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VR(가상현실, Virtual Reality)콘텐츠는 게임 분야뿐 아니라 건축, 디자인 분야에도 다양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상공간에서는 건축물 내부의 재질을 마음대로 바꿔볼 수 있고 자유롭게 가구를 배치하면서 인테리어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도 있다. 데브트리(대표 박성훈)는 이러한 VR 콘텐츠를 제작하고 그 방법을 교육하는 데 앞장서 나가는 기업이다. 박성훈 대표는 해외에서 게임 산업에 몸 담고 있다가 VR 콘텐츠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국내로 돌아와서는 데브트리를 차리게 되었다고 한다. 

데브트리 박성훈 대표

대표님과 데브트리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게임 개발이 좋아서 1999년부터 게임 개발 분야에 몸담아 왔어요. 위메이드, 웹젠, 일렉트로닉 아츠(Electronic Arts, EA, Seoul)를 거쳐 데브트리를 설립하게 되었고요. MMO FPS였던 웹젠의 헉슬리에서도 콘셉트 아트 및 레벨 디자이너로 일을 했었고, 일렉트로닉 아츠(구 EA SEOUL)에서는 배틀필드2(Battlefield 2) Online의 레벨 디자이너였습니다. 게임 내에서 환경을 제작하는 일이 무척 재미있었어요. 그 후 몇 년의 세월이 지나 모바일 시대를 거쳐 드디어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게 되었네요.

과거부터 박성훈 대표는 게임 산업에 몸 담고 있었다.

VR 분야 교육을 하는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VR 산업에 대한 대표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이쪽 분야에 대한 교육은 2013년부터 진행해 왔습니다. 게임엔진을 이용한 작업을 계속하다 보니, VR 산업에 많은 기회가 찾아올 것임을 직감하게 되었어요.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하게 된 경우를 보더라도 추정할 수 있죠. VR 산업을 제가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VRWorld, VRspace, Vrshop 등, VR이 들어간 도메인을 10개 정도 미리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이 milkvr도메인을 갖고 있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저는 그래서 milkyvr.co.kr이라는 도메인을 구매했어요(웃음).

VR 산업은 현재 게임뿐 아니라 교육, 의료, 군사, 전시 등 많은 분야와 결합하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미 해외에서 VR과 각 분야 산업이 결합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어요. 한국 메이저 게임사와 중소형 영상 및 게임 제작사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현재 DevTree에서 운영 중인 VR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분들이 상당히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계시다는 걸 볼 때 그것을 알 수 있는데요, 아직 하드웨어의 제약이나 대중화 등 넘어야 할 산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실제 제대로 된 시장이 만들어지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VR은 사용자에게 시공간을 뛰어넘는, 즐겁고 가치 있는 경험을 전달해 줄 수 있는 잠재력이 큰 산업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데브트리에는 VR 교육을 위한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다. 교육 장소 중 한 곳.

데브트리에서 제공하는 VR 교육에 대한 커리큘럼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작년에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한 게임 콘텐츠가 11조의 매출을 발생시켰다고 합니다. 데브트리는 게임을 개발해오던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커리큘럼을 제작하고 있어요. 게임엔진을 사용해왔다고 해서 VR 기술을 잘 활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도 콘텐츠를 한두 개씩 만들어보면서 좌충우돌한 경험을 가지고 클래스를 만들었어요. 2016년 4월부터 바로 클래스를 만들어서 교육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계속 조금씩 더 추가하다 보니 커리큘럼을 준비하는 데에만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죠. 이제야 완성된 하나의 클래스가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건축학과 학생들은 물론이고, 게임을 제작하는 실무자들, 무대 영상을 제작하는 콘텐츠 제작자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생들이 모집되고 있어요.

데브트리에서는 게임, 공간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다룬다.

대표님은 지금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계시나요? 

말씀처럼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고 있는데요, 정부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민간과 공공기관과 교육이 어떻게 협력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세상이 변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져서 한, 두 달만 지나도 공부해야 할 것들이 쌓이게 돼요. 그때마다 발맞춰 이를 따라가는 사람들의 수는 굉장히 적습니다.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VR 산업이 성장하게 될 것 같습니다. 

3D 프린팅 기술만큼이나 VR이 각광을 받고 있는데, VR과 3D 프린팅을 비교했을 때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요?

게임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프로그램인 지브러시(Z-Brush)를 이용해서 3D 프린팅 교육을 했었던 적이 있어요. 3D 프린팅을 처음으로 접목해서 캐릭터를 뽑아볼 수 있는 과정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인원 모집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각종 미디어에서 3D 프린팅 기술에 크게 주목을 하자 많은 분들께서 수강신청을 하셨죠. 제조업 분야에서도 관심을 보여서 초콜릿 틀을 만들기 위해 수업을 들었던 분들도 계셨어요. 그러나 아쉽게도 3D프린팅 수업을 들은 후에도 학생들이 진입할 시장은 많지 않았습니다.  

HTC Vive로 VR 공간을 체험 중인 백승원 DIGIT 매니저

데브트리에서는 이번에 VR을 활용한 가상공간 제작 클래스(언리얼 엔진과 Vive를 활용한 VR 공간 제작 클래스)를 준비 중에 있어요.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에 사용자가 원하는 가구를 마음대로 배치해볼 수 있죠. 원하는 가구를 가져와서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할 수 있고 심지어는 가상 공간 안에서 사진을 찍을 수도 있어요. 가상공간 안에서 다양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구 위치를 바꾸거나 재질을 바꾸는 것쯤은 너무나 쉽게 할 수 있어요.

VR 클래스를 위해 제작된 공간을 체험하고 있는 장면

언리얼 엔진과 +Vive를 활용한 VR 클래스를 위해 제작한 공간, 신(scene) 캡처

데브트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라고 생각하시나요?

디지털 시대에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인문학, 심리학 등 장기적 교육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단기간에 흡수해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능력도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데브트리는 민간 교육기관으로서 디지털 콘텐츠 제작자들이 위와 같은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품질 높은 교육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데브트리에서는 원장 이하 모든 강사들이 ‘평생 공부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또한 강사와 스태프들은 정규수업 외에도 학생들과 프로젝트 베이스의 아트 스터디, 테크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번 배운 지식을 사골국 우려내듯 계속 우려내는 교육은 미래로 갈수록 점점 불가능해지리라 봐요. 앞으로 시장과 산업이 어떻게 성장해 나가는지를 주의 깊이 살피고 이에 맞는 양질의 커리큘럼을 만들어서 4차 산업혁명으로 가고 있는 우리 사회의 정보격차를 줄이는데 이바지하는 데브트리가 되고 싶습니다.

데브트리 페이스북 facebook.com/devtreegameschool

강의 커리큘럼 소개 architree.camp/unrealenginevrcontents

글_ 한기준 디지털 디자인 DIGIT 대표(digitart.kr, dbxkrvk2@naver.com)

동행취재_ 백승원 DIGIT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