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컬쳐 | 리뷰

메멘토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프랑수아 로베르 | 2016-12-29

 

 

섬뜩하고 강렬하다. 인간의 뼈로 만들어진 총과 칼, 탱크 등 폭력을 상징하는 아이콘은 우리의 시선을 강하게 끌어당기고, 집중시키며 마음을 움켜잡고 흔든다.


〈Tank〉

〈Tank〉


작업은 우연히 발견한 사람의 실제 뼈로부터 시작되었다. 스위스 출신 사진작가 프랑수아 로베르(Francois Robert)는 경매로 구매한 로커에서 사람의 뼈를 발견한 뒤, 이것으로 사진을 찍기로 했다.

작가는 뼈를 이용하여 칼, 기관총, 탱크 등 무기의 형태를 만들었다. 그 외에도, 무슬림·기독교 등 종교를 나타내는 마크와 911, KKK, Oil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는 단어를 뼈로 표현하고 사진을 찍었다.

작업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했다. 뼈의 개수가 모자라 인터넷을 통해 사람의 뼈를 더 구매해야 했고, 상징과 단어를 뼈로 재배치하는 과정은 상상외로 많은 시간이 걸렸다. 심지어 한 작품당 5~6피트(약 1.5m~1.8m)가 넘는 바람에, 프랑수아 로베르는 수도 없이 높은 곳에 올라가 뼈의 위치를 수정하고, 사진을 원경으로 촬영해야 했다.

〈Kalashniko〉

〈Kalashniko〉


〈DMZ〉, 사진집 출간을 위해 작가가 새로 작업한 사진이다. 프랑수아 로베르의 ‘Stop The Violence’ 연작의 특징은 뼈로 만든 형태가 아름답게 느껴질 때가 있다는 점이다. 잔인함과 공포, 강렬함, 아름다움 등 섞일 수 없는 여러 감정이 한 작품 안에서 느껴진다.

〈DMZ〉, 사진집 출간을 위해 작가가 새로 작업한 사진이다. 프랑수아 로베르의 ‘Stop The Violence’ 연작의 특징은 뼈로 만든 형태가 아름답게 느껴질 때가 있다는 점이다. 잔인함과 공포, 강렬함, 아름다움 등 섞일 수 없는 여러 감정이 한 작품 안에서 느껴진다.


‘Stop The Violence’ 연작은 이렇게 탄생한 작품이다. 뼈로 표현한 폭력의 상징물은 어쩌면 일차원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무엇보다 폭력의 잔인성을 직설적으로 폭로한다. 그리고 구타, 폭동, 범죄, 전쟁 등 세상에 난무하는 모든 폭력의 원인을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여전히 누군가에게 가해지고 있는 고의적 억압과 물리적 강제력을 반대하고 항의하고자 이 시리즈를 작업했다고 전했다.

우리가 ‘Stop The Violence’ 연작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는 이유는 사진 속 뼈와 상징물이 잔인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말하는 폭력의 ‘진정한 원인’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이다. 작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폭력의 결과는 결국 누군가(혹은 무언가)의 죽음이고, 남겨진 자의 괴로움과 슬픔뿐이라는 사실을 앙상한 사람의 뼈로 전달한다. 말 그대로, 메멘토모리(Memento mori). 폭력이 초래한 죽음을 기억하라는 것이다.

사진집 〈폭력의 궁극〉. 세계최초로 한국에서 정식 출간되었다.

사진집 〈폭력의 궁극〉. 세계최초로 한국에서 정식 출간되었다.


책에는 이미지와 평화에 관한 문구가 함께 배치되어 있다. 사진뿐만 아니라 글을 읽으며 우리 사회에서 행해지는 폭력과 평화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책에는 이미지와 평화에 관한 문구가 함께 배치되어 있다. 사진뿐만 아니라 글을 읽으며 우리 사회에서 행해지는 폭력과 평화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작가는 자신의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Stop The Violence’ 연작을 모은 사진집 〈폭력의 궁극〉에서 각 사진과 어울리는 평화를 옹호하는 문구를 배치했다. 이미지의 잔인함과 문구의 평화적 의미는 상호작용을 내며 묘한 울림이 느껴진다.

언뜻 보기만 해도 강한 인상을 남기는 사진집 〈폭력의 궁극〉은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출간되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작가는 분단국가인 한국의 현실을 반영한 작품을 새롭게 작업하여 책에 추가했다. 아직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분단의 현실을 담아낸 작가의 사진은 21세기가 되어도 사라지지 않은 전쟁과 폭력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말하는 듯하다.


〈폭력의 궁극〉을 기획·출간한 CMYK Books는 이미지의 강렬함을 위해 보통 책보다 판형을 크게 제작했다. 이와 함께 책의 설명을 담은 소책자와 에코백도 제작했는데, 적색 1도로 인쇄된 뼈의 이미지는 프랑수아 로베르의 사진만큼이나 강렬하다.

〈폭력의 궁극〉을 기획·출간한 CMYK Books는 이미지의 강렬함을 위해 보통 책보다 판형을 크게 제작했다. 이와 함께 책의 설명을 담은 소책자와 에코백도 제작했는데, 적색 1도로 인쇄된 뼈의 이미지는 프랑수아 로베르의 사진만큼이나 강렬하다.


출판사 CMYK Books
출판일 2016년 8월
구성 310x380mm(소책자: 148x210mm), 34p(소책자 16p), 300부 한정(저자 사인)
디자인 mykc
가격 4만 5천 원


에디터_ 허영은( yeheo@jungle.co.kr)
자료 제공_ CMYK Books( www.mykc.kr)

facebook twitter

#서적 #사진 #폭력의궁극 #프랑수아로베르 #stoptheviolence #CMYKBooks #사진집 #폭력 #전쟁 #뼈 #해골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