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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어도비가 말하는 현 시대의 변화와 도전

2016-07-15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유행 주기는 짧아졌고, 하나가 바뀌면 연달아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한다. 이렇게 쉴 새 없이 변하는 세상에서 트렌드를 반영해야 하는 디자이너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디자이너와 창작자가 자유로운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도비(Adobe)가 현 크리에이티브 업계를 이끄는 전문가들을 초청해 급변하는 세상 속 창작자로 살아남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에디터 | 허영은(yeheo@jungle.co.kr)
사진 제공 | 한국어도비시스템즈(Adobe Systems Korea)

패널 소개
변사범. 플러스 엑스(Plus X) 이사
손성일. 레귤러볼드(RegularBold) 대표
오중석. 사진작가
황병삼. 디파이(D.FY) 대표
 

지난 7월 6일, 어도비의 ‘메이크 잇. 에브리웨어(MAKE IT. EVERYWARE)’컨퍼런스가 열렸다. (사진제공: 한국어도비시스템즈)

지난 7월 6일, 어도비의 ‘메이크 잇. 에브리웨어(MAKE IT. EVERYWARE)’컨퍼런스가 열렸다. (사진제공: 한국어도비시스템즈)

   

바보야, 핵심은 모바일이야


어도비 어도비는 매년 프로그램의 업데이트를 오프라인으로 시연하는 ‘메이크 잇. 에브리웨어(MAKE IT. EVERYWARE)’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사전행사로 현 업계를 선도하고 계신 리더들과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현재 활발한 활동을 하시는 분들인 만큼, 현재를 바라보는 시각이 궁금합니다. 네 분께서 생각하는 크리에이티브 업계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입니까?

 

변사범 모바일의 등장입니다. 모바일 시장은 지금도 성숙하지만, 아직 주 타깃 층으로 포함되지 않은 10대와 50대 이상의 연령층의 모바일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시장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황병삼 저 역시 계속 발전하는 모바일 경험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모바일은 스마트폰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제가 플랫폼의 변화를 겪으면서 깨달은 점은 컴퓨터, 스마트폰과 같은 겉모습보다 그 안에 숨겨진 사람 간의 교류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 디자이너들의 역할은 플랫폼에 상관없이 그 안에서 사람들의 연결 고리를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오중석 사진업계의 큰 변화는 누구나 사진을 잘 찍는 시대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넘쳐나는 사진가들 속에서 눈에 띄는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져 사실상 사진가에겐 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의 등장이 꼭 과거의 종말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과거를 통해 앞으로의 트렌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예전에 작업했던 필름에 대한 경험이 현재의 자산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의 다양한 신기술들을 습득한다면 빨리 변하는 환경에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손성일 제가 생각하는 업계의 가장 큰 변화는 작업 방식의 다양화로 힘의 중심이 전문가에서 개인으로 옮겨졌다는 사실입니다. 모바일 환경은 이 변화를 가속화시켰습니다. 이제는 한 개인이 아이패드 프로(iPad Pro)에 설치한 무료 앱으로 쉽게 작업하고, 그 작품을 바로 비핸스(Behance)와 같은 포트폴리오 사이트에 바로 올릴 수 있습니다. 이런 환경은 아마추어를 전문가로 만들었지만 반대로 전문가에게는 기회가 많이 줄었습니다. 

 


변화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어도비 모든 분들이 트렌드의 방향이 모바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셨습니다. 이처럼 변화의 키워드가 ‘모바일’이라면, 창작자들은 이 변화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손성일 ‘퍼스트 모바일(First Mobile)’이라는 말을 하지만, 사실 ‘넥스트 모바일(Next Mobile)’, 다시 말해 모바일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온라인과 달리 모바일은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향후 디자이너들에게 중요한 것은 콘텐츠를 담는 틀을 어떻게 구성하고 배치할 것인가, 인터랙션을 어떻게 줄 것인가 등의 구조적이고 기능적인 요소입니다. 과거에는 아이디어와 창의력이 중요했다면, 현재 모바일 환경에서는 레이어와 그리드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황병삼 이제 ‘소셜 네트워크’가 아닌 ‘소셜 미디어’의 시대라고 합니다. 소셜 채널이 기업의 광고나 콘텐츠가 올라오는 마케팅의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젊은 세대들은 글보다는 한 장의 이미지, 혹은 5초의 짧은 동영상으로 소통하기 원합니다. 이런 현상으로 볼 때 플랫폼보다 콘텐츠가 더 중요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업 혹은 개인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가, 과연 그 메시지는 진정성이 있는가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오중석 페이스북(Facebook)이나 인스타그램(Instagram) 같은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한 마케팅이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창작자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간혹 ‘좋아요’ 숫자를 더 많이 받기 위해서 사진을 보정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지금처럼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 후반 작업은 내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수단 중 하나입니다. 창작자라면 트렌드에 익숙해질 필요도 있습니다. 


변사범 모바일 환경에서 트렌드는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판이 커지고 시장이 확장되려면 미래의 사용자에게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현재 20대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떠나고 있습니다. 이제 남에게 보여주는 것보다 개인적인 공간을 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달리 10대들은 그들끼리만 소통하는 키워드가 따로 존재합니다. 이렇게 연령대별 사용 패턴과 키워드가 곧 실제 구매와 연결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항상 각 연령의 모바일 사용 패턴과 트렌드에 관심을 가지고 데이터 측면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패널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 왼쪽부터 변사범 이사, 오중석 사진작가, 황병삼 대표, 손성일 대표. (사진제공: 한국어도비시스템즈)

패널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 왼쪽부터 변사범 이사, 오중석 사진작가, 황병삼 대표, 손성일 대표. (사진제공: 한국어도비시스템즈)

 

곳곳에 숨어있는 영감을 찾아서 

 

어도비 빠른 변화에 대응하는 법도 중요하지만, 창작자에게 영감은 매우 중요합니다. 전문가로서 후배들 혹은 회사 직원들에게 어떤 조언을 주십니까? 


오중석 따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로 소셜 네트워크나 구글링, 비핸스와 같은 온라인 사이트를 돌아다니다가 ‘쿨하다’고 느낀 이미지들을 저장해두고 필요할 때마다 보여줍니다. 간혹 동화책이나 만화책을 보여줄 때도 있습니다. 


황병삼 저는 제일 쉬운 방법인 벤치마킹을 하라고 합니다. 대신, 아예 다른 분야를 보라고 조언합니다. 사실 같은 분야를 참고하면 모방이지만, 그것을 다른 분야로 옮기면 창조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직원들에게 백화점을 가라고 말합니다. 매장 구경만 해도 저절로 유행하는 스타일, 색상, 질감 등을 알 수 있습니다. 이때 유의할 점은 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래야 브랜드의 전통성을 유지하면서 유행에 따라 변화하는 방법을 볼 수 있습니다. 

 


리더 4인이 주목하는 올해의 화두 

 

어도비 어디에서든 영감을 받는 일이 이제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최근 강한 영감을 받은 자신만의 경험이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개인적으로 올해 주목하고 있는 것이 있으신가요? 


황병삼 경계가 없어진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콘텐츠와 제품을 만들자는 생각을 합니다. 한국의 디자인 수준이 높아진 만큼 경쟁도 치열해졌습니다. 아까 오중석 작가님께서 누구나 사진을 찍는 시대임에도 고용주는 사진가를 찾아다닌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 이유가 탁월한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사진뿐 아니라 어떤 분야든 상향 평준화가 되었습니다. 이제 천재는 아무 소용이 없고, 더욱 특출한 천재가 필요한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오중석 저는 직접 경험한 중국 시장의 변화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중국은 누구보다 새로운 것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면서 디자인 수준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특히 유연한 사고와 빠른 결정, 높은 수용력을 갖춘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중국의 변화를 보면서 한국 시장과 비교가 되었고, 한편으로는 제 자신을 반성했습니다.
변사범 저는 주로 기술 발달에 따른 새로운 경험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근 가장 놀라운 경험은 테슬라 자동차를 운전한 것이었습니다. 경험 그 자체로도 신기했지만 GUI와 UI·UX를 하는 사람으로서 제 일과 연장선상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 꼼꼼히 봤습니다. 또 이런 경험을 활용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시장은 어떻게 변할지 생각했습니다. 


손성일 올해 저의 가장 큰 핵심 단어는 ‘서바이벌’입니다. 현업에 오랫동안 종사하는 선배로서 제가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줘야 후배들도 잘 따라올 수 있는 터전이 만들어진다는 책임감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올해 제 목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작업보다는 현업으로 일을 하고 있는 회사들이 더 잘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입니다.

어도비 오늘 네 분께서 해주신 이야기를 종합해보니 크리에이티브 업계의 축소판을 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재 업계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토론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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