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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LGBT로 산다는 것: 워크룸프레스, <여섯 빛깔 무지개> 출간

2016-01-21

 

 

 

 

우리가 잘 아는 일곱 빛깔 무지개에서 남색이 빠진 ‘빨/주/노/초/파/보’로 구성된 여섯 빛깔 무지개는 성 소수자(이하 LGBT) 공동체의 역사와 자긍심, 다양성을 의미하는 대표적 상징 기호다. 

 

‘한국에서 LGBT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한 19편의 흥미로운 대화를 담은 단행본 <여섯 빛깔 무지개>는 2014년 6월 30일부터 12월 23일까지 약 6개월간 20회에 걸쳐 방송된 동명의 팟캐스트에서 출발한다. 인천문화재단의 ‘문화 다양성 확산을 위한 무지개다리사업’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팟캐스트 ‘여섯 빛깔 무지개’는 전국에서 진행된 해당 사업 중 유일한 LGBT 관련 프로젝트로, ‘입담꾼’으로 널리 알려진 미술·디자인 평론가 임근준이 진행을 맡았다. 그는 커밍아웃한 양성애자 게이로서 1995년부터 2000년까지 동성애자 인권 운동가로 활동하며 한국 사회의 변화를 이끌기도 했다.

 

여러 부침을 겪으며 꿋꿋하게 성장한 “한국 LGBT 사회의 의식과 역량을 2014년의 시점에서 아카이브하겠다”는 자세로 기획과 제작에 임한 임근준은 이 팟캐스트가 “한국 동성애자 인권 운동의 20주년에 맞춰 그간의 변화를 갈무리하는 뜻을 지녔다”고 설명한다. 기획 의도에 맞게 정욜(LGBT 인권 운동가), 조동섭(번역 문학가), 이혁상(영화감독), 천정남(게이 바 사장), 예조 AKA 마아(레즈비언 페미니스트), 장서연(인권 변호사), 유상근(취업 준비생 게이 청년), 진챙총(미술가), 이다혜(영화 평론가/기자), 제이슨 박(신경과학자), 김도훈(언론인), 김조광수(영화 제작자/감독), 앤초비 오일(드래그 아티스트), 차세빈(트랜스젠더 커리어 우먼)과 원종필(언더 웨어 디자이너), 진호(트랜스젠더 남성), 호림(LGBT 인권 운동가), 고기와 복숭아(레즈비언 커플), 이우인(만화가) 등 스무 명의 출연자가 초대됐다.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굴하지 않고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사는 그들이 한두 시간 분량으로 털어놓은 진솔한 이야기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여섯 빛깔 무지개>는 2014년 12월 23일 만화가 이우인 편을 마지막으로 종료된 팟캐스트의 녹취를 풀고 수차례의 편집 작업을 거쳐 탄생했다. 한국 사회와 LGBT 공동체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주요 이슈 - 동성애자의 연애와 라이프스타일, 동성혼 법제화, HIV/AIDS, 성전환, 게이 및 레즈비언 하위문화, LGBT 인권 운동 등 - 에 맞춰 팟캐스트를 총 여섯 장으로 재구성했으며, 장별로 개별 출연자의 이야기가 꼬리를 물며 이어진다.

 

이 책에 실린 19편의 대화와 세 편의 머리말 및 맺음말은 “새로운 세대의 도약을 위한 정신적 구름판”으로서 한국의 LGBT 사회가 안고 있는 거대한 과제를 해결할 “새로운 포스트-퀴어 혹은 포스트-LGBT의 영웅”에게 띄우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진행자 임근준의 바람처럼 10년 뒤 한국의 LGBT 청소년이 <여섯 빛깔 무지개>를 읽고는 “저런 한심한 시대가 있었고 이제는 모두 이겨냈다”며 깔깔대고 웃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보자.

 

표지 이미지와 본문 속 사진은 각각 (이성애자 여자) 작가 박미나와 (이성애자 남자) 사진가 LESS(김태균)의 작품이다. 박미나는 수집/분류/재조합이라는 주제와 형식을 바탕으로 회화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가다. 시중에 레디메이드로 유통되는 물감과 재료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분류 및 재조합해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고정)관념을 명징한 시각언어로 포착한다. <여섯 빛깔 무지개> 프로젝트에 사용한 작품은 작가가 오랫동안 ‘놀이’처럼 제작해 온 ‘색칠 공부 드로잉’ 연작에 속한다. 박미나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어린이용 색칠 공부 도안을 재료를 바꿔가며 채색하거나, 스티커를 붙이고, 또 다른 드로잉을 겹쳐 그리기도 했다. 누군가가 그 빈 공간을 다채롭게 색칠해야 할 것만 같은 <여섯 빛깔 무지개>의 표지는 한국 사회와 LGBT 공동체가 함께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할 미완의 과제를 암시한다.

 

전체 출연자 중 열다섯 명의 모습을 담은 컬러 사진은 사진가 LESS(김태균)가 촬영했다. 그는 패션 월간지 화보 사진을 담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꾸준히 개인 작업을 발표해 세 차례의 개인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주로 필름 카메라로 작업하는 그는 한국 사진계와 잡지계에서 ‘스냅 사진’ 열풍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 특유의 색감과 질감,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독특한 앵글, 빛을 능숙하게 다루는 동물적 감각 때문에 상당한 마니아를 거느리고 있다. LESS(김태균)는 필름 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를 교차 사용하며 <여섯 빛깔 무지개> 출연자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패션 화보의 모델처럼,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처럼, 친구가 찍어준 일상 속 휴대폰 사진처럼 포착한 그들의 앞, 옆, 뒷모습은 오늘을 사는 한국인 LGBT의 아름다운 초상이다.

 

 

차례_

머리말

여섯 빛깔 무지개의 소회(所懷)

함께 그려요, 여섯 빛깔 무지개

1. 동성연애의 법칙

여자가 묻고 게이가 답한다 — 이다혜, 임근준

2. 당신의 인권이 여기 있다

사랑의 정치 — 정욜

성 소수자의 인권을 변호합니다 — 장서연

통일 운동 게이에서 동성혼 유부남까지 — 김조광수

동성혼 법제화 투쟁의 승리, 그 명과 암 — 제이슨 박

3. 남자와 여자, 트랜스젠더로 태어나다

하리수 언니, 이제 제 시대에요 — 차세빈

남자의 영혼에 응답하는 삶 — 진호

4. 한국 레즈비언과 팬픽이반, 그리고 후죠시의 세계

투명인간의 삶을 거부한다 — 예조 AKA 마아

레즈비언 커플이 사랑하는 법 — 고기와 복숭아

와따시와, 마음만은 훌륭한 게이 — 진챙총

5. 언제나 게이하게

영미 게이 문학의 안내자 — 조동섭

‘허핑턴포스트’식으로 본 대중문화 속 LGBT — 김도훈

이 구역의 막장 여왕은 나야 — 앤초비 오일

작은 기적을 좇는 특별한 시선 — 이혁상

호모로맨스가 여기 있구나 — 이우인

HIV/AIDS 감염인 게이 문화의 세계 — 제이슨 박

6. It Gets Better, 더 나은 삶을 위하여

게이로 사는 평범한 길을 놓는 건설가 — 천정남

이웃집 남자는 마성의 게이 — 유상근

성 소수자 운동판의 젊은 피 — 호림

맺음말

한국에서 LGBT로 산다는 것: 탈식민적 L/G/(B)/T 주체의 발화와 재현의 정치학, 그리고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생각하며

 

제목_ <여섯 빛깔 무지개>

저자_ 임근준 외 

출판사_ 워크룸프레스

출간일_ 2015년 12월 15일

판형_ 107x185mm

쪽수_ 608쪽 

가격_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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