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9-11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사업이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설계를 당선안으로 결정하며 진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시가 공개한 1등 당선안을 소개한다.
글, 자료제공 |서울시 균형발전추진본부
국내 건축,도시,조경 전문가들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의 추천을 통해 지난 4월 국내외 저명 건축가 8명(국내외 각 4명)을 선정하여 지명초청 방식으로 현상설계경기를 진행하였다. 작품 심사는 건축가 김종성, 조성중, 김영섭(한국), 조나단 바넷, 장 마리 샤팡띠에(프랑스)와 조경설계가 다이아나 발모리(미국)가 참여하였다.
작품심사 결과 보상금 3억원(실시설계비에서 공제)과 설계권이 주어지는 1등에는 영국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작품이 당선되었고, 심사 종반까지 1등과 경합을 벌인 2등에는 한국 건축가 조성룡 작품, 3등에는 미국 건축가 스티븐 홀의 작품이 결정되었다. 1등 당선 작가인 자하 하디드는1951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출생한 세계적 건축가로서 2004년 건축계의 노벨상 격인 프리츠커(Pritzker)상을 수상하였다.
자하 하디드는 작품 제목을 ‘환유의 풍경(Motonymic Landscape)’이라 부르고 있다. 여기서 ‘환유’는 주변의 사물을 참조하기 위해 특정 사물을 간접적으로 묘사하는 수사학적 전략을, ‘풍경’은 인간과 그 환경 사이의 관계를 물질적으로 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이 작품은 동대문 프로젝트가 가지는 다양한 역사적, 문화적, 도시적, 사회적, 경제적 요소들을 환유적으로 통합하여 하나의 풍경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건축은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게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믿음에서부터 출발하였다. 따라서 이 작품은 다양한 디자이너들과 대중을 위한 일종의 교육적 자원이며, 또한 서울이라는 도시가 가지는 지속적인 문화적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건축물로서 작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액체의 흐름을 연상시키는 건축물과 공원의 형태를 통해 제공되는 공간적 유연성은 도시가 가지는 공공의 프로그램과 월드디자인플라자의 디자인 목표 사이의 긴밀한 교호작용을 증진시킬 것이다. 한국적 전통과 끊임없이 변모하는 디자인의 미래는 하나로 함축되어 연속적인 건물 내부와 외부를 통해 표현된다.
이 작품은 조선시대의 성벽으로부터 출발하는데, 여기에서 성벽은 소용돌이와 같은 전체 구성의 중심 역할을 하며, 전체 공원에서는 시각적 지향의 도구로서 작용한다. 바닥 조경면의 연속적 면은 공원과 월드디자인플라자를 하나로 연결하면서 연속적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근본적 목표의 하나는 사회문화적 중심축(socio-cultural hub)을 창조함으로써 서울이라는 도시가 가진 유쾌함과 역동성을 재창조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이 프로젝트는 새로운 건축물과 공원이 그 장소와 환경 속에서 통합되는 모습을 통해 도시를 자연으로 되돌리고자 한다.
“공원과 건축물이 분리된 개체라기보다는 조경과 건축의 성공적인 결합을 보이고 있다. 보행자의 시야에 랜드마크 요소로서 강력한 디자인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고, 이는 디자인 플라자를 도시의 중요한 존재로서 부각하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된다. 세련된 조소적 형태와 함께 모든 도로로부터 건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거리의 보행자 시각이나 주변 건축물에서 내려다보는 다양한 시각에서 일관된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동대문운동장 주변의 건축물들이 고층인 점을 감안하여 운동장의 공원적 성격과 기능을 살리기 위해 저층(2층)으로 계획하고 그 상부까지 공원을 확장함으로써 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활용되도록 한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 이 작품은 도시의 랜드마크는 건축물의 높이보다 디자인이나 특색있는 문화 콘텐츠에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나 빌바오의 구겐하임미술관과 견줄 수 있는 도시의 명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이달 중으로 1등 당선작가인 자하 하디드 컨소시엄과 계약을 체결하고 2008. 3월까지 실시설계를 하여 2010년 상반기 중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기존 운동장 시설물은 올해 11월경 철거에 착수하여 2008년 4월 본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