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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모란민속5일장 명품화 디자인공모전

2009-11-23


성남시가 전국 최대의 민속5일장이 열리는 모란시장의 부지 이전을 결정하고, 건축 및 디자인 설계 관련 공모전을 개최했다. 현재 모란5일장이 서는 대원천 복개구간이 2012년 말 여수지구 국민임대주택단지 택지개발계획이 완공됨에 따라 그 이듬해 도로로 원상 복귀되기 때문에, 성남시가 모란시장을 인근 성남동 4784번지 2만2천575㎡ 일대로의 이전하고, 이를 계기로 삼아 시장을 명품 시장으로써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획을 수립하게 된 것. 따라서 3억5000만원의 거액이 상금으로 걸린 ‘모란민속5일장 명품화 디자인공모전’은, 모란민속5일장 사업 대상지에 대한 건축 및 공간디자인 기획설계를 주목적으로 하는 공모전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시는 이번 사업의 개발 방향을 수도권 동남권에 입지하는 랜드마크적 테마형 복합문화공간 형성에 두고 있다. 세계적인 관광형 시장으로서의 발전을 꾀하는 동시에 시민들의 편익 증진을 담보로 하는 공공장소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장이 서는 날에는 민속5일장으로서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면서도, 유휴 기간에는 주민 쉼터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게 함으로써 도시경쟁력을 증대시키는 신개념 공익공간 창출을 꾀한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이번 공모작들은 사업대상지의 특수성을 고려해 민속5일장(정시시장)의 활성화와 공익 극대화의 목적에 부합하는 기능적 요소가 복합되어 설계에 반영되어야 한다. 이를 테면 공간 배치에서부터 상하수도 문제, 위생 문제, 주차장 진출입 문제 등 폭넓게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성남시는 이번 공모전을 통해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성과 민속성이 현대적 감각과 어우러져 독자적인 상징성을 갖고, 친환경적인 공간계획으로 유지 관리가 용이하며, 유동성 있는 공간 계획의 수립을 통해 창의성과 효율성을 갖춘 미래지향적 설계를 기대하고 있다. ‘모란민속5일장 명품화 디자인공모전’은 다음달 1일과 2일 출품작 접수 후 각계 전문가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다음달 10일 최종 입상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moran.cans21.net

에디터 | 이상현(shlee@jungle.co.kr), 사진 | 스튜디오 salt


아무래도 모란시장의 잠재된 가치를 크게 평가했기에 가능한 사업이지 않나 싶다
모란시장은 장날만 평균 8만의 인파가 몰려드는 국내 최대의 전통 재래시장 중 하나다. 이번 사업을 위해 선행 조사를 거친 결과, 물건을 사고파는 교역의 목적을 갖는 사람들은 18%를 차지한 반면, 재래시장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 찾아왔다는 응답이 48%로 절반 가까이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관광 상품으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게다가 판교, 경부, 수서간 고속도로 등이 인접해 지리적으로도 접근성이 높아 그 가능성은 더욱 밝다. 현재 모란민속5일장 명품화 사업 후 15만 인파가 운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제적인 파급 효과가 굉장히 클 것이다.

시의 의지만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시장이 잘 만들어지려면 먼저 자치단체의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성남시의 의지는 확고하다. 또한 중앙에서 강력한 지원정책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경기도 중소기업청 등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인들의 협조가 중요하다. 1000여명의 상인들을 대표하는 상인회가 구성이 되어 그들과 긴밀히 의사소통을 나누고 있다.

이번 사업은 시간적으로 장날과 장날이 아닌 날로 구분하고, 공간적으로는 시장과 공익구분으로 구분하는 점이 특별하다.
장이 서진 않는 날에는 유휴 공간으로 남기 때문에 이를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함은 당연하다. 100만 시민의 휴식처가 될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공원이나 야외 공연장, 문화예술센터나 컨벤션 센터 등이 들어 설 수도 있을 것이다. 공모전 참가자들이 ‘공익목적의 시설물’이라는 말을 포괄적인 의미에서 해석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던져주길 기대하고 있다.

정리하자면 어떤 모습의 시장이 될까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다하길 바란다. 시장에 사람이 없으면 생명력을 잃을 것과 마찬가지이지 않나. 그리고 물건을 사고파는 교역의 장소에 그치지 않고 정서적인 교감을 누릴 수 있는 장소이길 바란다. 최근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 지역에 흉흉한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데 이는 정서적 안정감의 부재가 원인이 아닐까 싶다. 모란민속5일장을 통해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이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한 재래 시장의 정취를 살리면서도 현대적이며 위생적인 시설로서의 변화를 도모하고, 여타 인근 시장 및 상가들과 차별화를 가지면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시작이길 바란다. 나아가 세계적인 관광지로서 성장할 수 있다면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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