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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정글 칼럼] 포용의 언어로 다시 쓰는 세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선언

2025-08-30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막을 올렸다. 이번 비엔날레가 주목받는 이유는 세계 최초로 ‘포용디자인(Inclusive Design)’이라는 개념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포용디자인’은 단순히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기능적 접근을 넘어, 디자인이 인간의 삶과 사회 구조 전반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라는 믿음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이번 행사는 디자인을 보는 기존의 관점, 즉 ‘형태와 미(美)’에 머물던 차원을 넘어서 ‘디자인은 인간을 어떻게 품어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본격적으로 제기하는 자리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회의 사령탑을 맡은 최수신 총감독은 전시 기획 의도를 “디자인이 지닌 선한 영향력이 더 나은 사회를 가능하게 한다는 믿음을 현실로 옮기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포용디자인은 특정한 소수 집단을 위한 배려 차원을 넘어서, 우리 모두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일상의 언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의 경험을 넘어 사회 전체를 활성화시키는 동력, 그리고 국가적 미래 비전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이 이번 비엔날레의 핵심 취지다.

 

이번 비엔날레가 주목받는 이유는 세계 최초로 ‘포용디자인(Inclusive Design)’이라는 개념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광주에서 출발한 ‘포용’의 철학

 

이번 비엔날레가 갖는 가장 큰 의의는 ‘포용디자인’이라는 개념이 광주라는 도시의 맥락에서 탄생했다는 점이다. 광주는 한국 현대사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나아가 인간 존엄의 가치를 실천해온 상징적 장소다. 특히 ‘무등(無等)’이라는 이름을 지닌 무등산은 높고 낮음이 없는 평등의 상징이다. 광주의 정신은 차별과 배제를 거부하고 모두가 함께 존엄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지향해 왔다.

 

이러한 역사적·문화적 토양 위에서 출발한 포용디자인은 단순히 서구에서 수입된 ‘유니버설 디자인’이나 ‘인클루시브 디자인’을 반복하는 개념이 아니다.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문화, 타인에 대한 깊은 배려, 때로는 ‘오지랖’이라 불리는 공동체적 정서가 자연스럽게 스며든 한국적 디자인 철학이다. 따라서 이번 비엔날레는 광주의 무등 정신과 한국적 정서를 세계적 담론으로 끌어올린 출발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번 전시회의 사령탑을 맡은 최수신 총감독은 전시 기획 의도를 “디자인이 지닌 선한 영향력이 더 나은 사회를 가능하게 한다는 믿음을 현실로 옮기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네 개의 전시관, 네 개의 주제

 

비엔날레는 총 4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되며, 각각의 큐레이터는 포용디자인을 구체적 영역으로 풀어냈다.

 

1전시관의 <포용디자인과 세계>는 문화와 사회적 경계를 넘어서는 협업과 교류, 다양한 배경을 아우르는 공존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디자인은 더 이상 특정 국가나 지역의 것이 아니라, 인류 보편의 언어임을 드러낸다.

 

 

1전시관의 <포용디자인과 세계>는 문화와 사회적 경계를 넘어서는 협업과 교류, 다양한 배경을 아우르는 공존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2전시관의 <포용디자인과 삶>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개인·가족·공동체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디자인을 탐구한다. 주거, 생활, 복지 등 일상 전반에서 포용의 가치가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2전시관의 <포용디자인과 삶>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개인·가족·공동체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디자인을 탐구한다.

 

 

3전시관의 <포용디자인과 모빌리티>는 이동의 자유를 주제로 한다. 교통약자와 고령자, 장애인 등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통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실험이 중심이다. 자율주행, 대중교통 시스템, 보행 환경 등이 ‘모두의 이동’을 위한 디자인으로 재구성된다.

 

 

 

3전시관의 <포용디자인과 모빌리티>는 이동의 자유를 주제로 한다. 교통약자와 고령자, 장애인 등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통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실험이 중심이다.

 

 

4전시관의 <포용디자인과 미래>는 인공지능, 로보틱스, 자연, 웰빙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기술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미래를 탐구한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공동체 가능성을 열어주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한다.

 

 

4전시관의 <포용디자인과 미래>는 인공지능, 로보틱스, 자연, 웰빙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기술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미래를 탐구한다.

 

 

이 네 개의 전시관은 각각의 시선으로 포용디자인을 해석하지만, 결국 하나의 메시지로 수렴한다. 그것은 “디자인은 인간을 향한다”는 원칙이다.

 

경계를 허물고, 언어를 새로 쓰다

 

포용디자인의 본질은 경계 허물기다. 디자이너와 시민, 정부와 기업이 만나는 장에서 ‘차별과 소외의 벽’을 무너뜨리고, 갈등과 간극의 골을 메우며, 공존과 배려라는 새로운 사회적 언어를 창출한다. 이번 비엔날레는 디자인이 사회 문제를 단순히 해결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형성하고 공동체적 삶을 조직하는 언어라는 점을 강조한다.

 

과거 디자인이 주로 산업 발전과 경제 성장의 수단으로 이해되었다면, 이번 비엔날레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디자인은 사회적 약속이며 공동체적 합의’라는 새로운 역할을 제시한다. 따라서 포용디자인은 특정한 프로젝트나 결과물이 아니라, 삶을 조직하는 지속 가능한 언어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개막식 장면. 무대를 중심에 놓고 4방향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좌석을 배치한 것이 이번 행사의 ‘포용디자인’ 주제와도 일치한다.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막을 올리는데 주역을 맡은 사람들

 

 

광주에서 세계로 확산시키는 선언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단순한 국제 디자인 전시가 아니다. 그것은 ‘포용디자인’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광주에서 세계로 확산시키는 선언이다. 광주의 무등 정신은 높고 낮음이 없는 평등의 철학을 상징하며, 이는 포용디자인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따라서 이번 비엔날레는 광주라는 지역성과 세계적 담론을 잇는 연결 고리로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앞으로 ‘포용디자인’은 한국적 정서를 기반으로 한 세계적 담론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지 디자인계 내부의 논의에 머무르지 않고, 정치·사회·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철학적 개념이다. 결국 이번 비엔날레는 우리에게 다시 묻는다. “디자인은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가?”

 

그 대답은 이제 더 이상 디자이너 한 사람이나 한 기관에 맡겨진 과제가 아니다. 모든 개인과 공동체가 함께 참여해야 할 시대적 질문이다. 광주에서 시작된 ‘포용디자인’의 언어가 세계 곳곳에서 번져 나가며, 경계 없는 사회,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한 여정을 이어가길 기대한다.

 

글, 사진_ 정석원 편집주간(jsw022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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