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도쿄 통신원(de_sugnq@naver.com) | 2016-01-06
누구나 자신의 옷장 속 깊숙한 곳에는 언제부터인지 예측하기 힘든 안 입는 옷들이 한 벌쯤은 발견되기 마련이다. 버리기에는 아깝지만 막상 입고 나가자니 애매한 상황. 하지만 추억도 같이 묶여있던 옷들이기에 쉽사리 버릴 수 많은 없는 노릇. 더 이상 고민없이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 일본의 프로젝트를 소개하려 한다.
글 ㅣ Jun 도쿄 통신원(de_sugnq@naver.com)
내추럴, 오가닉 등 ‘친환경’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비슷한 시점부터 이 프로젝트의 주목도는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품질=브랜드’라는 인식은 점차 바뀌기 시작했다. 흐름을 타고 일본브랜드 유니클로의 저가웨어가 크게 히트를 치면서 저가 브랜드를 마주하는 사회 인식이 변해가고, 그간의 소비형태에 ‘에코’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진 것. 에코에 대한 시도는 과거 수십 년 전에도 이루어져있지만, 이렇게 대대적으로 일본 내에서 본격적인 상품화와 더불어 관심을 이끌기 시작한 것은 10여년 정도 전부터이니, 지금은 누구나 에코백이나 개인 텀블러 한 개쯤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됐다.
지금까지의 보편화된 에코방식은 새로운 소비 혹은 기존의 물건을 버리지 않고 오래 사용하는데 한정되어 있었다. 때문에 디자인은 가능한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무채색에 가까운 컬러나 심플한 형태로 표현의 폭이 제한되었고, 결국 다시 소비패턴은 반복될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 주목하고자 하는 디자인 프로젝트는 다시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 ‘Rewear’다. 물론 기존에 안 입는 청바지를 잘라서 가방이나 긴팔을 잘라 반팔을 만드는 리폼의 형태와는 조금 다른 컬러를 바꾸는 것이 포인트다.
즉, 염색을 통해서 형태는 마음에 들었지만 옷의 색이 바래서 입을 수 없었다거나, 버리기엔 아까운 비싼 코트, 얼룩이 묻어서 안타까워했던 블라우스 등 옷의 형태로서는 아직 멀쩡하지만, 작은 옥의 티로 인해 옷장 속에서 잠들어 있어야만 했던 옷들을 다시 꺼내 입을 수 있게, 클리닝&염색을 해 주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방식. 이는 비록 심플하지만 일상생활 활용도 높은 에코&롱 라이프 디자인 방법이기도 하다.
빠르게 입고 버리는 소비행태에 자체가 사회적인 문제로 야기되고, 패션이라는 장르 속에서 롱-라이프 디자인 발상은 새로운 도전이 될 듯하다.
이 프로젝트는 2014년 11월 토라노몽(도쿄)에 있는 빌딩 일부에서 시작돼 매년 두번 정해진 시즌에 맞춰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세 도시에서 개최되며, 매회 정해진 컬러 중 색 하나를 골라 총 3색의 염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5년의 F/W 컬러는 Blazer Red. 현재 완성품 수령은 오는 1월 16일까지 진행된다. 접수 기간중에 동경, 오사카, 후쿠오카 개설점에 방문접수 후, 완성품 수령 기간 중에 재방문 하면 리웨어 제품을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다.
본 프로젝트를 통해 기대 할 수 있는 것은 아직 의류로서의 제 몫을 하는 제품들을 리사이클을 통해 얻는 만족감과 환경 친화적 방법의 소비문화는 리사이클의 긍정적 효과일 것이다. 누구에게나 소비가 가벼워 진 것은 사실이지만, 손수 만든 스웨터나, 머플러, 선물 받은 셔츠, 첫 월급으로 산 양복, 마음에 쏙 들었던 가디건, 티셔츠 등은 각 개인의 애착이 있는 물건. 이런 애장품이 빛 바랜 채 옷장에 잠들어 있었다면, REWEAR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워진 익숙함으로 다시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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