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사진 | 2016-01-07
2015년 아마존 올해의 미술&사진 분야 책으로 뽑힌 애쉬 세이어(Ash Thayer)의 사진집이다. 1990년대 뉴욕 건물에 불법으로 거주하던 사람들의 절망적이고 애환이 깃든 삶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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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어 이스트 사이드(Lower East Side, 이하 LES)는 뉴욕에서도 독특한 지역이다. 형형색색의 그래피티와 다양한 상점들이 오래되고 낙후된 건물들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맨해튼의 높은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받으면서 LES의 발전이 급속하게 이뤄졌지만, 사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마약과 범죄 발생률이 높은 위험한 지역이었다.
그런 LES의 1990년대 모습을 기록한 책이 〈Kill City: Lower East Side Squatters 1992-2000〉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LES 내 스쿼터스(Squatters, 불법 거주자들)의 삶을 기록한 사진집이자 실제로 불법 거주자로 살았던 애쉬 세이어의 실제 이야기이도 하다.
사진집 속 술과 마약에 취해 정신을 잃은 사람들과 과격한 행동을 일삼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저절로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제력이 부족해서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저소득층의 절망과 애환에 공감이 되기도 한다.
이 사진집의 가치는 희소성에 있다. 불법으로 거주하는 그들의 특성상 스스로를 노출하는 것에 상당한 거부감을 갖는데, 애쉬 세이어에게만큼은 촬영을 허락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여과되지 않은 생생한 사진들이 사진집에 담길 수 있게 되었다.
사진집은 당시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목사이자 사회운동가인 프랭크 모랄레스(Frank Morales)의 글과 함께 사진가인 다나 호이(Dana Hoey)와 애쉬 세이어의 인터뷰를 수록했다.
출판사 powerHouse Books
출판연도 2015년 3월
구성 하드커버, 9.3×0.8×12.1"(약 23.6×2×30.7cm), 176 pages
가격 $50 (약 5만8천원)
애쉬 세이어 미국 출생. 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가이자 비주얼 아티스트다. 고등학교 시절 펑크 커뮤니티를 촬영하면서 사진을 시작했다. 여과되지 않은 도시의 모습에 관심을 갖고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뉴욕 스쿨오브비쥬얼아트에서 학사를 콜롬비아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런던 사치갤러리와 시카고현대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