마감을 제안해오고 있다. 건축이나 인테리어 요소로서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우리가 머무는 모든 공간에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옻칠은 그 자체로 공예의 한계를 넓힐 수 있는 재료라고 생각한다. 

 

Q. 옻칠의 세계적인 유통에 대한 가능성을 내다본다면. 


옻칠은 동아시아에서만 활용되던 극히 제한적인 재료라 아직 옻칠이 낯선 나라가 많은 것 같다. 옻칠이 보여줄 수 있는 범용성과 가능성, 그리고 칠의 고유한 미감과 우수한 기능성이 알려진다면 그릇을 비롯한 소품뿐 아니라 건축자재로써 가능성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Q. 이번 전시에 대한 소감은. 


유럽시장에 옻칠이라는 소재를 알리고 여러 세대의 작가들과 함께 전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에 옻칠 작업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도록 분발하려 한다. 

 

에디터_ 최유진

facebook twitter

#옻칠 #전통옻칠 #공예 #일상의실용가치 #한국옻칠 #동서를넘어서는디자인 #DBEW #OD #지속가능한미래 #전통옻칠의현대적응용 #옻칠의세계화 

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