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30
역사적인 사건을 기록하는 보도사진은 사건의 현장을 전달하는 것 외에도 우리에게 깊은 메시지와 감동을 선사한다. 매그넘은 때론 아픔을, 때론 기쁨을 주는 세계적인 보도사진 그룹으로 알려져 있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하는 매그넘의 사진들은 어떻게 탄생될까. 그 비밀이 밀착인화지에 담겨있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 | 한미사진미술관(www.photomuseum.or.kr)
크리스텐 루벤은 밀착인화지에 대해 “경험의 일기장이자 실수와 잘못, 막다른 길에 다다른 상황을 기록한 사적인 도구이자 행운의 순간을 포착한 도구”라 말했다.
밀착인화지는 한 롤의 필름을 빛을 통해 직접 인화하거나 여러 장의 네거티브 필름을 순서대로 인화해 놓은 것으로 카메라에 담았던 모습을 확인시켜주는 도구다. 한 장의 사진이 완성되어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밀착인화지에 모두 담겨있는 셈이다.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열리게 될 ‘매그넘 컨택트 시트(MAGNUM CONTACT SHEETS)’는 매그넘의 밀착인화지를 통해 명작이 탄생했던 과정을 낱낱이 드러내는 전시다. 국제적인 보도사진가 단체인 매그넘 포토스의 대표 작가 65인의 밀착인화지 70여 점과 그 중 세상에 공개됐던 94점의 사진들을 선보인다.
전시에서는 우리와 친숙한 명작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명작이 완성되기까지의 작업과정을 보여주는 밀착프린트가 전시의 포인트다. 이를 통해 작업과정 중의 실수와 공개되지 않은 B컷 등을 비롯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명작이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 그 과정을 엿볼 수 있다.
〈결정적 순간〉을 통해 찰나의 미학을 선보인 카르티에 브레송의 밀착프린트도 공개되며 이를 통해 그가 시도한 수회의 촬영과 전략적인 편집과정을 알 수 있다.
이밖에도 로버트 카파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폴 푸스코의 로버트 케네디 장례식, 필립 존스 그리피스의 베트남 전쟁, 토마스 횝커의 9.11 테러 사건 등 70여 년의 역사에 대한 기록이 전시된다.
체 게바라, 말콤 엑스, 마일스 데이비스, 비틀즈 등 다양한 정치 인사, 배우, 예술가 및 음악가의 상징적 초상과 함께 현장노트, 동시대 잡지, 엽서, 전단지 등 30여 점의 인쇄물도 함께 볼 수 있다.
2011년 전 세계에 걸쳐 사진집이 출간된 것을 제외하고, 전시를 통해 대대적으로 밀착인화지를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대의 모습과 포토저널리즘의 역사, 사진가의 사적인 생각까지 모두 보여줄 ‘매그넘 컨택스 시트전’은 오는 1월 16일부터 4월 16일까지 한미사진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