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 2016-03-31
지금부터 사건번호 020160321로 접수된 ‘영화 속 숨겨진 단서’를 소개하겠다. 여섯 영화와 여섯 브랜드 사이에 놓인 밀접한 연관 관계. 당신이 무심코 집어 든 그 티셔츠가 사실 특정 영화에서 비롯됐다고 하면 믿을 텐가? 당신이 알지 못했던 2016 S/S 시즌에 담긴 여섯 개의 영화적인 시선을 살펴보자.
기사제공 | 무신사
영화를 추리할 수 있는 단서는 모두 세 가지. 이제 막 가면 무도회장에서 몰래 빠져 나온 듯한 누군가의 마스크. 한 모금만 마셔도 사망에 이르게 되는 독이 든 술병, 편지 봉투를 가를 수 있는 레터 나이프까지! 덧붙이면 사진 속 알로하 셔츠는 남자 주인공이 애용하는 의상이다.
써틴먼스는 다양한 시대에 꽃 피었던 ‘멋’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수많은 패션 피플들과 셀럽들이 주말 밤마다 젊음과 멋을 즐기고 뽐냈던 1980년대 런던. 당시 런던 젊은이들의 피를 뜨겁게 달군 클럽 블리츠(Blitz)에서 써틴먼스의 2016 시즌이 시작된다. 런던의 청춘들은 이 클럽을 중심으로 펑크룩과 글램룩, 그리고 더 넓게는 블리츠 키즈룩(Blitz Kids Look)을 전파시켜 나간다. 블리츠 키즈룩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 주연 〈로미오와 줄리엣〉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옷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술병, 손목에 채워진 수갑, 바닥을 뒹굴고 있는 스프레이와 권총 및 각종 유해 물질은 영화 속 주인공이 꽤나 불량한 태도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게 한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이들은 누구일까? 그리고 어떤 영화일까?
오버사이즈해프닝은 2016 S/S 시즌에 청춘 영화의 로맨틱한 감성을 담고자 했다. 단, 일반적인 하이틴 무비로는 부족하다. 오버사이즈해프닝이 말하고자 했던 로맨틱은 ‘각자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결정하고 꿈을 찾아가는 청춘들의 감정’이다. 영화 〈트레인스포팅〉은 반항적인 내용이 주를 이룬다. 오버사이즈해프닝은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마약을 하고 나쁜 일을 저지르는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서 색다른 ‘로맨틱’ 감성을 느낀 것. 또한 이완 맥그리거(Ewan McGregor)가 연기한 주인공 렌턴을 통해 1990년대 브리티쉬 스트리트 패션도 소개하고 싶었다.
사춘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부모와 갈등을 겪는다. 영화 속 주인공 역시 마찬가지다. 매니큐어, 구르프 등 ‘엄마’를 상징하는 모든 것을 싫어하는 섬세한 감성의 10대 소년이 영화의 주인공. 그는 거친 페인팅을 통해 주체할 수 없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아이킬드마이마더〉는 청춘들이 겪을 수 있는 가족과의 갈등을 다룬 영화다. 로얄위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이번 시즌을 풀어내고자 했다. 또한 자비에 돌란(Xavier Dolan) 감독만의 미학적인 구성과 예술성, 이를테면 영화 속 독특한 색감과 영상미를 의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주인공 후베르트가 영화 속에서 주로 입는 데님 작업복, 평상시 착용하는 스트라이프 및 후드 티셔츠 등을 로얄위만의 독특한 감성으로 표현했다. 방황하는 청춘의 모습을 통해 서정적이면서 어딘가 발랄한 모습, 어둡지만 희망적인 에너지를 로얄위와 함께 느껴보길 바란다.
이번에는 대놓고 힌트를 흘렸다. 사진 속 곳곳에 배치된 ‘BOY(소년)’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소년은 슈퍼맨, 배트맨과 같은 슈퍼 히어로에 열광했고 별거 중인 아버지와 함께 캠핑이나 야구장을 다니며 유년 시절을 보낸다.
슈벳은 리처드 링클레이터(Richard Linklater) 감독의 12년 프로젝트 성장 영화 〈보이후드〉에서 영감을 받아 2016 S/S 시즌을 ‘BACK TO THE BOY HOOD’로 전개했다. ‘너와 나, 우리였던 단순하고 즐겁고 따뜻했던 어린 시절로의 회상’을 선보일 예정. 핸드 드로잉이나 타이포그래피 등 유년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유니크한 디테일을 의상에 반영했다. 이를 통해 젠더리스 스트리트 캐주얼 룩을 제안한다. 코치 재킷, 오버사이즈 MA-1, 유틸리티 아우터와 멀티 스트라이프 티셔츠, 컬러 블록 하이넥 스웨트셔츠 등이 슈벳의 메인 아이템이다.
작가로서의 꿈을 키워나가는 반면, 한 편으로는 서프 보드에 몸을 실은 채 일탈을 꿈꾸는 주인공. 가슴에는 수첩과 타자기를 안고 있지만, 몸에는 바다를 닮은 푸른빛 보드 쇼츠를 두른 채 서핑 보이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못한다.
이것은 실제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지하 700m에서 벌어진 60여일의 극적인 생존기를 다룬 것. 우선 주인공들에게 꼭 필요했던 것은 랜턴과 안전모, 그리고 33명 간의 깊은 우애와 협력이었다.
2010년 8월 5일 칠레의 산호세 광산이 붕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하 700m에 매몰된 33명의 광부들은 3개월여 만에 극적으로 구출된다. 딤에크레스는 옷을 통해 진정한 인간애가 담긴 감동적인 스토리를 말하고 싶었다. 실제로 우리의 근, 현대사에서도 ‘파독 광부’ 등 광부라는 직업은 굉장히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번 2016 S/S 세미 시즌은 2015 F/W 크레스에딤(CRES. E DIM)의 테마인 ‘LOS33’의 리바이벌 버전이다. 강한 주제의식을 통한 주체의식을 갖는 우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관련 링크: 2016 봄 아우터 특별전(store.musinsa.com/app/plan/views/13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