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15
지난 12월 11일부터 13일까지 인 더 페이퍼 빌딩 갤러리에서 인디북 마켓이 열렸다. 수집한 책과 독립출판물 등을 판매하는 유어마인드와 그래픽, 유어보이후드가 함께 마련한 이 ‘한정판’들은 인디북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 끌었다.
에디터 | 정윤희(yhjung@jungle.co.kr)
한정판을 의미하는 limited edition(L.E)을 역으로 뒤집은 ‘Unlimited Edition’이라는 이름의 인디북 마켓은 ‘한계가 없는 에디션’으로서의 인디북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인디북이 가진 폐쇄적이라는 선입견을 부수고, 전시가 아니라 순수한 시장으로 구성된 것. 인디북이 ‘지금 어떻게 존재하는가’를 밝히고 소유할 수 있는 책으로 제시하기 위해 마켓의 형태를 취했다. 부수는 한정돼 있으나 콘텐츠에는 한계가 없는 인디북들이 한층 가까이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단 3일간 열린 이 마켓에는 모두 27종의 인디북이 참여했다. at zine, dalrang, hada, i am not xxx, non project, 운동장매거진, 이아립 등 디자인은 물론 주제도 관심사도 다른 인디북들이 한데 모였다. 1500원부터 10,000까지 가격대도 천차만별. 마켓을 찾은 이들은 옹기종기 모여있는 인디북의 향연에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또 인디북 제작자들이 직접 자리를 지키고 있어 또 다른 소통의 장이 자연스레 만들어져 멀게만 느껴지던 인디북을 한층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 밖에 산문집 『보통의 존재』의 저자 이석원과의 대화가 진행돼 작가와 독자의 직접적인 소통의 장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 ‘한계가 없는 에디션’이 언제 또 독자들을 찾아올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이번 마켓을 계기로 독자들은 또 다른 마켓을 기다리게 됐다는 것과, 베일에 가려져 있던 인디북이 독자 곁으로 한 걸음 가까워질 수 있었던 계기였다는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