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리사의 디자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애플 리사에 처음 붙는 수식어는 실패작이다. 높은 가격, 상대적으로 낮은 성능, 불안정한 Twiggy 플로피 디스크로 인해 판매량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시장에서 실패했다고 해서 애플 리사를 망작이라고 정의 내리기엔 다소 무리가 따른다. 오늘날 애플의 절제되고 단순한 디자인의 모태가 된 제품이, 바로 ‘애플 리사(Apple LISA)’이기 때문이다.

‘애플 리사 전: A Product Design Story’는 그동안 저평가됐던 애플 리사의 디자인적인 가치에 주목했다.

이번 전시는 빌 드레셀하우스(Bill Dresselhaus)의 애플 콜렉션 기증 기념으로 열리게 됐다. 빌은 애플 컴퓨터의 두 번째 제품 디자이너였으며, 나중에 애플 리사의 제품 디자인을 총괄했다. 또한 최초의 상업용 마우스인 리사 마우스의 외관 디자인을 맡기도 했다.

매킨토시 모체 애플 리사 랜더링 이미지

전시는 크게 3개의 섹션으로 구성돼 있다. 처음은 디자이너의 드로잉 작업물과 인터뷰 영상 등이 전시돼 있는 ‘디자이너의 데스크’다. 컴퓨터와 전자도구 없이 손으로만 디자인하던 시절 디자이너의 책상을 재현했다. 전시된 목업과 스케치는 모두 당시에 실제로 사용하던 것들로 연출했다.

(좌) 애플 시리즈 패밀리 룩앤필을 유지한 애플 리사 외관 디자인 (우) 애플 리사2의 플로피 디스크 슬롯

‘애플 리사’ 섹션에서는 애플 리사와 그 구성품들을 만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세계 최초의 상용화 마우스인 애플 리사 마우스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커다란 조형물이다. 약 150여 개의 실물 리사 마우스를 3d프린팅하여 만들었다. 한편, ‘포스트 리사’ 섹션에는 애플 리사 이후 i-Mac 전까지 출시된 제품이 나열돼 있다.