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 2016-01-27
해가 바뀌고 시즌이 바뀔 때면 늘 궁금해지는 것, “이번 시즌엔 과연 어떤 스타일이 유행할까?” 〈무신사〉는 패션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32인의 전문가들을 찾아가 그에 대한 대답을 들어보기로 했다. 누구는 컬러에 대해, 누구는 스타일에 대해, 또 누구는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각자의 개성이 담긴 코멘트를 받았는데, 신기하게도 그 안에서 몇 가지 공통분모가 나타났다.
기사제공 | 무신사
COLOR
2016 S/S 시즌에는 파스텔, 비비드, 페일 톤으로 명명되는 컬러들에 주목해 보자. 화사하다고 겁먹을 것 없다. 글로벌 컬러칩의 기준인 팬톤(Pantone)을 비롯, 세계 유수의 패션 디자이너들이 이미 해당 계열의 컬러를 앞다투어 컬렉션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고태용_ 비욘드클로젯 디자이너 2016 S/S 시즌은 파스텔 컬러와 오버사이즈 실루엣의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지난 시즌부터 남녀불문 유행했던 핑크의 경우 핫 핑크부터 인디 핑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톤으로 어패럴부터 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폭 넓게 활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주영_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 2016 S/S 시즌엔 톤다운 된 파스텔 컬러에 주목해 보자. 흔히 봄이라고 하면 쨍한 오렌지나 핑크 컬러를 많이 찾는데 이번 시즌에는 좀 더 차분한 느낌의 컬러들이 주목 받을 예정이다. 모노톤에 가까운 핑크나 그레이가 섞인 블루 같은 것이 좋은 예다. 성숙한 이미지 연출이 필요한 때다.
김예나_ 무신사 패션 에디터 몸을 불편하게 하는 격식 갖춘 스타일 보다는 에슬레저 룩과 같은 스포티한 스타일링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2016년 올해의 컬러로 선정된 핑크 계열에 주목해 보자. 따뜻한 분홍색과 소라빛 조합, 여기에 화이트 컬러 아이템을 매치한다면 완벽한 2016 S/S 시즌이 될 것!
이가영_ 패션 블로거 팬톤(Pantone)은 빈티지한 파스텔톤의 로즈쿼츠와 세레니티 컬러를 2016년의 트렌디 컬러로 선정했다. 은은히 스며드는 비비드 톤의 컬러를 기존에 가지고 있던 아이템과 매치해서 산뜻한 스타일링에 도전해보자. 개인적으로는 화이트 셔츠와의 매치를 추천한다.
이정재_ 리타 매니저 길이가 길고 품이 넉넉한 상의와 통이 좁고 긴 하의, 시각적 부담을 덜어 줄 미니멀한 디자인 등이 강세일 것으로 본다. 9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패턴이나 그래픽도 포인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컬러로 표현하자면, 올 상반기에는 오렌지에 주목해 보는 것은 어떨지.
김소영_ 보메 디렉터 2016 S/S 시즌에는 파스텔 톤이 강세를 이룰 것이다. 같은 블루라도 원색 보다는 그레이가 가미된 블루라든지 하는 식이다. 여성복은 프릴이나 셔링(레이스) 디테일이 들어간 셔츠, 슬리브리스 혹은 원피스가 유행할 것이다. 블루 톤의 프릴 셔츠가 만들어진다면, 분명하겠다.
ITEM
갑작스럽게 불어 닥친 트렌드가 아니긴 하지만 아이템은 아직 우리에겐 익숙치 않을 수 있다. 슬라이드, 부츠컷 팬츠, 로브와 드레스는 레트로 무드의 심화 과정이라고 생각하자. 아디다스의 슈즈와 데님 재킷 등 접근성이 쉬운 아이템부터 도전하면 된다.
김주현_ 코스모폴리탄 패션 에디터 작년부터 불어온 ‘슬라이드(Slide)’의 열풍이 이어질 예정이다(구찌, 아크네, 발렌시아가 등의 런웨이에 대거 등장했었다!). 2015년엔 와이드 팬츠와 매치해 놈코어 룩의 정석으로 연출했다면 2016 S/S 시즌엔 테일러드 재킷, 시폰 드레스, 섹시한 슬립에 믹스매치 해볼 것을 권한다.
박가영_ 패션 홍보 대행사 APR 매니저 2016 S/S시즌은 풋풋한 대학생 시절이 떠오르는 레트로 스타일이 강세일 것이다. 특히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입는 데님팬츠 시장에 플레어 진즈, 부츠컷 등 일명 '나팔바지'라 불리는 스타일이 돌아온 것에 주목하자. 유수의 해외 브랜드에서 약속이나 한 듯 쏟아내기 시작했다.
김욱_ 패션 스타일리스트 2015 F/W 시즌이 샌드 톤 계열의 편안한 룩으로 요약된다면 2016 S/S 시즌은 피어 오브 갓(Fear of God) 스타일의 데님&데님 매치에 주목해보자. 다소 어려운 청청 조합이지만 이너 레이어드만 잘 한다면 누구나 소화 가능하다. 아디다스(Adidas Originals)의 스니커즈에도 주목해 볼 것.
하동호_ 소윙바운더리스 디자이너 급변화된 기후 탓에 시간의 흐름이 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생각보다 아우터를 벗는 시기가 앞당겨 질 것 같으며 그 자리를 오버사이즈 핏의 니트웨어나 스웨트셔츠 등이 대신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체적으로 더욱 더 캐주얼한 룩이 강세를 보일 것 같다.
성은비_ 고아웃 패션 에디터 홈웨어와 스니커즈의 매치가 최고의 조합이 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2015년에 불었던 파자마 열풍에서 나아가, ‘슬립 드레스’가 그의 최전선에 설 것으로 기대된다. 벌써부터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 MSGM 등이 슬립 드레스에 하이힐 대신 스니커즈를 매치하고 있다.
이셋별_ 패션 모델 슬립, 파자마, 로브 같은 홈웨어를 거리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다. 2016 S/S 시즌에는 새틴, 레이스처럼 페미닌 무드를 극대화 시키는 소재와 만나 겉으로 드러나는 여성성이 극대화 되는 페미닌 룩이 강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놀랍겠지만, 그리 놀라울 일도 아니다.
STYLING
오버사이즈, 에슬레저, 스포티즘, 레이어드. 코멘트 속에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키워드가 대거 등장했다. 2015 F/W 시즌부터 이어지고 있는 편하고 쿨한 스타일링은 2016 S/S 시즌에도 계속해서 큰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상혁_ 에이치에스에이치 디자이너 발렌시아가의 새로운 디렉팅까지 영역을 확장한 베트멍(Vetments). 그를 대변할 수 있는 캐주얼한 오버사이즈 무드가 대중들의 큰 관심을 얻기 시작하며 성별의 경계가 없는 앤드로 지니어스 스타일링이 2016 S/S 시즌, 더욱 더 큰 인기를 누릴 것으로 예측된다.
박진우_ 포토그래퍼 ‘오버사이즈’ 룩의 강세는 꾸준할 것이며, 베트멍이 보여준 레트로 무드와 이지(Yeezy)가 보여준 미니멀한 스트리트 룩으로 세분화되지 않을까 싶다. 엑스트라 오버 핏의 상의를 입은 당신을 보고 사람들이 궁금해하기 시작한다면, 트렌드세터로 불릴 수도 있을 일이다.
이영우_ 하이컷 패션 에디터 스웨트셔츠처럼 ‘편하고 쿨한’ 옷의 인기가 계속될 것이다. 이번 시즌엔 여성스러운 옷과의 믹스 매치가 관건. 후디에 맥시 스커트를 매치한 알렉산더 왕, 홀터넥 톱에 ‘깔맞춤’한 트레이닝 팬츠를 입은 클로에 쇼 모델이 좋은 예다. ‘미스매치’의 위험을 줄이려면 장식 없는 심플한 옷을 고르자.
신선영_ 무신사 패션 MD 스포티 무드를 잘 드러낼 수 있는 에슬레저 트렌드가 강세일 것으로 본다. 스트레치 코튼이나 져지 소재와 오버사이즈 핏이 계속해서 거리를 지배할 것으로 예상하며 비비드 컬러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일본의 스트리트 패션이 역시나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혜경_ H&M 쇼룸 매니저 보헤미안 감성에 주목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자유로운 프린트, 믹스&매치로 보여주는 레이더링 그리고 스포티한 터치감을 더해 활동적인 느낌을 더하는 것이 포인트. 실크, 코튼, 캔버스 등의 소재에 비비드한 옐로, 레드, 그린 등의 프린트 터치를 준다면 2016 S/S 시즌 키 룩 완성!
박철민_ 힙합퍼 MD 2016 S/S 시즌에는 ‘레이어드 스타일링’에 도전해 보자. 1990년대 후반 크게 유행했던 레이어링이 올 상반기에 다시금 조명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2015 F/W 시즌에 롱 슬리브 티셔츠를 입는 것이 유행이었다면 이번 시즌엔 그 위에 쇼트 슬리브 티셔츠를 겹쳐 입어보도록 하자.
김보라_ 나일론 패션 에디터 올 상반기에는 좀 더 과감한 잠옷 패션에 도전해보자. 티셔츠+청바지 공식에 맥시한 로브를 더한 보헤미안 무드나, 슬립 드레스 위에 루스한 데님 재킷을 걸치는 롱 앤 린 실루엣 정도면 좋겠다. 담백한 티셔츠나 얇은 니트 톱 위에 뷔스티에를 레이어드 해 리얼웨이 룩으로도 변화를 꾀해보길!
RETRO
사실 본 기사에서 언급된 모든 요소들은 결국 ‘레트로(Retro)’로 귀결된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혹은 언젠가 입어 본 적이 있는 스타일이 2016년이라는 현재의 시대적 디테일과 만나 조금 새롭게 돌아왔을 뿐, 결국 모든 것의 뿌리는 바로 이 ‘레트로’다.
이대웅_ 크리틱 디렉터 지난해부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1980~90년대 문화의 영향을 받아 재해석 된 ‘베이퍼 웨이브(Vapor Wave)’가 2016년에는 더욱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음악, 미술 등 예술, 문화에 걸쳐 패션까지 강한 영향을 끼치며 더욱 관심을 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김진경_ 패션 모델 ‘레트로’라는 화두가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가깝게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8〉이 만들어내고 있는 80년대 복고풍 무드가 이미 그를 대변하고 있고 멀리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도 1970년대 빈티지 스타일이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다. 레트로에 주목해야 할 분명한 이유다.
오주연_ 패션 스타일리스트 2016 S/S 시즌에는 1990년대 감성을 짙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츄리닝이라 부르는 게 더 나을듯한 트랙수트나 컬러풀한 무지 티셔츠와 데님 팬츠는 이번 시즌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봐야 할 터. 지금 가장 핫한 브랜드인 베트멍(Vetements)을 참고해 보자. 유행은 돌고 도는 법이다.
손민호_ 패션 모델 지난 해 대세였던 ‘복고’ 스타일이 올 상반기에도 계속 유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잠시 반짝하는 수준일거라 생각했으나 유명 디자이너들이 선보인 2016 S/S 컬렉션 피스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젠 확실히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돌고 도는 것 같다.
최종규_ 디스이즈네버댓 디렉터 Back to the 90’s. 이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하이엔드 패션 하우스부터 스트리트 컬쳐 기반의 인디 브랜드까지 시장의 경계를 두지 않고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 '레트로'를 키워드로 꺼내 들고 있다. 당분간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라 생각해도 되겠다.
박지민_ 포토그래퍼 구찌(Gucci)의 귀환에 내가 하고 싶은 모든 말이 담겨있다고 봐도 된다. ‘레트로’를 대신할 키워드가 없다. 싸이가 외치고 있는 ‘나팔바지’와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98〉의 히트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2016 S/S 시즌은 ‘레트로’로 정의할 수 있다.
ETC
패션도 패션이지만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헤어, 메이크업, 액세서리와 라이프 스타일 역시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꺼내든 키워드는 제각각 이었으나 이 또한 명심해야 할 코멘트이니 반드시 참고하도록 하자. 결국 공통 분모는 ‘조화’다.
김민지_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시장에서는 여전히 ‘내추럴 메이크업’이 강세다. 인위적 물광 보다는 매끈한 피부에 은은하게 광채를 살려 피부 속부터 차오르는듯한 촉촉한 피부표현이 가장 중요하다. 립이나 아이라인 등 하나의 원 포인트 메이크업으로 생기 있는 느낌을 더해보자.
정화영_ 옵티컬W 대표 아이웨어 시장에서는 국내 인디 브랜드의 약진이 기대된다. 인지도가 높은 수입 명품 브랜드에 의존하던 과거와 달리 2016 S/S 시즌부터는 점차 해외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점차 낮아지며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로 승부를 거는 국내 인디 아이웨어 브랜드를 찾는 이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안소리_ 29CM MD 미니멀리즘이 계속해서 각광받을 것으로 내다본다. 미니백과 같은 컴팩트 사이즈의 가방처럼 ‘최소한의’, ‘단순한’, ‘불필요한 것을 배제한’ 등의 키워드가 디자인 전반적으로 적용될 것 같다. 여기에 다양한 컬러나 소재의 믹스가 더해지며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동률_ 비이커 마케팅 매니저 감히 농구에서 파생된 요소들이 가공할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 전망한다. 에어조던, 슈퍼스타 등 프리미엄 스니커즈 시장의 주인공인 영원불멸 아이콘들이 농구화에서 출발했다는 점과 모든 트렌드의 중심인 힙합 문화가 농구와 어떤 연결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본다면 답은 명확해질 듯 하다.
설혜윤_ 스코프 서울 대표 장인정신과 라이프스타일에 주목하자. 하나의 소비를 하더라도 어떤 소재를 썼고 어떤 지역에서 어떤 방식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부분에 소비자들이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위축된 소비 심리의 연장선이라 볼 수 있다. 작은 규모의 디자인 서점이 늘어나는 것 역시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제인_ 준오헤어 가로수길점 헤어 디자이너 여성의 경우 가볍고 자연스러운 질감 표현과 그를 파스텔 톤의 컬러감으로 부각 시키는 유럽풍 스타일이 최근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남성의 경우 오랫동안 유행한 단정한 포마드 스타일이 계속해서 이어지겠으나 그 위에 자연스럽게 개성을 더한 쉼표 헤어 스타일이 유행할 전망이다.
박주원_ 위즈위드 패션 총괄 팀장 2016 S/S 시즌은 그 어느 해보다 복잡해질 전망. 더 이상 시즌 전체 하나의 키워드로 정의하긴 어려운 시대다. 굳이 표현하자면 장르의 다양성과 그 안의 조화랄까? 록시크와 고스, 레트로 스트리트, 에슬레저와 아메리칸 헤리티지가 공존하는 지금. 적절한 ‘믹스매치’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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