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민원과 행정이 주된 업무인 주민센터가 변화하고 있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프로젝트로 리모델링을 마친 신월1동 주민센터는 마을의 커뮤니티 중심 공간이자 소통과 협력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신월1동 주민센터 리모델링을 진행한 지오아키텍쳐(G/O Architecture)는 ‘Great Ordinariness’에서 첫 글자를 딴 사명처럼 근사한 일상이 이뤄질 것만 같은 공간을 선사했다.
동주민센터가 편안한 디자인으로 문턱을 낮췄다
동주민센터는 2007년부터 9월에 지금의 주민센터라는 이름을 갖기 전 52년간 동사무소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다. 그래서인지 주민센터라는 말이 아직 입에 잘 붙지 않고 왠지 어색한 면이 없지 않다.
주민센터라는 이름에 친숙해지지 않은 것은 특별한 용무가 있지 않고서는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공간적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주민센터는 지역 주민들의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지만 민원과 행정이 주로 이뤄지는 곳이어서 공간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지기가 어렵다.
그런데 최근 들어 사무적인 일만을 처리하던 곳으로 인식되던 주민센터가 주민들과 소통하는 창구 역할을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지원사업을 통해 주민들이 주민센터와 친숙해지고 찾아가고 싶게 만드는 공간으로 바꾸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주민센터가 주민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는 문턱을 낮추는 친숙한 공간 디자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서울시에서는 주민센터 리모델링 지원사업을 통해 주민센터의 심리적 문턱을 낮추고 있다. 건축·인테리어 전문회사 지오아키텍쳐(G/O Architecture)는 서울시에서 가장 열악한 주거환경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양천구 신월1동 주민센터 리모델링을 통해 주민과의 거리를 한걸음 좁혔다.
지오아키텍쳐, 앉아서 마주보는 친숙한 공간 연출
지오아키텍쳐 이주영 소장은 신월1동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프로젝트에서 크게 두 가지에 포커스를 맞춰 리모델링을 진행했다고 한다.
주민센터의 주출입구 역할을 하는 부출입구 쪽에 ‘Step Garden’을 만들어 주민 쉼터를 제공하는 것과 주민센터 직원과 민원인이 마주하는 민원실에 ‘Friendly Talk Wall’을 설치해 독립적인 민원회의실과 민원대기 공간을 만드는 데 목표를 뒀다.
이주영 소장은 “부출입구가 주출입구 역할을 하는데도 부출입구 계단은 화단과 실외기가 쌓여 있어 접근성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못 쓰는 공간이었던 화단을 주민들이 쉬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휴식공간으로 바꾸고 입면에 있는 게시판과 자전거거치대 등을 개선해 출입구로서의 기능을 살리도록 공간을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새롭게 바뀐 신월1동 동주민센터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공간은 민원실에 설치된 ‘Friendly Talk Wall’이다. 주민센터에서는 주민들의 복지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복지취약계층 거주 비율이 높은 신월1동은 복지와 관련된 업무가 많고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창구로 주민센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때로는 심한 마찰이 빚어지는 경우도 생긴다고 한다.
이주영 소장은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하는 소통이 필요한 신월1동 주민센터에서 가장 급선무는 마주보고 앉아서 대화할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며 “복지민원이 높은 민원실 내부에 시선이 분산되는 것을 막고 눈높이가 맞는 집중적인 대화가 가능한 Friendly Talk Wall을 설치함으로써 독립적인 민원회의실과 민원대기공간을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이어 “주민센터는 수납과 서류가 많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복잡해지는 공간이 될 수밖에 없어 화이트 색상으로 전체적으로 깔끔한 분위기를 만들고 곳곳에 목재를 사용해 따뜻한 분위기를 가지도록 공간을 디자인 했다”고 말했다.
글_ 한정현 기자
사진·자료제공_ G/O Architecture
사인사진_ 최영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