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1
‘모두를 위한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 활동의 제약을 받는 장애인들을 위한 디자인에 대한 관심 역시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장애인 고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조성하기 위해 매년 ‘작품현상공모전’을 실시해 왔다. 특히 이번 ‘2016 장애인고용 인식개선 작품현상공모전’은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작품들이 출품됐다.
김영학(yhkim@jungle.co.kr)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매년 4월, 장애인고용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장애인고용촉진 강조기간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작품현상공모전을 실시해 왔다.
올해로 25회째를 맞이한 ‘장애인고용 인식개선 작품현상공모전’은 ‘함께 일하는 행복한 일터’를 주제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제품디자인', '인쇄매체 디자인', '사진', '에세이' 등 총 4분야에 걸쳐 진행됐으며 4월 6일 The-K 서울호텔에서 열린 ‘2016 장애인고용촉진대회'에서 시상식이 열렸다. 이번에 선정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제품디자인 분야'의 수상작 7작품을 소개해 본다.
UNIVERSAL LIGHT SWITCH_ 모두를 위한 조명 스위치 시스템
전문가의 1차, 2차 심사를 거쳐 입상작 28점을 선정했는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제품디자인 분야’에서의 최우수작은 허진원(일반인)씨의 ‘유니버설 라이트 스위치(UNIVERSAL LIGHT SWITCH)’가 선정됐다.
대부분의 사람은 집안이나 사무실에서 조명의 불을 켤 때마다 자신이 원하는 위치의 조명 스위치가 뭐가 뭔지를 몰라 헷갈려 한다. 이유는 모든 스위치가 위치만 다를 뿐 같게 생겼기 때문이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디자인한 실내의 평면도 구조를 담은 ‘UNIVERSAL LIGHT SWITCH’의 외관에는 실내의 평면도 구조 및 이동 경로가 점자처럼 입체적(양각)으로 표현되어 있어 시각 장애인도 촉감을 이용해 쉽게 원하는 스위치를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한 개의 조명 스위치로 모든 조명의 불을 관리할 수 있으며 장애인, 노인, 어린이 등 다양한 사용자가 쉽게 접근해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외관 디자인, 적용 가능성이 두드러진 것으로 평가 받았다.
Blind Spoon_ 시각 장애인이 물 높이를 편리하게 알 수 있는 스푼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불편하다고 느끼지 못한 사소한 것에도 큰 불편을 느낀다. 예를 들어, 컵에 물을 따라서 먹는 것은 일반 사람에게 아주 작은 일이지만, 그들에겐 많은 불편함이 있다. 컵에 물이 얼만큼 찼는지 실시간으로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경기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이현후, 박준이 디자인한 Blind Spoon(우수상)은 이러한 문제점에서부터 출발, 감지 센서가 내장된 티 스푼으로 물의 높이를 감지해 사용자에게 소리로 경고를 해준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머그컵이나 유리잔에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해 시각 장애인들의 겪는 불편함을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앉는 목발_ 이동의 불편함을 해소
발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실외에서 장시간 이동하다 보면 겨드랑이 받침부분과 디딤발에 쉽게 피로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피로함을 풀기 위해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을 찾으러 다녀야 하며, 앉을 만한 공간이 없을 때에는 벽에 기대어 있기도 한다. 몸이 불편한 환자들이나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하였을 때 우리는 목발을 사용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목발을 짚고 이동을 할 시, 체력이 쉽게 저하되고 팔과 다리가 저리는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이때 우리는 앉아 쉴 수 있는 곳을 찾으러 다니게 된다.
동서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최승현의 ‘앉는 목발(SitCrutch)’(장려상)은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을 찾으러 다녀야 할 필요성을 없애고 어디에서든지 편히 앉아서 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굳이 앉아 쉴 수 있는 의자를 찾으러 다닐 필요가 없도록 고안됐다. 의자로 변형이 되는 버튼만 누르면 서로 반대로 펼쳐지는 방식으로 의자로 변신하게 되며, 겨드랑이 받침 패드 속 태엽과 연결되어 있던 시트가 양쪽으로 펼쳐져 앉을 수 있게 된다.
높이 조절 버튼을 이용해 사용자의 신체에 맞춰 조절이 가능해 편하게 앉을 수 있으며, 이 디자인은 사용자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COLOR SENSOR_ 옷장 속 옷의 색상과 종류를 알려주는 센서
요즘은 남녀노소와 나이를 불문하고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개성시대다. 비장애인뿐 아니라 시각장애인에게도 다양한 색상과 종류의 옷을 입고 본인만의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박한솔이 디자인한 ‘컬러센서(COLOR SENSOR)’(장려상)는 이러한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옷장 속의 원하는 옷을 카메라에 가져가면 그 옷의 색상과 종류를 음성으로 알려줘 시각장애인이 타인의 도움 없이도 원하는 옷을 입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사용성의 편리함을 위해 옷걸이와 봉에 쉽게 거치해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Enjoy a meal_ 누구의 도움 없이 식사를 가능케 하는 포크수저
장은실(일반인)씨의 ‘Enjoy a meal’(장려상)은 시각장애인용 식사도우미 포크수저로, 시각장애인이 식사를 할 경우 장애인활동보조인이나 주변인에게 도움을 받아 반찬이나 밥, 국 등에 대한 음식의 위치를 인지한 후에야 식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장은실씨는 ‘불편한 세상을 편한 세상으로’, ‘도움이 필요한 일상생활을 홀로서기가 가능함으로’라는 콘셉트로 시각장애인이 혼자서 식사가 가능한 도구를 만들기로 했다. ‘Enjoy a meal’은 내외부에서 식사를 할 경우 시각장애인 식사도우미 포크수저만 있으면 어느 누구의 도움 없어도 식사가 가능하도록 디자인됐는데, 끝에 달린 버튼을 누르면 포크 위쪽에 부착되어 있는 각도조절 카메라가 음식을 자동 인식하게 되며, 내부저장 메모리에 저장된 100만여 가지의 요리목록 및 사진과 매칭해 내부스피커로 알려주게 된다.
Warning Bell_ 물의 온도를 알려 줘 화상을 방지하는 벨
시각장애인들은 욕실에서 온수를 사용할 때에 물의 온도를 느끼기 위해 오로지 촉감만을 이용한다. 만약 물이 굉장히 뜨거운 물이라고 가정한다면 시각장애인들은 물의 온도를 확인할 때에 화상을 입을 위험이 있다. 한남대학교 디자인학과의 박성현·류우현은 이 문제점에 착안해 수도꼭지에 부착할 수 있는 ‘Warning Bell’(장려상)을 디자인했다.
Warning Bell의 궁극적 목적은 시각장애인들의 화상 사고를 미연에 방지함에 있다. Warning Bell은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르게 되면 경고음이 울리게 되는 시스템을 채택했다. 또한 수도꼭지나 수도 등 온수가 나오는 곳에는 모두 다 장착할 수 있게끔 본체가 늘어나는 고무 재질을 선택, 물이 흐르는 수도꼭지의 목이나 입구 부분에 장착하면 된다. 클립 형식으로 누구나 쉽게 장착할 수 있게끔 착안했고, 작은 LED 등의 점등으로 일반인이 기기에 이상이 있는지를 확인 할 수 가 있다.
Smart Stick_ 신체부자유자를 위한 스마트 지팡이
스마트워치의 알람을 듣고 침대에서 일어나 전자신문을 보며 아침을 먹고, 스마트웨어를 입고 출근하는 모습. 불과 몇 십년 전까지만 해도 공상과학 영화에나 등장할법한 장면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현실이 됐다. 스마트 기기들은 다양한 편의기능과 아이디어 넘치는 발상으로 우리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지팡이를 사용하는 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무릎이나 허리에 통증을 느껴 그 부담을 덜기 위해 지팡이를 사용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유재환·문성호(일반인)씨는 장애인을 비롯한 신체부자유자들이 어떻게 하면 더 편하고 더 안전하게 거리를 걸어 다닐 수 있을까를 고민, 스마트스틱(Smart Stick)’(장려상)을 디자인했다. 이미 연구·개발돼 상용화된 기술들을 활용해 장애인, 노약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만들고 이를 스마트스틱에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