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12
공간은 역사를 담고 있다. 지나간 시간과 그 시간의 모든 일들이 공간에 담겨있다. 텅 빈 공간이라 해도,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렀다 해도 공간을 부유하는 것들은 변하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변화를 맞이할 공간, 그리고 그 공간이 품은 시간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웹 프로젝트가 있다. 아트선재의 두 번째 웹 프로젝트로 디자이너 김영나의 타이포그래피 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임의의 기억’이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 | 아트선재센터(www.artsonje.org)
리노베이션을 위해 휴관한 아트선제센터는 ‘아트선재 웹 프로젝트(Art Sonje Web Project) #2: 김영나-임의의 기억(Random Collections)’을 통해 그동안의 시간들을 품는다. 랜덤으로 수집된 기억들이 공간에 대한 역사를 새롭게 되새기게 하는 것이다.
리노베이션에 들어가는 아트선재의 전시 없는 공간은 비어있지만 비지 않았다. 개관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곳을 채워왔던 시간들이 켜켜이 쌓여 공간을 채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공간을 채우는 아트선재의 ‘역사’는 ‘떠도는 과거의 유령들’로 표현된다.
곧 물리적 변화를 맞게 될 아트선재센터라는 공간과 그 동안의 시간들이 섞여 이루어지는 웹 프로젝트는 디자이너 김영나의 타이포그래피 작업을 선보인다.
이번 웹 프로젝트에서는 98년부터 지금까지 열렸던 전시들의 제목들이 무작위로 선택돼 새로운 조합을 이룬다.
화면에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단어들은 ‘불협화음의 하모니’, ‘인 리얼 월드 서울 세션’, ‘욕망과 마취’, ‘절대, 지루할 틈’, ‘앱스트랙트 워킹’ 등이다. 자연스럽기도, 부자연스럽기도 한 단어들은 기억을 불러일으키면서 또 하나의 텍스트와 이미지를 탄생시킨다.
아트선재센터의 웹 프로젝트는 아트선재센터 홈페이지의 인트로 페이지를 활용해 웹기반의 작업을 소개하는 것으로 2014년 11월 홈페이지 리뉴얼 당시에 기획됐다. 김영나 디자이너의 아트선재센터 아이덴티티 발표와 함께 시작됐으며 당시 김영나 디자이너는 아트선재센터 로고타입 구조를 바탕으로 스크린 화면을 RGB 기본 컬러로 분할하는 인트로 화면을 선보였다.
2015년 8월부터 주기적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인트로 페이지를 통해 선보인 아트선재센터는 전시장이라는 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가상의 공간인 온라인 상에서 새롭고 자유로운 예술적 소통을 위한 시도들을 해왔다.
디자이너 김영나는 테이블유니온(Table Union)의 멤버이자 커먼센터(COMMON CENTER)의 운영위원으로 2008년 차세대 디자인 리더로 선정됐으며 2013년 두산연강예술상, 2014년 문광부 선정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