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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우리 집에 브랜드가 산다 ⑦

우승우 브랜드 컨설턴트 | 리모와 홈페이지, 페이스북, 카탈로그 | 2016-01-18

 


 

해외 출장을 좋아하던 때가 있었다. 대부분의 일정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여행과 달리 업무 이외의 별도의 시간을 내는 것이 어려운 빡빡한 일정, 특히 회사의 누군가와 같이 방을 써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 2000년대 초반의 출장에서는 2인 1실이 기본이었다 - 낯선 나라로 비즈니스 목적으로 출장을 간다는 것은 꽤나 매력적이었다. 

 

글 | 우승우 브랜드 컨설턴트

 

 

하지만 출장의 기회가 많아질수록, 특히 시간을 기준으로 일을 해야 하는 컨설턴트로 생활하면서 1박 3일 뉴욕 출장이라든가, 10일 동안 마이애미 – 뉴욕 – 런던 – 카이로 - 두바이를 거쳐 지구 한 바퀴를 돌아야 하는 노선의 출장은 막연하게 동경했던 출장에 대한 애정을 약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낯선 곳으로 짐을 싸서 떠나는 행위 자체는 빡빡함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여전히 매력적이었고 그것을 준비하는 짐싸기 과정은 꽤나 설레였다. 

 

개인적으로 그런 감정을 갖는 것에는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우리집 여행 가방을 ‘리모와(Rimowa)’로 바꾼 것과도 깊은 상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디론가 떠나기 전까지의 과정을 특별하게 만들고, 출장도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만들어 준 리모와가 우리집 브랜드의 일곱 번째 주제다. 

 

리모와의 초기 광고들

리모와의 초기 광고들 (출처: 리모와(rimowa.com))


 

사람은 낯선 곳에서 영감을 얻는다

사람들은 낯선 곳에서 영감을 얻는다. 일상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행복을 느끼고, 그곳에서의 시간들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추억한다. 그래서 우리는 목적이 어찌되었든 간에 짐을 싸서 떠나는 여행을 사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여행을 하는데 있어서 특히나 중요한 것이 바로 어떤 가방을 가지고 가느냐일텐데 이는 여행에 대한 전체 감정에 깊은 영향을 끼치곤 한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가방이 도착하지 않았거나 가방을 분실했던 경험, 불편한 가방 때문에 여행 전체가 곤란했던 기억이 있을 정도로 여행지에서의 가방은 중요하다. 필자 역시 비행기에 가방에 실리지 않아 공항에서 몇 시간을 대기해야 했던 몬트리올에서의 기억이, 테러로 모든 물품보관소가 폐쇄되어 4일 동안 무거운 가방을 끌고 다녀야 했던 파리에서의 기억이 꽤나 선명하다.   

 

리모와의 사용자들은 제품에 스티커를 붙여 본연의 아이덴티티를 만들기도 한다.

리모와의 사용자들은 제품에 스티커를 붙여 본연의 아이덴티티를 만들기도 한다. (출처: 리모와 페이스북(facebook.com/Rimowa))


 

수작업과 하이테크의 만남

그렇다면 ‘우리집’이 리모와를 선택한,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리모와를 사랑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첫째, 리모와의 차별화된 기능과 혁신적인 기술 때문이다. 창업자의 손자이자 현재 리모와를 이끌고 있는 디터 모르스첵(Dieter Morszeck) 회장이 언급한 “수작업과 하이테크의 만남(Handmade meets High-Tech)“라는 브랜드 방향성에서 알 수 있듯이 리모와는 대부분의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하며 품질에 대해 타협하지 않는 장신정신을 기반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를 통해 획기적인 알루미늄 소재와 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 재질을 도입했으며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는 네바퀴 굴림이 가능한 ‘멀티휠 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했다. 또한 가방을 끄는 손잡이 길이를 자유롭게 조절하게 하는 기능 역시 업계에서 가장 먼저 도입,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둘째, 리모와만의 차별화된 디자인과 브랜드를 꼽을 수 있다. 제법 먼 거리에서도, 수십 종류가 가방이 뒤섞여 나오는 공항에서도 겉모습만으로 확연하게 눈에 띄는 리모아만의 명확한 디자인 아이덴티티와 알루미늄 소재, 외부에 새겨져 있는 그루브 패턴이 ‘리모아다움’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브랜드 슬로건인 ‘The original luggage with the grooves’에서 알 수 있듯이 100년이 넘은 전통과 정통성을 바탕으로 하는 오리지널티(Originality) 역시 매력적이다. 또한 독일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몽블랑이나 BMW와 같이 기술과 디자인 모든 면에서 타협하지 않는 자부심을 보여주고 있으며 루프트한자, 포르쉐 등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하는 컬레버레이션 역시 리모와를 좋은 여행 가방을 넘어 또 하나의 스타일 아이콘으로 포지셔닝하는데 도움을 준다. 

 

지난 1950년대부터 리모와를 대표하는 토파즈의 모티프가 되어 소재 개발에 영감을 준 비행기인 융커스를 복원하는 프로젝트 역시 리모와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고 있다. 

 

 

셋째, 사용자 본인 스스로 자신만의 캐리어를 꾸밀 수 있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 가방에 스티커를 붙이며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지만 리모와를 사용하는 사람들만큼 자신의 캐리어를 꾸미며 자신만의 스토리를 담는데 적극적인 소비자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질리지 않는 디자인과 깔끔한 알루미늄이라는 소재 때문인지 이를 통해 자신이 방문했던, 자기의 취향이 담긴 스티커를 붙이면서 당시의 추억을 떠올리며 자신만의 캐리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다른 브랜드의 가방이라면 AS의 대상이 되는 찌그러지거나 긁힌 자국 역시 리모와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고단했던 여정을 함께한 추억으로 생각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 역시 많다. 여행 가방이 단순히 짐을 넣고 이동하는 수단이 아닌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중요한 여행 동반자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어디로 가든,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여행은 늘 추억이다. 그래서일까 여행의 과정을 보여주었던 비행기 티켓, 지도, 여권의 기록 하나하나 소중했다. 하지만 잊어버릴까 손에 꼭 쥐고 다니던 비행기 티켓은 어느새 전자 형태로 바뀌었고, 입출국 기록을 확인하며 찍어주던 여권의 스탬프 역시 지문 인식 시스템으로 대체되고 있다. 지도 역시 스마트폰 안의 맵으로 대체되고 있다. 

 

그래서일까. 새로운 도시를 가고, 새로운 브랜드를 만날 때면 기억을 남기기 위해 쉽게 얻을 수 있는 스티커를 하나 둘씩 모으기 시작했다. 여행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는 우리집 여행 가방에 붙이기 위해서… 올해에는 반드시 북유럽으로 떠날 거다. 리모와를 들고 가족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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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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