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SeMA)이 1990년대 한국 미술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는 SeMA Gold ‘X: 1990년대 한국미술’ 전을 12월 13일부터 내년 2월 19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 작가를 세대별로 조망하는 SeMA 삼색전의 일환으로, 원로 작가를 위한 ‘그린,’ 중견 작가를 위한 ‘골드,’ 청년 작가를 위한 ‘블루’ 중 현재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정립하고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중간 허리 작가들을 보여주는 SeMA 골드다.
‘X: 1990년대 한국미술’ 전은 한국 미술계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한 1990년대를 화두로 삼아 동시대 한국 미술의 미학적, 문화사적 의미를 성찰한다.
최근, 1990년대는 새로운 문화적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한국의 90년대는 1987년부터 1996년에 이르는 10년간으로, 민주화 항쟁과 서울올림픽, 동구권의 몰락, 김영삼 정부 출범과 김일성 사망,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 등 여러 사건으로 얼룩진 과잉과 상실, 그리고 붕괴와 도약의 시기였다.
이에 따라 1990년대 특유의 시대정신은 이 시대를 대변하는 X세대 또는 신세대 작가들의 탈이데올로기적 창작 활동을 통해 드러났다. 설치미술, 테크놀로지, 대중매체, 하위문화 등 당시의 다양한 문화적 코드들을 저항적이고 실험적인 미술 언어로 재무장한 미술 작가들의 활동은 독특한 개성을 자랑하는 소그룹 운동과 주요 개별 작가들의 활동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X: 1990년대 한국미술’ 전은 뮤지엄, 서브클럽, 진달래, 30캐럿 등의 소그룹 운동과 소위 ‘신세대 작가’로 불린 개별 작가의 주요 작품을 다시 제작했으며, 관련 자료 아카이브를 전시한다. 또한, 당시에 주목받았던 주요 전시를 재연하거나, 새로운 창작 에너지의 발원지였던 홍대와 신촌 등의 카페 공간을 편집 · 재구성했다.
포스터 11종, 진달래, ('뼈-아메리칸 스탠다드' 전, '집단정신' 전 출품) (사진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예술은 비싸다〉, 공성훈, 1992 ('가설의 정원' 전 출품) (사진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X: 1990년대 한국미술’ 전은 역사적 기록 혹은 감상적 회상을 벗어나 1990년대의 앙팡테리블로 한국 미술의 지형을 바꾼 X세대 주역들의 미술사적 업적을 재조명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에디터_ 허영은(
yeheo@jung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