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10
2010년, 서울은 ‘디자인’으로 들썩거렸다. 2010년 세계디자인수도(World Design Capital, WDC)로 선정되어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한 디자인 활동을 벌였던 한 해였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WDC로써의 임기를 마무리하며 디자인 도시가 지니는 가치를 논의하고, 2012년의 세계디자인도시인 핀란드 헬싱키에 그 자리를 인계하는 시간을 가졌다.
에디터 | 최동은(dechoi@jungle.co.kr)
<세계디자인수도_서울국제컨퍼런스>
는 ‘세계디자인수도를 통한 디자인 가치 확산’이라는 주제로 12월 8일, 신라호텔에서 진행되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개회사로 시작한 이번 행사는 ‘세계디자인수도 서울’이라는 타이틀로 개최되는 마지막 공식행사였던 만큼 많은 관계자와 기자들이 모였다.
오세훈 시장은 개막연설에서 “세계는 이미 매력 도시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노력한 결과 서울의 도시경쟁력이 전 세계 10위권 안에 진입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그 동안의 성과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오 시장은 북한의 무력도발로 불거진 이른바 ‘코리안 리스크’에 대해 서울시는 앞으로 위험한 도시로 보여질 수 있는 이런 어려움을 ‘펀(Fun) 디자인’으로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세계디자인수도_서울국제컨퍼런스>
그 외에 개회식에서는 마크 브라이텐버그 국제산업디자인단체협의회(Icsid: International Council of Societies of Industrial) 회장과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이 축사를 이었다.
덴마크의 비영리 디자인 단체 INDEX의 회장 키제 하이드의 기조 연설로 시작 된 컨퍼런스의 첫 번째 세션의 주제는 ‘나눔의 디자인: 사회적 격차 해소와 디자인’이었다. 그녀는 실제 사례와 모범 사례를 바탕으로, 디자인이 어떻게 전세계의 소외된 이웃들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 하며, 디자인의 상업적 잠재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발제를 한 로버트 마이클 톰린 Design Singapore Council 회장은 이번 세션에서 사회 격차를 줄이고 모든 이들에게 행복한 가정을 제공하기 위한 싱가포르의 공공주택 디자인 경험담을 이야기 했다. 세션에는 좌장에 장동련 전 Icograda 회장, 패널에 프레드 켄트, 로버트 마이클 톰린, 백종원, 고영준이 참여하여 활발한 논의를 벌였다.
세션과 별도로 진행된 기자회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키제 하이드 인덱스 대표, 마크 브라이텐버그 Icsid 회장이 참석했다. 최근 오 시장을 둘러싼 이슈들과 한 해를 달궜던 서울시의 디자인 정책 때문인지 많은 취재진들이 참석해 기자회견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서울시의 디자인 정책에 대해 정작 그 주체인 디자이너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디자인계 내부의 걱정들이 많다는 기자의 말에 오 시장은 “시행 초기 단계일 때 어느 정도 그런 부분이 있었던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디자인 전문가들을 정책에 참여시키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그런 문제들이 상당부분 사라질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오후에 시작된 두 번째 세션은 ‘배려의 디자인: 사회적 가치를 위한 도시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정경원 서울특별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은 기조연설에서 도시 디자인 시정에 스며들고 있는 유니버셜 디자인, 지속가능한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 했다. 발제를 맡은 리사 스카피디 호주 퍼스 시장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퍼스시의 도시 디자인 계획을 소개하며 도시 디자인에 사회적 가치를 더하고자 하는 퍼스시의 노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번 세션에는 나건 서울디자인수도 서울 2010 총감독이 좌장으로 참여하고 정경원, 쥬시 파루넨, 리사 스카피디, 정국현, 박형철이 패널로 참여했다.
이어진 마지막 세션에서는 신철호 산업정책연구원 이사장이 세계디자인수도서울의 성과를 발표했다. 그가 발표한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의 산업정책연구원의 연구 내용에 따르면 세계디자인수도_서울은 도시 브랜드 가치 향상, 관광 이미지 개선, 디자인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끌었다.
2010 WDC의 성과발표로 공식행사가 마무리 되고, 2012년 차기 세계디자인수도인 핀란드 헬싱키로의 인계인수식이 열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쥬시 파루넨 헬싱키 시장에게 ‘WDC 명판(플라크)’를 전달했다. 전세계 46개 도시와의 경합 끝에 2년마다 선정되는 세계디자인수도로 선정된 헬싱키는 ‘디자인을 일상 속으로’라는 슬로건으로 2012 WDC를 준비하고 있다.
디자인 갈라로 비공식 행사까지 마무리 된 이 날, 오세훈 서울시장은 “비록 세계국제디자인수도로써의 임기는 끝났지만 WDC의 정신은 남아 도시를 풍요롭게 변화시키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겠다”는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