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8
지난 9월 17일 개막해 21일간 진행된 ‘서울디자인 한마당 2010’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주제 아래 일상에서 만나는 생활 속 디자인을 시민과 함께 나누는 자리로 마련되었던 서울디자인 한마당의 성과를 살펴본다.
에디터 | 이영진(yjlee@jungle.co.kr)
2010 서울디자인 한마당은 실질적인 디자인 산업 발전과 디자인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한편, ‘유네스코 디자인 창의도시, 서울’을 시민들과 해외 방문자들에게 알려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나아가 도시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 행사로 평가 받고 있다.
지난해 보다 높은 기업 및 브랜드 참여
올해는 기업ㆍ대학ㆍ디자이너의 참여가 예전에 비해 크게 확대되었다. 각종 전시에 243개 기업 및 브랜드가 참여하여 지난해(158개) 대비 53% 높은 참여도를 보였다. ‘서울국제디자인공모전’에는 2,745개 작품이 접수되어 지난해(1,206개) 대비 128% 많은 작품을 선보였다. 또한 전 세계 47개 대학이 ‘대학 탐구전’에 참여하여 지난해(22개) 대비 114% 많은 작품이 관람객과 만났다.
서울디자인마켓 3억 여 원 매출
상품을 직접 사고파는 마켓형 전시가 활성화된 것도 올해의 성과다. ‘서울디자인마켓’, ‘국내ㆍ해외 디자인 산업전’, ‘그린정원 파노라마’ 등 마켓형 전시는 일평균 매출액 2천만 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대비 280% 향상된 성과를 보였고 일평균 570여 건의 비즈니스 상담이 이루어져 행사기간 동안 하루 종일 관람객들로 붐볐다. 특히 ‘서울디자인마켓’은 3억여 원의 실적을 올렸으며 이는 만원 미만의 소액 물품 5만여 개의 판매액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국내, 외 벤더들이 참여한 세미나와 신진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기업 CEO에게 설명하는 ‘비즈니스토크’를 실시하여 약 1억 원의 계약 실적을 올려 ‘디자인산업 활성화’라는 실질적인 성과도 거두었다. 앞으로도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디자인태그’(www.designtag.co.kr)를 통하여 서울디자인마켓의 열기를 이어갈 것이며, 디자인 산업발전의 기반 마련에 지속적인 노력을 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세계 각국의 디자인 제품들이 올해는 더욱 다양하게 선보여 관람객의 주목을 끌었다.
디자인 컨퍼런스 - 경제, 나눔, 미래
15명의 연사와 926명의 관객이 참여한 ‘디자인서울 국제 컨퍼런스’도 ‘경제ㆍ나눔ㆍ미래’의 키워드를 관객들과 함께 나눈 의미 있는 자리였다. ‘미래 디자인 트렌드’와 ‘디자인의 사회적 책임’, ‘동양디자인의 재발견’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드는 강연은 관객들과 진지한 디자인 담론의 장을 마련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컨퍼런스 주요 연사로는 크리스 루브크만(미국), 스테파노 지오반노니(이태리), 김석철(한국) 등이 참여했다. 컨퍼런스 특별 강연에 나선 오세훈 서울 시장은 북한산에서 시작하여, 남산을 거쳐 관악산까지 이어지는 성루의 녹색 축 형성을 통해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그린 디자인’의 의미와 생태적으로 복원되는 한강과 서울의 지천 회복 사업 등 ‘블루 디자인’의 청사진을 직접 설명하여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 의미 살린 시민 참여ㆍ체험 프로그램
주경기장 관람석을 살아있는 식물로 채운 ‘그린정원 파노라마’는 서울시의 25개 자치구와 대학, 지역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전시를 꾸며 그 의의가 깊다. 또한 전시물은 행사기간 동안 현장에서 판매되었는데 수익금 전액은 소외된 계층의 복지기금으로 사용되어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나눔 정신을 실천한다. 아이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가족들에게는 ‘디자인 꿈나무 교실’ㆍ‘아이디어 상상 체험관’ 등 어린이 디자인 창의 교육 프로그램이 연일 이른 시간에 마감되기도 했다.
한국과 동양의 디자인 전시로 해외 관람객까지
한국과 동양의 디자인을 다룬 전시도 관람객의 인기를 끌었다. ‘가족의 대화공간’을 주제로 한 공간전시ㆍ‘소반 디자인’ㆍ‘책 디자인’ 등을 선보인 ‘한ㆍ중ㆍ일 생활전’, 신응수 대목장이 제작한 숭례문 미니어처와 각국의 고유한 춤을 한글 자모로 표현한 ‘춤추는 한글’ 등을 전시한 ‘서울디자인자산전’은 외국인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는데, 특히 ‘서울디자인자산전’은 서울디자인자산의 뿌리를 세계에 알리고 서울의 디자인 경쟁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되었다.
홍대 등 4대 디자인 클러스터 연계 진행
한편 마포 홍대, 구로디지털단지, 강남 신사동, 동대문 D에 등 4대 디자인 클러스터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었다. 마포 홍대지구에서는 신인 디자이너의 취업 및 창업을 돕는 프로그램이, 동대문 DDP지구에서는 리폼 디자인을 체험할 수 있는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더불어 구로디지털단지에서는 디자인 제품화를 위한 기술세미나가, 강남 신사동지구에서는 디자인 트렌드 페스티벌이 디자이너와 시민들을 만났다.
‘서울디자인 한마당’ 향후 격년 개최로 전환
디자인에 대한 서울시민의 인식이 높아지고, ‘서울디자인 한마당’ 브랜드 인지도도 높아졌다는 판단 아래 보다 내실 있고 전문화된 행사로 발전시키기 위해 앞으로는 ‘서울디자인 한마당’을 격년으로 개최된다. 오세훈 시장은 폐회사를 통해 “디자인이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이고, 우리의 일상생활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며 풍요롭게 한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디자인 한마당이 국제적인 디자인 행사로 호평을 받으며 막을 내렸습니다. 21 일간의 행사를 마친 소감은 어떠신지요
사용자 문화를 중심으로 한 디자인은 제 교육, 연구, 개발의 테마이기도 합니다. 몸에 꼭 맞는 옷이 있듯 디자인도 우리 몸에 맞는 디자인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의 연장선상으로써 서울디자인 한마당의 디렉터를 맡게 된 것에 남다른 사명감을 느낍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문화를 통한 디자인의 올바른 정착, 생활화에 조금이나마 영향을 미쳤기를 바랍니다.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새로운 형식으로 발전된 모습까지 제안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주제가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올해 세 번째 행사까지 모두 같은 맥락입니다. 첫 회 “Design is Air”는 무의식 중에도 우리 곁엔 항상 디자인이 존재한다는 ‘디자인의 정의’를 정립한 행사였다면 두 번째 “I Dsign”은 디자인이 특정 산업이나 기업의 소유물이 아니라 모두가 디자인을 할 수 있고,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 행사입니다. 올해 “Design for Al”은 대상과 목적에 관한 이야기예요. 경제적 수준이나 지위에 상관없이 불편하거나 특수한 상황의 사람들 모두를 배려할 수 있는 디자인을 제시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올해 행사가 작년과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했습니다. 디자인 한마당은 일방적인 프로그램이 아니라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하는 디자인 소통의 장입니다. 작은 전시에서도 관람객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며 함께하고자 했어요. 푸드디자인관을 기획한 것도 음식을 통해 부드럽고 풍요로운 행사로 만들기 위함이었습니다. 와인 한 잔을 마셔도 그에 얽힌 이야기, 향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듯, 외형적인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두고두고 회자될 수 있는 여유로운 소통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지요. 또 국제성,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직접 가서 작품을 보고 선정하기도 하고, 전문가들을 초청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커뮤니케이션 사이트 디자인 붐을 통한 해외 홍보에도 힘을 쏟아 해외 5000여 명 이상 참여하여 공모전의 수준 또한 높아졌습니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작품을 출품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직접 방문, 컨퍼런스까지 이어지는 등 매우 좋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가장 반응이 좋았던 프로그램은 무엇이었으며, 어떤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십니까
전시의 내용면에서는 해외산업전, 한중일 전시를 꼽을 수 있겠네요. 특히 한중일 전에서는밀라노 트리엔날레 미술관 디렉터와 비트라뮤지엄 관장도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요. ‘소반전’은 우리의 일상적인 식문화도 디자인의 일부분이라는 생각에 기획한 전시로 일상을 디자인으로 푸는 것이 이색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해외산업전에서는 대사관과 해외 업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좋은 제품들을 시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다양하게 디자인된 의자에 시민들이 직접 앉아보고 디자인에 대한 우수성을 체험할 수 있는가 하면 세월이 흘러도 끈임 없이 사랑 받고 있는 좋은 제품들을 소개함으로써 학생들이나 디자이너들에게 교육적인 면까지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이 많이 모였던 곳은 디자이너들과의 소통 구간인 ‘서울디자인마켓’입니다. 이곳은 디자인 마켓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의 참신한 아이디어 제품을 직접 보고 구입할 수 있는 장터로 디자인 한마당 행사 기간 내 가장 많은 관람객들이 다녀간 곳이지요. 또한 좋은 디자인,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국내 산업전에서는 많은 상담이 이루어졌습니다. 시민들에게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기업은 홍보 및 해외 바이어와 연결도 되는 지극히 모범적인 사례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향후 격년 개최로 전환된다고 들었습니다. 앞으로 서울디자인 한마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조언을 해주신다면
무엇보다 디자인에 대한 서울시민의 인식이 높아졌다는 판단 때문이겠지요. 앞으로는서울디자인 한마당의 취지도 달라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에게 디자인의 중요성을 알리고, 디자인 인식을 보급하고 확산하는 취지로 1, 2, 3회를 치렀다면 앞으로는 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전문화와 내실화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