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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벽이 캔버스가 되는 벽화마을

팝사인 | 2017-05-10

 

 

우리나라와 시차가 12~13시간 차이 나는 것에서부터 알 수 있듯, 칠레는 우리나라와는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나라다. 우리나라와 멀다는 것 외에도 남미 대륙의 서쪽 해안가의 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긴 영토를 가지고 있는 나라다.


발파라이소의 언덕에서 바라본 마을의 모습

발파라이소의 언덕에서 바라본 마을의 모습


북쪽에는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지역, 남쪽으로는 변화무쌍한 기후가 있는 파타고니아 지역, 중부지역의 화산까지 있어 칠레는 한 나라안에서도 여러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대략 100km, 버스로 2시간 정도 떨어진 태평양 연안의 해안 마을 발파라이소는 벽화마을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도 서울 이화동 벽화마을, 통영의 동피랑 마을, 부산의 감천문화마을 등 벽화마을로 유명한 곳이 많이 있다. 벽화마을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캐나다, 브라질 등 세계 곳곳에 있는데 발파라이소는 세계적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모이는 벽화마을 중 하나다.

주기적으로 새로 그려지는 듯한 발파라이소의 벽화

주기적으로 새로 그려지는 듯한 발파라이소의 벽화


발파라이소는 스페인어로 ‘천국의 골짜기’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항구 도시였기 때문에 경제적으로의 큰 도시로의 역할은 물론 군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도시였다고 한다. 식민도시로 계획적인 도시 건축이 있었다고도 한다. 산업화, 세계화 초기의 모습을 보여주는 기반시설들이 잘 보존되어 있기도 하고, 예술가들의 작업실들이 많은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도시다. 

항구 뒤쪽 언덕의 식민지 풍의 건축물이 있는 시가지는 발파라이소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해 주었다고 한다. 1970년대 항구도시로서의 경제가 무너져 도시가 힘들기 시작하자 1980년대부터 도시 활성화를 위해 도시 벽화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발파라이소의 벽화들. 질서 있게 그려진 우리나라 벽화들보다 자유로운 느낌을 받았다. 벽마다, 집마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그림들이 표현되어 있었다.

발파라이소의 벽화들. 질서 있게 그려진 우리나라 벽화들보다 자유로운 느낌을 받았다. 벽마다, 집마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그림들이 표현되어 있었다.

모든 벽들이 캔버스가 된 것 같은 발파라이소

모든 벽들이 캔버스가 된 것 같은 발파라이소


발파라이소는 아름다운 거리와 벽화들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벽화마을이다. 여행을 하며 만나는 벽화들은 그 도시의 분위기, 디자인적인 감각 등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데, 우리나라의 벽화마을들이 조금 아기자기하고 동화적이며 질서있게 그려진 듯한 모습이 많다면 발파라이소의 벽화들은 확실히 조금 더 생소하고 이국적인 느낌을 주었다.

특히 남미 다른 나라와도 조금 다른 느낌을 주었다. 페루의 벽화들은 메시지나 스토리, 역사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면 발파라이소는 훨씬 더 예술적인 감각과 그림 자체의 감각, 무질서 속의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듯 했다.

예술가들에게는 계단도 좋은 캔버스가 되는 듯 했다.

예술가들에게는 계단도 좋은 캔버스가 되는 듯 했다.

개를 모델로 한 작품들 흰 벽에 작품을 붙여두니 길거리 전시회장 같았다. 물론 구입, 판매도 함께 이루어진다.

개를 모델로 한 작품들 흰 벽에 작품을 붙여두니 길거리 전시회장 같았다. 물론 구입, 판매도 함께 이루어진다.


벽화는 물론 거리 곳곳에는 그림, 엽서들을 판매하고 있다. 크고 작은 갤러리, 작업실 등 예술가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모습이 전세계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것 같았다.

항구도시이면서 예술적인 볼거리, 바다를 마주한 언덕 촘촘히 있는 마을들은 부산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부산에서도 언덕 위에 있는 산동네에서 벽화마을이 생겨난 것을 보아, 발파라이소를 모델로 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동피랑마을을 배경으로 한 ‘동피랑’이라는 영화가 있듯 발파라이소의 이름을 그대로 가진 ‘발파라이소’라는 칠레, 프랑스 합작 영화가 있다고 한다. 벽화마을들은 닮은 면이 많은 것 같다.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칠레는 계절이 우리와 정반대이다.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의 칠레는 더운 날씨다.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칠레는 계절이 우리와 정반대이다.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의 칠레는 더운 날씨다.

어린 학생들이 모여 있는 광장

어린 학생들이 모여 있는 광장


발파라이소가 칠레의 노벨문학상을 받은 위대한 시인 파블로 네루다를 비롯한 많은 화가, 시인 등 예술가들이 오랫동안 머물렀던 도시가 된 만큼 우리나라의 벽화마을들도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나보길 바라본다.  


글·사진_ 이화진

SBS골프에서 스포츠 콘텐츠 기획을 담당했었다. 현재 brunch.co.kr/@hwaj0214에 여행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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