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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서울에서 하라 켄야의 수업을 듣는다 - ACA

2009-11-03


일본의 국보급 디자이너로서 ‘햅틱 이론’을 집대성한 하라 켄야, <아이디어> 가 선정한 100인의 디자이너에 등재된 세계적인 크리에이터 칸타이킁, 그리고 전설적인 북디자이너 뤼징건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들이 주말마다 한국 행 비행기 몸을 싣고 있다. ‘국제어두운밤하늘협회’ 참석을 위해서는 아니고, ‘아시아 크리에이티브 아카데미(Asia Creative Academy, 이하 ACA)’의 교수로서 한국 학생들 앞에 서는 것이다. 산 넘고 바다 건넌 해외 디자이너뿐 아니라 ACA 국내 교수진의 이름도 화려하다. 가장 영향력이 큰 미디어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조수용 NHN 본부장, 국내 디지털 미디어 디자인의 1세대라 불리는 조홍래 바이널 인터렉티브 대표,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 포스터 사진의 대가 오형근, 국내에 더치 디자인을 소개하는 젊은 그래픽 듀오 슬기와 민 등 현장의 최일선에서 일하는 디자인 전문가들이 ACA의 강단 위에 모습을 드러낸다.

에디터 | 이상현( shlee@jungle.co.kr), 사진 | 스튜디오 salt


그렇다면 왜 이토록 위대하고 대단한, 그리고 다양한 영역의 강사진이 ACA의 지붕 아래 모였는지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ACA는 문화관광부가 2010년 설립을 목표로 추진하는 광주아시아문화도시 종합계획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사전 인큐베이팅 사업이다. 장르와 국경을 초월하는 미디어 하이브리드, 컬처 하이브리드 시대의 크리에이터 육성을 목표로 삼는다. 문화 간 통합과 장르 간 통섭은 이미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지만 이를 탄탄하게 뒷받침할 학재가 부실한 현 시점에서, ACA가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대단한 야심인 것이다. 국내외 저명한 디자이너들이 기꺼이 뜻을 함께한 이유도 ACA가 말하는 근거와 당위에 십분 공감했기 때문이리라. 따라서 ACA의 교육은 인쇄, 영상, 웹, 모바일 디자인을 아우르고 HCI, 사진, 타이포그래피 등 미디어에 특화된 지식은 물론 인문, 사회과학, 예술학을 거쳐 기획과 마케팅의 영역까지 심층적으로 넓게 파고든다.



하지만 막막한 현실의 돌파구로 이런저런 배움의 곳을 기웃거려본 사람이라면 교육과 현장 사이의 먼 거리를 절감하며 또 다른 벽에 부딪혀본 경험이 있을 터. ‘거기서 거기’라고 사람들에게 ACA는 지금까지의 교육은 잊어도 좋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앞서 언급했듯 현장 경험으로 완전무장한 한중일 대표 디자이너들이 막막한 벽에 새로운 문을 열어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곳의 운영 시스템 역시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르다. 먼저 학생뿐 아니라 직장인도 수강하도록 주말을 이용해 집중강의하고, 교육 장소도 ‘노매드 교육’을 표방하며 제로원디자인센터, KT&G상상마당, 디자인하우스, NHN사옥 등에서 ‘랜덤’으로 진행된다(교육기간 동안 학생 1인마다 노트북이 지급되고, 캠코더와 소프트웨어도 무상 지원된다). 커리큘럼은 꽉 짜인 단계별 수업이 아니라 마치 뷔페를 즐기듯 450여 가지 수업 중 학생이 원하는 대로 직접 고를 수 있으며, 가장 놀라운 점은 교수와 학생 비율이 100:60이어서 친밀하고 열린 교육이 가능하다. 수료 후에는 석사 자격을 안겨주지는 않지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명의 수료증을 발급하며, 앞으로는 기업과의 산학연계를 통한 진로 모색도 적극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지난 9월 개교해 1기 수강생을 받으며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ACA. 대학생부터 서른다섯 살 현직 디자이너로 비교적 넓은 연령대가 모집된 1기 수강생들은 주최측의 예상보다 더욱 열 띈 교육열을 보이며 매주 ACA의 세계로 가는 문에 모여든다고. 만약 이 글을 읽고 수강 시기를 놓쳤다고 후회하는 사람이 있다면 마음을 놓길 바란다. ACA는 한 학기 당 12주 과정으로 1년 3학기가 운영되는데, 학기 별로 입학이 가능하다는 것!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르다는 옛말은 2009년에도 유효하다. 현재 2기 수강생을 모집 중이니 관심이 발동한 자, 서둘러 요강을 살펴볼 일이다.


www.aca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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